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무기력과 우울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자살|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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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무기력과 우울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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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대학원에 진학하고 나서부터 열등감과 무능력함에 자존감이 급격하게 떨어졌었다. 그 후로 사람들과 있을 때 말수가 현저히 줄었고 사람들과 사회생활하는 게 점점 어려워졌다. 죽고싶어 미쳐버릴 정도로 스스로가 싫었던 날을 보내고 한동안 히키코모리처럼 방안 침대에 누워 매일 울면서 잘 나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해하거나 자살할 용기는 없었다. 나같은 것도 졸업을 하고 직장인이 됐다. 하지만 회사에서도 대인관계가 잘 되지 않았다. 매 순간 내가 여기서 가장 자격이 없는 사람 같았고 사람들이 날 다 싫어하는 것 같았다. 겉으론 별 말이 없어도 속으로 매일 내 욕을 하고 있을 것 같았다. 불안이 커져가고 자존감이 말 그대로 바닥을 치기 시작하면서 나는 앞을 보고 다닐 기운과 자존감이 없어 땅만 보고 느릿느릿 걸어다녔다. 업무집중도도 현저하게 떨어졌다. 자리에 앉아 모니터를 들여다봐도 머릿속은 어느 하나에 정착하지 못하고 남들이 뭐라고 생각할지, 날 어떻게 볼지를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생각들과 업무를 해내지 못하면 안된다는 강박감들로 뒤엉켜 멍해지고 눈은 자주 촛점을 잃었다. 반년 넘게 곧 죽을 사람처럼 살았다.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면 나 혼자 탔을 때 엘리베이터 줄이 끊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차가 오는지 일부러 살펴보지 않고 바뀌자마자 건너기도 했다. 용기가 없으니 비겁하게 불의의 사고로 내가 죽었으면 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어느 날 오후에 자리에서 당장 일어나 나가지 않으면 큰일날 것 같았다. 불안으로 괴로워 손을 가만히 두질 못하고 머리를 쥐어뜯기를 반복했다. 앞뒤 생각하지 않고 퇴근하고 생각만 하고 있던 정신과로 직행했다. 증상을 말하고 약을 처방받았다. 이주일 정도 먹으니 기분이 좀 괜찮아졌다. 사람들과 업무 이야기를 어느 정도 괜찮게 할 수 있었고 약을 먹기 전보다 업무에도 집중이 잘 됐다. 땅을 덜 보고 걸었다. 괜찮아질 것만 같았다. 얼마 안 가 상태가 다시 안좋아졌다. 지금의 나라는 사람의 역사는 약 먹은 것 이외에는 변한 게 없었다. 여전히 무능력했고 괴짜에 내향적이고 공감력 부족한 사람인 건 변하지 않았다. 약 먹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스스로가 살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니 나아지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들기 시작했다. 이보다 더 나쁠수 없을 것 같은 상태를 겪으니 한가지 변한 건 있었다. 갑자기 남들을 덜 신경쓰기 시작한거다. 어짜피 내 멘탈 상태는 최악이었고 숨쉬고 걸어다니는 걸로도 기운이 다 빠져 정말로 신경쓸 기운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세 달이 또 지나니 기운이 약간은 생겼다. 예전에는 무조건 말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을 텐데 바닥을 겪고나니 말하는 선택을 더 하게 됐다. 조금 낯설었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해서 스스로가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었다. 그게 독이 될 줄 몰랐다.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도 무슨 말이든 해야할 것 같아서 무슨 말이든 꺼냈고 많은 순간들을 그렇게 넘겼다. 말의 깊이가 얕아져 있었고 성의가 별로 담기지 않았다. 포장을 하는 방법만 잘 배운 것이다. 괴리감이 극심해졌다. 나는 이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안좋은 건 다 조합해놓은 사람이 된 것 같다. 촛점이 또 자꾸 흐려지고 머리가 멍해지는 횟수가 잦아진 걸 보니 또 안좋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역시 나는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못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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