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이 제 외모를 마음에 안 들어해요
5살 연상인 애인을 한 달 정도 만나고 있습니다. 최근에 애인에게 저에게 서운한 점이나 고치면 좋겠는 점을 알려달라고 했는데 다 외형적인 문제를 지적했어요.
1. 서운한 점에 제가 꾸밀 줄을 모른다고 적었어요. 전 최대한 단정하고 화려하진 않아도 같이 다닐 때 창피하지 않을 정도가 되려고 노력했는데 아닌가봐요. 그냥 편하게 입는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서운할 점에 적을 정도라면 얼마나 마음에 안 드는 건지 짐작이 가질 않아요.
꾸미는 것도 배우는 거라고 배우면 된다고 하고, 게임에서 캐릭터 꾸미기처럼 절 꾸미고 싶다, 같이 옷 사러 가자, 스타일링 컨설팅 받으러 가자는 말을 자주 합니다.
2. 은근히 자기관리를 하길 바라는 모습을 보여요. 여기서 자기관리는 운동, 메이크업, 옷 스타일을 말해요. 엄청 예쁜 분 보면서 저 친구는 자기관리를 열심히 한다고 말하기도 하고...
자꾸 몇 키로냐고 묻고, 운동 안해봤냐고 재차 물은 후에 운동을 시켜야겠다고 긴장하라고 하더라고요. 참고로 제가 헬스나 필라테스 같은 걸 안 한 거지, 스트레칭이나 집에서 근력운동같은 걸 안 한 건 아닙니다. 먹는 걸 조절 안 하는 것도 아니고요. 상대가 말하는 운동은 러닝이나 필라테스를 시켜야겠다는 뜻입니다.
이 부분은 솔직하게 말했어요. 제가 당신이 원하는 체형이 되길 바라는 거냐, 말만 들으면 제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 같다고요. 제가 마음이 상한 걸 알고 말 조심하겠다고 하는데 상대방은 제가 그저 운동하기 싫어서 삐진 정도로 알고 있는 것 같아요.
3. 고치고 싶은 점에는 처음에는 자기 욕심이라서 적지 않겠다고 했는데 저는 고칠 수 있는 부분이면 고치고 싶어서 알려달라고 했어요. 고치면 좋겠는 점이 얼굴이랑 팔에도 잔털이 많다는 거였어요. 제가 숱도 많고 털도 많은 편이라고 이미 말하기는 했어요. 그래도 매일 눈썹정리나 팔다리는 매일 제모를 하고 만났는데도 남아있는 털도 보기 싫었나봐요. 나중에 결혼할 때 쯤에는 같이 피부과나 왁싱샵에 가자고 해요. 콤플렉스 건드린 거 아니냐 말하고 미안하다고 했어요.
그런데 전 그게 문제가 아니라 제 단점,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모두 외형적인 거여서 속상했어요. 저는 다정하고 서로 결이 같아서 제 있는 모습을 그대로 봐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사귄 거였어요.
저도 외모를 보고 만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본인이 자신의 장점이 없다고 여기는 분이라서 일부러 칭찬 많이 하고, 외모적인 평가는 안해요. 그리고 매일 하루에 하나씩 장점을 적어서 톡으로 보내요. 그러면 자신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상대방도 외모나 체형에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이고 만날 때 옷차림은 반팔티에 청바지 입는 정도에요. 그래서 제 외관이 마음에 들지 않고 절 고쳐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에 속이 많이 상했어요. 저는 상대방이 부족한 점이 있고 제 성에 차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있는 그대로, 그 자체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거든요. 제가 자존감이 낮아서 자격지심이 있는 게 크겠지만 제 모습을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어요.
늦은 나이에 첫 연애라서 뭐든지 제가 잘못한 게 있는 건지 의심이 들어요. 제가 그렇게 별로인가 싶기도 하고...
혼자 있을 때 많이 울었어요.
아직 관계를 맺지 않았는데 제가 요즘 살이 많이 쪄서 몸 보여주기 싫어서 요즘에는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하니까 그럼 평생 못하겠네 라고 하더라고요.. 괜히 그런 말이 또 가슴에 박히고 그러네요.
제가 속상해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건가 싶기도 하고, 저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많으면서도 사랑한다, 나중에 꼭 결혼하자고 말하는 게 진심으로 말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상처 받는게 이상한 건가요?
제가 많이 부족해서 일어난 일이라 제가 많이 고쳐져야 하는 걸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