6개월 정도 사귄 CC 연인이 있다. 원래도 관심사 밖의 일에 적극적이거나 긍정적인 편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서로 마음이 통해서 사귀게 되었다. 처음에는 괜찮았다. 내가 먼저 다가가는 방식이었지만 연인이 반응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런데 초기의 열정이 식고 나니 안맞는 부분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내 주변인 중 누구보다도 연인과 가장 연락을 많이 한다. 정말 친한 친구여도 서로 연락 텀이 길어 몇개월에 한번 연락하는 일도 허다하고, 먼저 연락을 많이 걸어오는 친구도 2~3일 텀으로 넘어가는 일이 많다. 반면 연인과는 하루에도 몇번씩 연락을 하고 제 기준에서는 선연락도 많이 하는 편이다. 하지만 연인은 그 양으로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나보다. 아무 말도 안하고 저에게 맞춰 연락 양을 줄이고 있었다는 것도 최근에 알았다. 서운하다는 말은 안했지만 몇 번이고 언급하는게 서운해하는 것 같아보여 선연락 횟수를 늘렸다. 다만 그것 자체도 솔직히 말하면 내 성격에는 부담이다. 또 다른 부분은 데이트에 관한거다. 연인이 본가로 내려간 종강시즌을 제외하면 우리는 CC라서 수업이 겹치니, 매 평일마다 저녁시간을 함께 보낸다. 그러니 나는 그것으로 충분하다 느꼈고, 연인도 별 말이 없으니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이유로, 솔직히 특별한 데이트 약속을 많이 잡은 편은 아니다. 한 달에 세네번 정도. 연인은 기숙사생이지만 나는 편도 한시간이 넘는 통학생이라 매주 7일 중 4일을 함께 보내는 데 쓰는 것도 내 입장에서는 노력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연인의 친구와 이야기하던 중 연인이 그것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평일에 함께 시간을 보내니 휴일에는 연락만 종종 하며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편인데, 그게 최근에는 다른 사람들과의 일정으로 채워진 일이 많았다. 그것 때문일까. 친구에게는 내가 바쁜 사람이라 만나자는 약속을 본인은 못잡는다, 자기는 놀자고 불러주는 사람이 없다 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편지로 평일에 학교에만 있는 게 아쉽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럼에도 평일에 아예 안가본 곳에 가보자고 하면 멀고 귀찮아서 싫다 하고, 쉬는 날 데이트를 잡으면 햇빛이 강하네 다리가 아프네 불평 뿐이다. 돈 아껴야 한다는 말도 매일 한다. 본인이 의견을 내는 일은 없다. 오히려 매번 불만 뿐이다. 연인은 뭘 하든 귀찮다는 말을 꼭 한번은 한다. 혼잣말처럼. 어디 진득하게 앉아 대화로만 놀자하니, 그게 잘 안된다. 최근 더욱 그렇게 됐다. 본인 관심사로 흥미를 올려주지 않으면 텐션이 죽어있고, 다른 친구들과는 대화가 몇번 오가는 스몰토크 주제로는 대화가 뚝뚝 끊긴다. 그렇다고 본인이 주제를 꺼내는 편도 아니다. 전까지는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갔었는데 최근에는 내가 할말이 떨어져 정적이 잦아졌다. 그랬더니 지루한 티를 팍팍 내며 뭐라도 더 말해보란다. 내가 얘깃거리 될만한 주제라도 달라 하니 그건 또 모르겠다 한다. 얼마 전에는 사람이 재미가 없다는 평가까지 들었다. 본인 화법의 문제점을 모르는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귀찮아서 그렇게 하게 된다 한다. 애정표현이 부족한 것이나 기본적으로 무뚝뚝한건 다 괜찮은데, 이런 면에서 지치는 것 같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없는 사람은 아니라 현재 약 복용 중인 것도 알고 있지만, 죽음에 대한 생각을 자주 듣는 것이나 수업시간에 팔을 꼬집어대는 걸 보는 건 단순히 아는 것과는 또 다르더라. 바로 헤어지기엔 CC라는 점이나 내가 먼저 맞춰주고 대시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이미 소진은 다 되어버린 것 같은데 내가 그래도 되는 입장인지도 모르겠고. 혼자 좋아하다 혼자 지친다니 이 무슨 꼴불견. 이제는 연인이 아주 오랜만에 먼저 표현을 해줘도 그냥 착잡한 마음 뿐이다. 마지막으로 본 게 지난주인데 그때부터는 연인의 연락 말투도 바뀌었다. 무언가 알아차린걸까. 고민이다. 고민이 많다.
![광고 [WEB,MOBILE WEB,APP] 마카몰 랜딩 상시 배너 改](https://atommerce.s3-ap-northeast-2.amazonaws.com/51eda653706a8a4e7fab684ee862ce3bfb2bf6b2e689581dd06bba6712310eb4.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