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내가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올해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미혼 여성입니다.
집나와 잘나가는 대기업 직장 생활하고 있고 돈도 꾸준히 모았습니다. 결혼은 하고 싶습니다. 귀여운 아기도 낳아 기르고 싶구요. 출산하기에 지금 나이도 늦었기에 빨리 하고 싶어요. 그런데 연애할 마음이 들지않습니다. 이성에 대해 환상이나 기대감이 들지 않아요. 물론 내가 가지지못한 고스펙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아름다운 환상과 기대감이 듭니다. 경험해*** 못한 것에 대한 선망일 수도 있지요. 그런 사람들을 만나는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고, 주변에 비슷한 직장인들을 보면 그저 그래요. 예외로 오래 가까이 지내면서 얘기가 재미있게 잘 통하고 내가 못하는걸 잘해내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사람에게 호감이 갑니다. 그런데 다른 외적인 부분들이 끌리지 않아요. 이러면 엄마는 만나봐라, 정붙이고 살다보면 잘생겨보인다, 원래 처음엔 별로라도 서로 맞춰가며 살다보면 정붙는다 그런 말들을 합니다. 그런데 굳이 그렇게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상대방이 좋아서 같이 있고 싶고, 서로 의지하면서 그렇게 함께 인생을 살아가는거지, 결혼이 제출하지 않으면 낙제점을 받는 밀린 숙제처럼 억지로 할건 아니라고 봐요. 부모님 세대엔 결혼이 필수였고 당신들도 그렇게 살아오셨기에 이해하려곤 하는데, 계속 결혼 잔소리에 왠 얼굴도 모르는 남자랑 저를 엮으려고 하는데 소름돋게 싫습니다. 내가 당장 결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만 말하라고해도 엄마가 딸한테 그런 말도 못하냐고 되려 큰소리에요. 얼마 전에도 모임에서 사람(언니)들과 만난 얘기를 해주는데 "어이구, 그러니라고 시집들도 안가고 있냐"며 열심히 미래를 향해 사는 사람을 까내리더라구요. 내 사생활을 얘기안하면 되지않냐, 것도 안됩니다. 어린 학창시절 때 말을 해도 대화가 안돼서 제 얘기를 안했더니 자기들끼리 저에 대해 이상한 상상을 하고 이상한 사람을 만들어 놓더라구요. 그래서 싸우는 한이 있더라도 소통은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에게 의지할 수도 없었고, 지금도 여전히 집안의 남자들은 숨막히고 자격지심 부리는거 너무 보기 싫습니다. 이성을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쉽게 마음이 가지 않아요. 환상을 유지하기엔 빨리 콩깍지가 벗겨져요. 제 기대가 높다곤 생각안해요. 단지 어떤 상황에서 응당 해야할 행동들을 못하는 것들을 보면 마음이 멀어집니다. 예를 들어, 같이 걷는 중에 혼자서 빨리 멀리 가버린다거나(다시 생각하니 어이없네요. 소개팅하고 한 번 본 사람이 주말에 갑자기 쇼핑하자고 불러서 나갔는데 자기 혼자 성큼성큼 가버리고... 그러곤 편하고 친한 사람인 것처럼 굴길래 내가 맘에 안들었나보다 하고 말았는데 갑자기 며칠 뒤 또 연락오고. 단답하고 연락 접었습니다. 애초 소개팅한 것도 어떤 조건이 맘에 들었다기보단 모난 것 없었고 직접 대해보면 다른 맘에 드는 점이 있지않을까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인연이 아닌가보죠)
잘통한다 싶으면 외적인 부분 맘에 안들고, 외적인 부분이 맘에 들면 생각이 잘 안맞고 그러댜보니 연애하기도 어렵습니다. 내 기준에 비해 내 외모가 떨어지나, 나이기 너무 많나 그런 고민도 많이 들구요. 어느 것하나 포기하면서까지 결혼을 해야하나 싶습니다.
#불면 #불안 #섭식 #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