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후 무기력함을 가족에게 지적당했습니다
상담심리사가 꿈인 수능 끝난 재수생입니다. 수능은 나름대고 잘 봤고 대학교도 합격한 상태입니다. 다만 원하는 대학교는 아니어서, 반수를 생각 중이고 일단 '2월까지는 집에서 마음 편하게 놀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와는 달리 주변 사람들은 전부 수능이 끝나고 알바를 하거나, 자격증을 따거나, 운전면허를 따는 등 여러 활동을 한다고 합니다. 엄마께서도 저에게 운전면허를 따라고 권유하셨고, 친구들도 알바를 해 보라고 했지만 '운전면허 공부를 하기 싫고 귀찮아서', '일일 알바를 했다가 지적당한 경험 탓에 알바를 구하기 무서워서'라는 생각을 하며 조언들을 흘려 듣고 집에서 게임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동생과 둘이서만 밥을 먹으며 대화하던 중, 제가 없는 자리에서 엄마가 저에 대한 이야기를 동생과 함께 나누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년 성적으로도 갈 수 있는 대학에만 붙어서 1년을 버린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수능이 끝난 후 운전면허도 따고 알바도 하는데, 얘는 집에서 게임만 한다", "반수를 한답시고 학점을 제대로 챙기지 않을까 봐 걱정이다", "너(동생)는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 등이 대화의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동생도 저의 행보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는지, 저에게 그만 놀고 뭐라도 좀 하라는 뉘앙스의 말을 했습니다. 가족이 저를 이렇게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은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동생의 "뭔가 느끼는 것 없냐"는 질문에 "앞으로 열심히 살겠다"는 답이 아닌, "충격적이었다"라는 답을 했습니다.
아직 이 주제로 엄마와 대화를 해 본 적은 없습니다. 불화로 번질 게 뻔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족의 말 중 틀린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일하거나 공부하기가 귀찮고 싫다는 핑계를 대며 집에서 게임만 하던 것도 사실이고, 대학 공부와 수능 공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전부 잡겠다는 저를 본 엄마의 우려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가 꿈은 큰데 실행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저도 바뀌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바뀌어야겠다는 마음과 함께 가족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알게 된 것으로 인한 충격, '이상적인 나'를 꿈꾸면서도 정작 실행하지 않는 나/상담심리사를 꿈꾸면서도 정작 무기력함조차 이겨내지 못한 저 자신에 대한 혐오가 뒤섞여서 혼란스럽습니다. 저에게 소중한 조언을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무기력 #가족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