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고 무기력한 삶. 커리어를 버리고 잠적하고 싶어요.
제가 초등3학년일때 이야기 부터 꺼낼께요.
아버지가 술집여자랑 바람이 나서 부모님이 이혼을 했고, 그후 1년간 아버지와 술집여자에게 학대를 받으며 지내다
어머니와 살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찢어지게 가난했어요.
공부를 잘 한건 아니였지만
진정으로 하고싶은걸 찾아 대학에 진학했고
그때부터 좋아하는걸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 대학원에 진학,
다시 가정사를 꺼내자면..
아버지와는 연이 끊기고, 어머니는 재혼을 했지만 여전히 가난한 삶에서 아등바등 설거지를 하며 돈을 버셨기에..
20살이 되면서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미친듯이 알바를하며
돈 벌며, 공부하며 여태껏 씩씩하게 억척같이 살았어요.
30대 초반.. 서울에있는 좋은 대학에서 박사학위 취득하고,
지도교수가 나의 묵묵하고 성실한 모습을 높이샀는지
강의자리가 떡하니 주어졌고, 학회를 다니며 운이좋게
여기저기 이름있는 대학에서 연이닿아 강의한지 4년차..
작년에는 남자친구와 4년의 연애끝에 상견례도 하고,
코로나 때문에 식은 미뤄진 상태지만 같이 살고있어요.
신혼집도 주변지인들 모두 시기질투하기 딱 좋은 동네의 프리미엄 아파트..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예쁘게 연애하고,
좋은 집에서 지내니 마냥 행복했어요.
지긋지긋한 가난을 벗어난 것 같고, 이제 숨 트이나 싶고,
아직 전임교수는 아니지만.. 쉼없이 바쁘게 살고있고, 주변에서의 저의 평판도 나쁘지않아 행복하다 생각되지만..
이따금씩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번아웃, 우울감, 불안, 분노,
억울함 등등 복잡한 감정이 저를 애워쌉니다.
올해로 저는 35살 이에요.
24살 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잠들기 전 매일 소주1병 이상.. 10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을 못 자거든요...
술이라도 마셔야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이 좋기도 했구요.
알코올 의존현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 적도 없습니다.
다만.. 이젠 술을 마셔도 행복하지 않고, 잠도 안 와요.
술이 다 깬 뒤 새벽에 늦게 잠들게 되네요..
저는 대학에서 강의할때가 가장 행복해요.
또 사주를 보면 40대 초반에 전임교수가 된다며
힘들어도 참고 견디라는 말들을 믿고 참았는데..
이젠 전임이고 나발이고, 모든 커리어를 버리고
모든걸 다 때려치고 싶어요.
입버릇처럼 하는말.
가정주부. 현모양처가 내 꿈이다. 입니다.
논문도 쓰기싫고, 학회 업무도 지겹고,
지도교수 히스테리 받아주는 것도 지겹고,
싹수없는 후배에게 좋은 선배처럼 포용하는 것도 ***고,
모든게 ***네요..^^
이런 감정에 사로잡혀서 끙끙거려야 나만 손해인 것도
밤 늦게 혼술하며 알콜에 의존하는 나쁜 버릇도 잘 아는데..
못 고치겠어요.
***네요. 내인생.
나는 어쩌면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