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가 싫어요. 잘 하는 게 없어요. 대한민국이 싫어요. 그냥 지금 당장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혼자 도피해서 자연스레 죽고 싶어요. 가족 관계나 뭐 친구 관계가 문제 있는 건 아니에요. 저는 자사고를 준비 중입니다. 저희 학교에는 총 4명이 같은 자사고를 희망하는데 그들 중 두 명이 저와 저희 반 친구입니다. 그 아이는 좋은 아이입니다. 누가봐도 좋은 아이, 옆에서 지켜보면 정말 결점이 단 하나도 없고 어떤 일에도 다재다능한 아이라 자주 놀랍니다. 그에 비해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남들이 저희 둘을 보고 비교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자꾸만, 제가 스스로를 그 친구와 비교하며 깎아내립니다. 저는 터놓고 말해 자존감이 낮습니다. 낮은 자존감으로 남을 까지는 않지만 저 스스로를 깝니다. 저도 이 저의 나쁜 점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출 수 없습니다. 스스로를 비교하고 또 비교하고. 제가 왜 자사고를 가기로 했을까요. 시작은 담임쌤의 권유였습니다.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고 아무것도 몰랐던 저는 좋다고 한 번 도전 해보겠다 자신만만 했습니다. 중학교 공부는 쉬웠습니다. 그래서 2학년 때는 공부를 안했습니다. 안해도 늘 중학교 내신 점수는 좋았습니다. 3학년이 되자, 중학교 공부는 아무것도 아니며 고등학교 공부가 진짜라는 걸 깨닫고 그제서야 부랴부랴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뒤늦게 시작한 공부를 그 아이, 다재다능하다 말했던 그 친구는 이미 다 끝낸 상태였고 거기서 저는 또 한 번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반년 넘게 그와 저를 비교했습니다. 비교할 수록 점점 더 스스로가 싫어지면서 악순환을 반복했습니다. 면접 준비를 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저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더더욱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그 친구와 나 자신, 이 둘만의 관계로 느끼는 비참함이 아닌 다수들과 나 자신을 비교하며 느끼는 비참함입니다. 정말 미치겠습니다. 매일 매일 어떻게든 이 격차를 줄이려고 합니다. 할수록 할수록 저 자신의 밑바닥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모르겠어요. 그냥 미치겠어요. 다 멈추고 싶어요. 제가 왜 이렇게 살아야하나요? 그냥 모든 게 무기력해요. 사춘기인가요? 취미도 없어요. 외관도 별로에요. 성격도 별로에요. 왜 애들이 저랑 같이 놀아주는 지도 모르겠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다 싫어요. 사람은 왜 태어나고 왜 스스로 원해서 부여받은 삶도 아닌데 왜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하나요? 남들에게 이런 소리 하면 그냥 사춘기네 이러면서 공부 조금 쉬라고 합니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거죠? 그 쉬는 그 잠깐 사이에 남들은 더욱 치고 올라갈텐데 어떻게 마음 놓고 쉴 수 있는거죠? 전 뭘 해야하나요? 어차피 아무리 열심히해도 저같은 이렇게 애매한 실력들은 그냥 밑에서 깔리는 삶 아닌가요? 매일같이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만약 제가 사라진다면 부모님과 제 주변인들이 슬퍼할지에 대해서는 생각하기 너무 귀찮습니다. 무기력해요. 다 싫고 그냥 자고 싶습니다. 하루가 너무 짧아요. 도대체 24시간 안에 어떻게 8시간을 잘 수 있는건가요? 매일같이 반복되는 삶에 지칩니다. 떠나고 싶어요. 혼자서. 스스로가 싫네요. 불확실한 미래가 두렵고 그 두려움에 맞서 싸우려고 했던 제 도전들이 이제 더이상은 빛나 보이지 않습니다. 녹슬었습니다. 포기하려고 하는 자신도 싫고 피하려는 자신도, 멍청한 자신도,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자신이 싫습니다. 왜 인간은 이런 감정을 느껴야하나요? 왜 살아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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