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성폭행다했던 사실들을 남편에게 털어놔버렸는데 감당이 안되요.
어렸을 적 사촌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중학교때 어떤 오빠에게 성폭행당했었어요. 저희 부모님께서는 전혀 이런 사실을 모르세요. 부모님께도 훈육이란 명목으로 방에 갇혀서 당구큐대와 발로 채이며 폭행당하며 자랐어요. 전 항상 제가 잘못했으니까 라고 생각했었구요..그래서 혹시나 그 얘길하면 또 제 탓을 할까봐 맞을까봐 부모님이 나한테 실망할까봐 숨기고 살았고 그렇게 30대 중반이 되었습니다. 20대때는 가정불화로 자살시도도 했었지만 잘 이겨냈고 우울증치료를 20대 후반에 받기 시작했다가 괜찮아진거같아서 약 복용을 중단하고 나름 전보다 긍정적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한 티비 프로를 보다가 성폭행에 대한 내용을 보게 되었는데 갑자기 그게 트리거가 됐는지 그날 맥주를 좀 과하게 마시고 필름이 끊긴 상태에서 남편에게 제가 어렸을 적 성폭행 당했던 사실을 털어놓게 되었습니다. 필름이 끊겨서 몰랐는데 다음날 남편이 어제 한 얘기 기억나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모른다하니 남편이 제가 돈까스를 먹고 싶다했다며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길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저도 넘겼습니다. 그러다 오후되서 갑자기 어렴풋이 생각나더라구요. 제가 사실을 털어놨고 엉엉울고 내가 더럽게 느껴진다고, 결혼전에 얘기안해서 정말 미안하다고..제가 했던 얘기가 떠올랐어요. 남편은 니탓이 아니다. 그 사람들이 잘못한거다. 라고 했었구요. 그리고나서 남편이 다음날 제가 털어놨던걸 저한테 굳이 얘기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고 불안하고..하루종일 남편이 왜 나에게 그 얘기를 들었다고 말하지 않았을까, 정말 남편 마음이 예전과 같을까? 하면서 계속 저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기억안나는 척하며 지내고 있어요. 하지만 계속 그런 이야길 남편이 안다는 생각에 계속 머리는 어지럽고 몸은 경직된 느낌이고 가끔 큰 숨을 내쉬어야 마음이 몇초 괜찮아지고 툭하면 눈물이 터져요. 남편이 그 얘기 알면서 모르는 척하고 평소처럼 대하는거 같아서 그게 더 미안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요. 남편에게 나 사실 너한테 얘기한거 기억난다. 너 정말 내가 그런 일 당한 사람이라도 괜찮냐라고 물어볼까하다가도 제 약점이 될까봐 그리고 창피해서 엄두가 안나요..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남편은 제가 우울증과 PTSD를 진단받은 것은 알지만 정확히 왜인지는 모르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