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문득, 떠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의욕도, 여유도 없던 제가 갑자기 뜬금없이 캠핑을 생각해 낸 것은 지금도 왜인지는 모릅니다. 평소에는 자리 까는 것, 펴는 것 다 귀찮은 것이라던가 애써 해야만 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굳이 그래야겠다 생각했습니다. 혼자 잘 수 있을 크기의 텐트, 바닥이 배기지 않을 매트와 매트에 깔고 누울 이불베개 제일 싼것들을 충동적으로 구매해놓고서도 몇일 내로 또 버려지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이게 꽤 재미가 있습니다. 근사하게 뭐랄 것도 없이, 마트에서 할인하는 고기 한 팩과 홀짝일 맥주 몇캔을 사고, 다이소에서 파는 미니 숯 조금 사서는 그득그득 차 뒤에 실어놓은 것들을 덜그럭거리며 캠핑장으로 향하는 것이요. 그새 차가워진 날씨라도, 삐까번쩍 크게 둘러진 텐트들이 아니어도, 도착하자마자 원터치 텐트 휙 던져놓고는 주섬주섬 챙겨들어가 혼자 캠핑놀이를 하는 것이요. 미니화로에 숯을 하나씩 던져넣고, 한 점 올려 구워지길 바라보며 익은 고기 한점 집어 맥주 한 모금 마시고, 또 익을 고기 한점씩 올려가며 어두워져 깊어지는 밤에 작은 랜턴 하나와 그리 세지도 않은 숯불을 바라보며 아무 생각 없이 놓여진, 놓은 그대로를 즐기는 것이 어찌나 그렇게 재밌을까요. 그저 단순히 한번 두번 쓰려나 싶었던 것이 더 오래 쓰이게 되어 즐거운 것이 아닌게 얼마나 다행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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