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오빠에게 성추행 당한 내가 이기적이라는 아빠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성추행|죄책감|언어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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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오빠에게 성추행 당한 내가 이기적이라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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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네. 아무것도 모르던 초등학생 시절 친오빠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요. 당시에는 뭐가 뭔지 몰라서 유야무야 넘어갔지만 머리가 커지고 나서 이게 잘못된거란 걸 알았고 혼자 끙끙 앓다 부모님께 말했어요. 처음엔 충격과 죄책감에 쌓이시는 듯 했으나 곧이어 다른 가족들에겐 비밀로 하라고 했어요. 당시에 제가 이유를 묻자 분명히 ‘오빠에게 그정도의 처사는 너무한것 같다’고 했던 걸 똑똑히 기억하지만, 최근에 와서 할머니 할아버지의 건강이 나빠지자 그분들이 받을 충격이 너무 클 것 같다고 말을 바꿨어요. 저라고 이 사실을 온 동네 까발리고 싶어서 안달난 것도 아니고, 할머니 할아버지의 건강이 걱정이 안되는 것도 아니지만, 최소한 말하고 말고의 결정권은 저에개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피해자에게 피해사실을 입막음 시키는 건 분명한 2차 가해라고 알고 있어요. 하지만 부모님이 주변에 알리는 걸 그렇게까지나 원하지 않으니 그냥 가만히 있었어요. 저는 이게 제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을 배려해서 참은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빠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봐요. 그런 일이 있은 뒤로도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오빠는 결혼했고, 저는 당연히 그 배우자와 관련될 생각은 추호도 없었으니 결혼식 참석도 않고 만나지도 않았죠. 결혼 하고 몇달이 지나도록 새언니 된 사람을 만나지 않으니 가족들이 의문을 품기 시작했나봐요. 그래서 엄마아빠가 거짓말하기 힘드니 이번엔 새언니를 만나달래요. 저는 어이가 없었죠. 애초에 이 일을 비밀로 하는 것도 엄마아빠가 원해서 내가 참아주고 있는 부분인데, 피해자 딸 하나 희생해서 다른 모두가 하하호호 할 수 있도록 비밀로 지킬 심산이었으면 그만큼 각오하고 제대로 커버를 치든가 했어야죠. 여기서 엄마아빠가 단도리를 잘 못해서 다른 가족들이 의문을 품는 걸 또 나더러 나서서 해결을 하라니. 그래서 아빠와의 통화로 그게 부당하다, 아빠는 아빠가 지금 나에게 어떤 짓을 하고 있는 건지 알고 있기나 하냐, 그걸 안다면 나한테 이런 부탁을 할 수는 없을거다, 라는 식으로 얘기했어요. 아빠가 나에게 한게 입막음이고 2차가해 라는 것도 알려줬고요(전혀 모르는 눈치길래요). 그랬더니 되려 열을 내면서 내가 하는 말들이 언어폭력이고(ㅎ...) 가족들에게 알리려는 내가 이기적이래요. 저는 가족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이러는게 아니고 아빠가 나에게 하고 있는 짓들을 이해하고 최소한 사과라도 해줬으면 할 뿐이라고 정말 여.러.번. 반복해서 설명해줬는데도요. 그랬더니 제가 사과를 해달라고 한게 너무 치욕스러워서 더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대요. 저 정말 맹세코 험하거나 공격적인 언행 쓰지 않고 최대한 차분하게 제 생각을 전달하려고 했거든요. 장문의 문자까지 보내면서. 그랬더니 그 문자는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이해가 안된다고 일축해버렸고요. 네, 정리하자면 제가 친오빠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아빠에 의해 입막음 당한게 부당하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저를 이기적이라고 몰아붙이고, 그 부분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니 도저히 치욕스러워 사과도 못하겠다는 사람이 제 아빠입니다. 정리하고 보니 저도 기가막히네요.. 정말 제가 이기적인건가요? 가족간의 문제라 민감한 일을 제가 자꾸 피해자란 이유로 제 권리만 주장하면서 들쑤시는건가요? 가해자가 자기아들이 아니었어도 같은 반응이었을까요.. 그 생각만 하면 씁쓸해지네요. 저는 마음에 조금만 틈이 생겨도 습관처럼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가해자들은 자기 자존심이 그렇게나 소중해서 저는 안중에도 없다는 사실도 참 웃기고요. 다음주 설에 또 얼굴 보게 될텐데 솔직히 가기 싫어요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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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는8282
· 3달 전
가지마요 굳이 가족이라는 이유로 본인에게 상처준 사람들을 볼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말을 해도 깨닳는게 없는 사람을 굳이 본인이 힘들게 가족이라는 이유로 참을 필요도 없어보이네요 /여기까지 저만의 생각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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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달 전
@연우는8282 댓글 감사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건강이 많이 안좋으셔서 함께 명절 보낼 수 있을 때까진 그래도 찾아뵙고 싶어요.. 아빠 한사람 때문에 그것도 놓치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요. 제가 생각해도 우유부단한 거 같긴 하지만 아빠의 언행이나 태도가 싫은거지 아빠라는 사람 자체를 사랑하지 않는건 또 아니고요ㅠㅠ 그래도 이해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진짜 위로가 됐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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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Blake44
· 3달 전
당연히 이기적이지 않죠. 오히려 이타적이고 배려심 많으십니다. 당장 새언니 찾아가서 어렸을 적 성추행 당했다고 말해버려도 아버지는 할말 없으십니다. 글쓴이님이 똑부러져서 다행이에요. 엄연히 아버지의 행동은 2차 가해가 맞고, 오빠란 인간은 감옥에 안 갇힌 것만으로 엎드려 절해야 하지요. 글만 읽어도 피가 솟네요. 잘못에 대한 사과는 인간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건데... 남의 가족이라 험한 말은 참겠습니다. 비정상인들 사이에서 고생 많으십니다. 앞으로는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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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달 전
@AnneBlake44 비정상인들 사이에만 있다보니 가끔은 제가 미친건가 싶을 때도 많았는데 이런 말 듣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고 위로도 되네요.. 감사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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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코코
· 3달 전
감히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세요 항상. 감히 니네가 날 짓밟고 감히 니네가 나에게 이런 모욕을 주고 감히 니네가 내 아픔을 아무렇지않게 대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연 끊어주세요 아 끊기전에 똑같이 당하게해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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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하늘c
· 3달 전
가족이 주는 상처가 가장 크네요. 때로는 가족이 지옥이에요. 힘내세요. 아버지 행동은 2차 가해가 맞고 글쓰신분은 잘하고 계세요. 열심히 자신을 지키고 계시잖아요. 그렇게 자신을 지키지 못해서 후회하고 자책하고 도리어 자신을 미워하는 피해자들도 많거든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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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infp
· 3달 전
와 저게 가족인가요? 저런 사람들은 가족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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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버티면a1
· 3일 전
부모와 연을 끊는게 베스트인데 그렇지 않을거라면 그들을 마음안에선 남이라고 생각하는게 작성자님의 상처치유에 도움이 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