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져야할까, 그냥 푸념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연인]마인드카페 네이버블로그 링크마인드카페 페이스북 링크마인드카페 유튜브 링크마인드카페 인스타그램 링크마인드카페 앱스토어마인드카페 플레이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앱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플레이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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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져야할까, 그냥 푸념
커피콩_레벨_아이콘aqua04
·12일 전
6개월 정도 사귄 CC 연인이 있다. 원래도 관심사 밖의 일에 적극적이거나 긍정적인 편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서로 마음이 통해서 사귀게 되었다. 처음에는 괜찮았다. 내가 먼저 다가가는 방식이었지만 연인이 반응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런데 초기의 열정이 식고 나니 안맞는 부분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내 주변인 중 누구보다도 연인과 가장 연락을 많이 한다. 정말 친한 친구여도 서로 연락 텀이 길어 몇개월에 한번 연락하는 일도 허다하고, 먼저 연락을 많이 걸어오는 친구도 2~3일 텀으로 넘어가는 일이 많다. 반면 연인과는 하루에도 몇번씩 연락을 하고 제 기준에서는 선연락도 많이 하는 편이다. 하지만 연인은 그 양으로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나보다. 아무 말도 안하고 저에게 맞춰 연락 양을 줄이고 있었다는 것도 최근에 알았다. 서운하다는 말은 안했지만 몇 번이고 언급하는게 서운해하는 것 같아보여 선연락 횟수를 늘렸다. 다만 그것 자체도 솔직히 말하면 내 성격에는 부담이다. 또 다른 부분은 데이트에 관한거다. 연인이 본가로 내려간 종강시즌을 제외하면 우리는 CC라서 수업이 겹치니, 매 평일마다 저녁시간을 함께 보낸다. 그러니 나는 그것으로 충분하다 느꼈고, 연인도 별 말이 없으니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이유로, 솔직히 특별한 데이트 약속을 많이 잡은 편은 아니다. 한 달에 세네번 정도. 연인은 기숙사생이지만 나는 편도 한시간이 넘는 통학생이라 매주 7일 중 4일을 함께 보내는 데 쓰는 것도 내 입장에서는 노력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연인의 친구와 이야기하던 중 연인이 그것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평일에 함께 시간을 보내니 휴일에는 연락만 종종 하며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편인데, 그게 최근에는 다른 사람들과의 일정으로 채워진 일이 많았다. 그것 때문일까. 친구에게는 내가 바쁜 사람이라 만나자는 약속을 본인은 못잡는다, 자기는 놀자고 불러주는 사람이 없다 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편지로 평일에 학교에만 있는 게 아쉽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럼에도 평일에 아예 안가본 곳에 가보자고 하면 멀고 귀찮아서 싫다 하고, 쉬는 날 데이트를 잡으면 햇빛이 강하네 다리가 아프네 불평 뿐이다. 돈 아껴야 한다는 말도 매일 한다. 본인이 의견을 내는 일은 없다. 오히려 매번 불만 뿐이다. 연인은 뭘 하든 귀찮다는 말을 꼭 한번은 한다. 혼잣말처럼. 어디 진득하게 앉아 대화로만 놀자하니, 그게 잘 안된다. 최근 더욱 그렇게 됐다. 본인 관심사로 흥미를 올려주지 않으면 텐션이 죽어있고, 다른 친구들과는 대화가 몇번 오가는 스몰토크 주제로는 대화가 뚝뚝 끊긴다. 그렇다고 본인이 주제를 꺼내는 편도 아니다. 전까지는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갔었는데 최근에는 내가 할말이 떨어져 정적이 잦아졌다. 그랬더니 지루한 티를 팍팍 내며 뭐라도 더 말해보란다. 내가 얘깃거리 될만한 주제라도 달라 하니 그건 또 모르겠다 한다. 얼마 전에는 사람이 재미가 없다는 평가까지 들었다. 본인 화법의 문제점을 모르는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귀찮아서 그렇게 하게 된다 한다. 애정표현이 부족한 것이나 기본적으로 무뚝뚝한건 다 괜찮은데, 이런 면에서 지치는 것 같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없는 사람은 아니라 현재 약 복용 중인 것도 알고 있지만, 죽음에 대한 생각을 자주 듣는 것이나 수업시간에 팔을 꼬집어대는 걸 보는 건 단순히 아는 것과는 또 다르더라. 바로 헤어지기엔 CC라는 점이나 내가 먼저 맞춰주고 대시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이미 소진은 다 되어버린 것 같은데 내가 그래도 되는 입장인지도 모르겠고. 혼자 좋아하다 혼자 지친다니 이 무슨 꼴불견. 이제는 연인이 아주 오랜만에 먼저 표현을 해줘도 그냥 착잡한 마음 뿐이다. 마지막으로 본 게 지난주인데 그때부터는 연인의 연락 말투도 바뀌었다. 무언가 알아차린걸까. 고민이다. 고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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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loelee305
· 10일 전
안녕하세요 작성자님, 시간이 지난 글이라 지금은 또 상황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어떤 심정으로 관계를 이어나가고 계실지 걱정이 됩니다. 특히나 마지막에 '혼자 좋아하다 지친 꼴불견'이라는 표현이 꼭 작성자님 자신을 무섭도록 질책하고 있는 모습으로 읽혀 마음이 쓰이네요. 작성자님은 혼자 좋아하다 지친 사람이 아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다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에 가까우신 것 같습니다. 왕복 두 시간이 넘는 통학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절반 이상 저녁을 함께 보내셨고, 자신의 기존 성향을 거슬러 연락 빈도를 높이려 노력하는 것은 한 사람에게 있어, 관계를 이어감에 있어 적지 않은 노력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상대방은 핑계로 데이트를 거절하고, 다른 사람들과 더 어울리며. 막상 작성자님과의 시간을 보내는 중에서는 '지루하다' '재미가 없다'는 등의 말로 관계의 즐거움과 감정의 책임을 온전히 작성자님께 넘겨버리는 말들을 합니다. 밑빠진 독에 물을 붓다 지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알고도 상대방을 떠나지 않았다는 것은 미련한 것이 아닌 연인에 대한 마음이 너무나도 커서, 이런 방식이라도 사랑을 쏟아보겠다는 노력이었던 것이지요. 관계의 시작을 작성자님이 먼저 시작했다고 해서, 그 연인 관계에 있어 발생하는 모든 불균형과 감정적인 피로를 혼자 다 짊어질 필요는 없습니다. 또, 연인의 심리적인 불안정성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실 필요도 없습니다. 물론 마음을 준 상대가 우울해하거나 삶을 끝내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은 쉽지 않고, 곁에 있는 사람의 정신건강도 함께 소모되는 일이니까요. 작성자님은 연인이지만 상대의 심리치료사가 아니며 연인의 우울과 불안 불만을 희생으로 감싸거나 고쳐주는 사람은 아닙니다. 많이 힘드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작성자님의 정서적 소진을 가장 우선으로 살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람은 온전한 모습일 때 누군가를 깊이 사랑할 수 있고, 함께하는 더 나은 내일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의 마음을 보듬어주세요. 그것은 자기보호를 위한 수단이지 책임으로의 회피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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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qua04 (글쓴이)
· 10일 전
@chloelee305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제가 쓴 글을 돌아보니 서운한 마음에 연인을 너무 낮추는 식으로만 쓴게 아닌가 또 반성하게 되네요. 제 잘못이 없다고 하기도 뭐합니다. 추가적인 데이트 일정을 많이 잡지 않기도 했고, 애초에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을테고, 연인이 매번 표현이 없거나 글에 나온만큼 부정적인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다만 최근들어 보이는 태도가 제게는 많이 지치는 방향이었나봅니다. 복잡하네요. 소진이 올만큼 사랑한 것도 내 선택이었는데 헤어지는 것은 원하는 것만 빼먹고 도망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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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loelee305
· 10일 전
@aqua04 맞습니다. 데이트 약속의 빈도를 결정하거나 개인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에대한 협의점을 찾는 것은 홀로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니까요. 두 사람이 대화를 통해 관계를 맞춰나갈수 있는 상황이나 타이밍, 노력의 방향성이 분명히 존재했으나 그것이 서로 어긋나 방황하게 되었을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가족, 친구, 연인.. 다양한 관계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갈등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서로가 이해함에도, 노력함에도, 배려함에도 쉽사리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인이라는 관계를 맺는것 그 자체는 작성자님이 일방적으로 선택한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죠. 그저 연인을 '어떤 존재로 정립하고 있는가'가 다를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연인을 다정한 보호자이자 정서적 버팀목으로. 또 누군가는 내 결함을 채워주고 보완해주는 퍼즐조각으로. 아니라면 못난 모습을 숨기고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으로 쇼윈도 커플과도 같은 형태로.. 열 쌍의 커플이 있다면 스무개의 사랑법이 존재할테고, 모두가 안정적이고 난관없는 평탄한 연애를 하지는 못 할거에요. 작성자님은 좋아하는 이에게 다가갔고, 스스로가 소진이 올 만큼 사랑을 쏟았습니다. 지금은 이 형태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기 때문에 헤어짐과 관계의 개선 그 어딘가에서 헤매고 있으실 뿐.. 원하는 것을 빼먹고서 도망가는 도망가려는 사람이 아닙니다. 적어도 제게는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뜻하지 않은 모습의 관계가 이어졌고, 이것을 유지하며 지쳐가는 상황으로 부터 나와 연인의 안녕을 지키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해서 상대에 대한 미안한 마음, 자신이 못나게 도망가려는 사람으로 느껴질까 두려운 마음이 드신다면. 연인과 함께 이 관계에 대한 속마음을 터놓으며, 앞으로의 결정에 대한 의견을 함께 고심해 보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적어도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며, 서로를 존중하는 성숙한 모습임은 틀림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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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qua04 (글쓴이)
· 10일 전
@chloelee305 좋은 글 감사합니다. 역시 관계에 대한 고민을 혼자서 지고 있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닌 것이겠죠. 언제 어떤 방식이 될지는 아직 몰라도 분명 나눠야할 때가 올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게 옳은 것이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최대한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해봐야겠습니다. 그것마저도 많은 고민이 필요하겠지만요... 여러모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