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있는 나 뭐가 문제일까요
저의 상태를 최대한 담아 쓴 글입니다
일기처럼 썼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싶습니다
도와주세요
긴글이라 지루하시겠지만 이겨내신 분들 댓글도 정말 간절합니다
나의 문제는 무엇일까? 내가 지금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나는 지금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 뭘 해야할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하려하지 않고 있다. 회피하고 있다. 이런 거 이런거 해야지 않을까 생각은 하지만 시작하질 못한다. 자격증을 따야하지 않을까 다시 취업 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내가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 할까 언뜻언뜻 생각하지만 생각하는 게 스트레스를 받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사실 이렇게 살고 있는 게 훨씬 큰 죄책감과 마음의 고통이 이고 뭔가 행동으로 옮기고 계획을 짜서 실행에 옮겨야만 이러한 나의 마음의 고통이 누그러질 거라고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내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나의 의지의 문제인가 정신의 문제인가 육체의 문제인가. 군대처럼 나에게 강제성이 부여되면 어떻게든 해내게 될 것인가 아니면 친구의 조언처럼 천천히 걸어라 하면서 나를 다독여주는 게 우선 일까
언제까지 이렇게 구렁텅이에 있을 것인가. 지금 몇개월이 지났다. 나는 이렇게 몇개월을 허송세월로 보냈다. 이렇게 살다가 내가 영원히 저 밑바닥에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고 시간이 가는 게 하루하루 고통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노력한다. 내가 지금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살 수 있겠나 싶으면서도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강하다. 내가 언제 이렇게 나에게 집중하고 나의 미래를 고민하고 먹고 싶은 걸 먹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나의 스케줄을 마음껏 조정하고 사랑하는 내 개들과 여유를 가질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지만 항상 모든 일을 할때마다 마음이 쿡쿡 쑤시는 느낌이다.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하지만 다짐만으로 내 마음이 그렇게 되질 않는다.
나는 원래 이렇지 않았다. 항상 최고의 성과를 내는 그런 사람은 아니었지만 항상 하고싶은 일만 하고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영역을 반드시 하고 지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하기 싫은 것도 무던히 해 나가는 스타일이었다. 대단한 성과는 아니었지만 내가 원하는 성과들이 있었고 성취감이 있었고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조금씩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강제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계획을 알리거나 모임을 갖거나 나에게 러닝메이트가 되어주는 프로젝트가 있으면 억지로 들어가서 했다. 억지로 해도 성취를 하면 뿌듯하고 나에게 거름이 되기때문에 했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지만 경험을 통해서 일정한 시간을 투자하면 새로운 것에 익숙하게 되고 좋은 방법으로 계속 하다보면 두려움은 없어지고 구체적인 길이 보인다는 것을 안다.
안다. 아는데 못하고 있다. 예전의 나처럼 어떤 기획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그런 곳을 참여해야 하는 건지 스스로 내가 뭘 하고 싶은건지 아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건지 어떤 것이든 무엇이든 일단 활동을 하면서 생각을 해야하는 건지 모르겠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내가 뭔가를 시작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요 몇년간 계속된 실패로 인해 나는 자존감이 바닥이 되었다. 조금의 피해망상과 대인기피증이 생긴 거 같다. 사고의 왜곡도 있는 거 같다. 사람들이 나를 한심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클 거 같긴 한데 …) 기죽어 있고 내가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 하며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 나는 앞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이렇게 비참한 생각을 하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이렇게 구렁텅이에 계속 빠져있으면 어떻게 하나 마음이 너무 쑤시고 아프다. 사람들의 호의는 동정으로 느껴진다. 은밀하게 다른 사람들이 나의 실패를 즐거워하는 거 같아 느닷없이 분노가 생기고 빨리 이기고 싶고 빨리 잘해내고 싶고 잘 돼서 코를 납작하게 해주고 싶다는 욕망이 생긴다. 나는 누군가에게 잘보이고 싶고 보여주려고 뭔가를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나의 만족이 중요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뭔가를 하지 않았다. 물욕도 별로 없었고 뭔가 돈욕심도 별로 없었고 어떤 권력이나 지위에 대한 욕심도 없었는데 내 마음이 바닥을 치고나니 적당히 잘살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너무너무 잘살아서 복수를 해주고 싶다는 그런 극단적인 마음으로 갔다. 누구에게 복수를 할 것인가 그것은 의미없다는 걸 알면서도 내 마음에 저절로 그런 마음이 생겼다.
지금 나의 상태에 대한 원인을 어린시절에 찾기 시작했다.
나의 어린시절은 불안정했다. 아버지는 알코올의존증이었다.내 생각에는 우울함이 찾아올 때 알코올에 의존했고 그 우울증에 감정의 기복이 심했던 거 같다. 멀쩡하고 말끔하고 다정하고 침착한 때도 있었지만 그 우울한 시간이 찾아오면 딴사람이 됐다. 엄마는 결혼실패에 대한 한탄과 후회로 마음의 고통을 가지고 있었고 아빠의 사고처리를 담당하느라 힘겨워 우리의 정서적 부분을 챙겨주지 못했던 거 같다. 일시적이긴 했지만 아빠는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나는 어린시절을 가위에 눌리면서 살았다. 아빠의 기분이 얼른 가라 앉길 바라면서 아빠에게 안겨서 많이 울었다. 아빠는 엄마에게만 분노했지 나에겐 다정했기 때문에 내 말이 통할 거란 생각에 아빠를 가라앉히려고 새벽까지 잠도 안자고 아빠를 달랬다. 그렇지만 결과는 그저 나는 그런 걸 다 보게되었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초조하고 두렵고 긴장된 상태의 연속이었다.
그렇지만 그 감정이 나의 어린시절의 핵심감정은 아니었다.. 친구들을 좋아했고 노는 것을 좋아했고 공부도 관심이 있었다. 나의 마음은 우울하지 않았다. 중학교 때도 고등학교 때에도 나에게 좋은 영감을 주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집안에 일어나는 우울한 일을 되새기는 시간이 굉장히 적었다. 나는 우울하고 슬프고 죽고싶단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어린 시절이 나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나를 누가 그런 가정에서 자란 사람이라고 생각한 사람도 없었고 나도 분명 나만의 밝은 에너지와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었다. 단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나는 자기관리를 잘 못했다는 것이다. 차림새도 옷도 건강도 그렇게 잘 챙기지는 못했고 누구에게 도움을 잘 요청하지 못했다. 특히 엄마에게 나는 이런게 힘들다 얘기해본 적이 없고 오히려 엄마가 힘들어 하는 걸 들어주고 공감해줘야 하는 입장이었다.. 물론 엄마는 엄마 존재 자체로 힘이 되고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게 해줬다. 든든함이 있었다. 힘들어도 버티고 열심히 일하고 건강한 음식을 챙겨주는 엄마였다. 경제적으로도 넘치진 않았지만 그래도 부족하지 않게 채워주려고 노력했다.
그렇지만 나는 굉장히 의존적인 성격이고 사랑을 많이 받고 싶은 성격이었는데 터놓을 곳이 없었고 엄마의 사랑도 충분하지만 엄마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어떤 부분이 분명 있었던 거 같다. 나는 철들었다는 느낌보다는 억지로 숙성시킨 과일같았다. 나는 어려움을 해결할 능력이 없었던 거 같다. 어떤 감정이나 어려운 상황이 오면 이걸 해결해서 정상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의식과 생각보다는 그냥 참아냈다. 참아야 한다고 의식적으로 생각한 건 아니고 그냥 나는 참고 있었다. 이런 불편하고 불쾌하고 은은한 고통은 원래 계속 있는 거라고 생각하며 마음의 짐을 그냥 가지고 살았던 거 같다. 인생의 필연적인 짐이라고 생각한 거 같다. 또 후회하는 감정을 너무무서워 한다 선택에 대한 결과로 오는 책임이 작거나 경제적손실이작으면 선택을 쉽게 하지만 평생을 좌우할 문제같아보이면 너무나도 결정을 못한다
직업도 학교도 배우자도 말이다 엄마처럼 이남자가 어떤식으로든 나를 평생 괴롭게하지 않을까 너무두렵다 좋은사람임에도 말이다 결정장애가 심하다 어렸을때부터 너는 결단력이없었다고 엄마는 말했다 나에게는 엄마의 한번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는 걸보며 도대체가 해결되지않은 마치 저주같은 불행을 보며 나도 그런 선택하면 어쩌나 무의식에 깊게 박혀있는 듯하다
그런데 이렇게 실패를 하고 나니 온갖 생각이 나고 부모의 원망이 되고 나에게 왜 그런 환경을 만들어줬나 어린 아이에게 왜이렇게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나 내가 갓난아이때부터 그렇게 전쟁같은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라 이렇게 모든 발달이 원래의 나의 잠재력보다 더 떨어진 게 아닌가 내가 이렇게 지금 무능력하게 무기력하게 우울하고 죽고싶다는 생각과 패배감과 절망감을 느끼는 것은 내가 어렸을 때 그렇게 얕은 뿌리를 가지고 살았기 때문에 지금 내가 무너져 주저앉아버린 것이 아닌가 원망이 터져 버렸다.
정말 연관성이 있는 걸까 아님 그저 남탓을 하고 싶은 걸까?
지금 이상태가 어린시절과 연관성이 있다면 이미 지나간 시간들인데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어떻게 해야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연관성이 없다면 도대체 지금의 나는 뭐가 문제일까? 도대체 뭐가 문제이길래 계속 이렇게 몇개월을 엄청난 죄책감과 고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뭔가 행동을 옮기지 못하는 패턴을 계속 보이고 있는 걸까. 어떻게 해야할지 어디서 원인을 찾아야 할지 아무것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