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삶의 목표가 안 보여요
저의 어머니는 불우한 환경에서 크셨지만 정말 저희를 사랑해주시고, 본인의 삶은 하나도 없다시피 오로지 가족만을 위해 살아오셨어요.
그런 어머니가 우울해 하신다는 거를 어느정도 크면서 서서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 우울은 제가 알기 훨씬 전부터 있던 것이겠지만요.
어머니는 집안이 여력이 안 되어서 원하던 꿈을 못 이뤘는데, 자식에게 같은 아픔을 주고 싶지 않았는지 공부 문제로 성적이 좋지 않은 오빠와 갈등을 많이 겪었어요.
그리고 오빠는 엄마와의 갈등으로 더 공부를 안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오빠는 못 이뤄드렸지만, 제가 의대를 가면 어머니가 행복해지실 줄 알았어요.
그래서 고등학생 때까지는 저는 꽤 희망차게 살았어요. 의대를 가서 어머니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라는 아주 희망찬 목표가 있었거든요.
근데 의대를 합격해도 헌순간에 세상이 마법처럼 바뀌지 않더라구요
그때부터 뭔가 제 삶이 의미가 없어진 것 같았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그린 제 미래는 딱 의대합격 순간 그까지였더든요. 이제 미래가 더이상 보이지 않는 거에요.
합격한 이후부터는 그 사실에 조금 무기력해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점점 현실에 적응하고, 새로운 목표도 보이고, 엄마도 좀 행복해지신 것 같아 활기를 되찾고 있었는데, 몇 주 전 어머니가 말씀하시기를 인생이 너무 재미가 없대요. 우울하시대요.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혼자 살다가 그냥 가고 싶다고 하셨어요.
어머니가 아직까지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부터 다시 암담해졌습니다 이젠 행복하게 해드릴 방법도 안 보이는데..
너무 우울해요
계속 눈물이 나오고
사는 게 너무 재미가 없어요
미래에 희망도 안 보이구요
인생은 그냥 이렇게 같이 우울하게 살다가 마는 건가요? 앞으로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노란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