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왜 이런 성격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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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왜 이런 성격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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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요즘 스트레스가 심해서 심장도 콕콕 찌르고, 잠못자는건 당연하고, 속쓰림도 아예 디폴트값이 돼버려서 이러다 제가 바스라질 것 같아 글쓰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쌓여온 문제인 만큼 글이 장문일 수 있는 점, 길어도 참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객관적으로 생각해봐도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범주를 넘어선다고 생각되는 증상들에 대해 정리해 보았어요.. 내가 아무리 타고난 기질이 예민하고 민감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스트레스받는게 정상인가 궁금해요. 🥲첫째로는, 간단하고 당연한 일에도 스스로를 의심합니다. - 친구랑 카톡을 하는 편한 상황에서도 맞춤법 이게 맞나? 이 상황에 이 단어를 쓰는게 맞나? 신경씁니다. 보통 드립친다고 표현하죠, 밈같은걸 쓰는 장난스러운 상황에서도 이 드립이 이런식으로 써도 되는건가? 하고 앉아있습니다ㅎ.. - 외출을 하면 문닫았던가? 고데기 껐나? 그래요 뭐 여기까진 다들 생각하는 부분이죠.. 그런데 일을 할때도 이렇게 처리하는거 맞나? 다시 여쭤봐야되나? 아 아니면 지적해주시겠지.. 그래도 지금 물어봐야되나? ... 작은 디테일을 두고도 혼자 내적 고민을 몇번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위의 모든 상황을 두고 저는 두번세번 심하면 네번까지 검색하고 확인하고.. 검색했을때 그게 맞아서 그대로 처리해놓고도 또다시 '혹시나''아니면어쩌지'하며 조금 불안해집니다. 🥲둘째로, 낯선일에 뛰어드는게 벅차고 막막합니다. 이부분은 제 감정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그냥 힘들어요. 이 또한 인간보편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는 그 정도를 넘어서서 가끔은 두렵고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낯선 장소에 갈 일이 생기거나, 내가 잘 모르는 일을 앞두고 있으면 극심한 스트레스가 밀려오고 평소에는 성실하고 꼼꼼한 사람이 발등에 불이떨어져 다 타버릴때까지 일을 미루게됩니다. 요즘 20대들 참 똑부러지잖아요. 자격증따고, 학원등록해서 다니고, 필요한 지원은 알아봐서 받아먹고. 제 친구들도 그래요 본인이 필요하고 원하면 일단 검색하고 찾아요. 근데 저는 그 검색하고 찾는걸 못해요. 이렇게 말로하면 ?? 싶죠. 그냥 하면되는거아냐? 하는 생각이 드실수도 있고요. 저도 텍스트로 보면 이게 문제거리가 되나 보여지는데 현실에서 제가 그러고 있네요. 그냥 여기저기 알아보면 되는 그 단순할지도 모르는 과정이 무슨 국토대장정 떠나는 마냥 엄청나보이고 멀어보이고 복잡해보여서 시작부터 울고싶은 기분이랄까요. 🥲셋째로는 체면을 차려요. 제가 볼땐 자존심이 엄청센데 자존감은 낮은 사람인거 같아요. - 만만해보이는게 너무 싫습니다. 기쎈 사람 앞에서 주눅드는 느낌도 싫구요. 워낙 얼굴이 애처럼 생겨서 예전부터 어딜가도 나이보다 훨씬 어린 대우를 받고는 했는데 그래서 그런걸까요. 사실 친절한건 좋은거잖아요. 특히 위처럼 낯선상황, 잘 모르는 일을 처리하러 갈때면 '내가 잘 모르니까' 더 공손하고 예의있게 태도가 갖춰지는데요, 그러고 나오면 내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 더 깎이고 낮아지는 느낌이 들고요. 특히 일처리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해서 중간에 버벅거리면서 물어보거나 상대방의 짜증스러운 반응을 받으면 더 심하구요. 꼭 무슨 싸움에서 지고 온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 몰라도, 궁금해도 잘 물어보질 못합니다. 의문이 들면 그 자리에서 바로 물어보고 바로잡아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머리에서 맴돌죠. 머뭇거리다 타이밍 놓쳐서 지나가면 그 질문은 제 마음속에 묻어두는거고요ㅋㅋ 근데 이게 업무를 볼때는 치명적이거든요.. 결국 또 일처리하면서 애매모호해지니까 '여쭤봐야하나?'를 고민하고 앉아있게 되니까요. 그때가면 스트레스가 두 배 필요한 용기도 두 배ㅋㅋㄱ규ㅜㅠㅜ 🥲마지막으로, 사람을 굉장히 의식합니다. 길거리 지나가는 사람도 다 신경쓰여요. 무슨 대인기피도 아니고.. 원래 사람많은 곳 싫어하고, 그런데 다녀오면 기가 쉽게 빨리는 편인데, 그래서 이런건가? 싶기도 해요. 표현해드리자면 뭐랄까... 게임에서 그런거 있잖아요 오른쪽에 작게 내 위치, 다가오는 다른 플레이어나 적들의 위치가 초록색 점으로 표시되어 실시간으로 움직이며 보여지는거요. 딱 그런 느낌이라 생각하심 될거같아요. 그냥 길을 지나가는게 아니라 다가오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존재가 의식된다고 해야하나.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걷는 것 같아요. 제 습관중 하나가 앞만 보는거예요. 내 갈길만 보고 내 할 일만 초점이 맞춰져요. 길 지나가다가 누가 바로옆에서 인사해도 모릅니다. 못보고 못들어요. 당연히 방금 지나간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뭘 입었는지도 알지 못하구요. 그정도로 주변시야를 차단하고 사는 사람인데.. 이것도 어쩌면 사람들에게 뺏기는 에너지를 막기 위해 제 스스로 만들어낸 방어의 방식인건가? 돌아보게 되네요. 다행히 지금은 좀 덜하긴 합니다. 이런 제 모습이 어떻게 보이세요? 저는 왜 이런 성격을 갖게 되었을까요. 정말 궁금해요 대체 무난하고 탈없던 지난 시간들에 뭐 어떤 문제가 있었길래 이런 사람으로 자란건가, 하구요. 워낙 완벽주의적인 모습도 있고 자존감도 낮아서 제가 저를 분석해봤을 땐 결국, 남들한테 보여지는 모습에 신경쓰느라 틀리고 실패하고 망신당하는게 두려운가보다 정도로밖엔 모르겠어요. 내가 멍청하게 여겨지고, 그렇게 보여지는 순간이 수치스럽고 죽기보다 싫은가봐요.. 어릴때랑 연결지어보고자 떠올리면 유독 그런 일들이 많긴 했어요. 막막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에 덩그러니 놓여지는. 누군지도 모르는 친구가 집에 가는 제 눈에 모래를 뿌리고 도망가서 앞이 깜깜해졌던 기억이라던가, 비오는날 우산이 고장나서 접히지 않는 바람에 교실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현관에서 혼자 쩔쩔매던 기억이라던가 등등? 그럴때마다 혼자 이겨내고 방법을 찾기보단 울고 누군가가 도와주고 아니면 도망치고. 했던거같네요. 어머니는 말을 하지 않는 저에게 좋고싫음을 얘기해라, 표현해야한다 하셨고 아버지는 싫은 일에 투정부리고 눈물부터 나오는 저의 표현방식을 엄하게 혼내셔서 자주 부딪혔죠. 그런 과정속에서 제가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잃고 감정과 판단에 확신이 없이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된 걸까 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어디까지나 저의 추측, 제멋대로의 해석이기 때문에 억지로 연관짓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그정도로 저는 '내가 왜?'에 대한 답을 찾고싶으니까요. 이게 단순히 타고난 성향이 예민하네요, 성격이 소심해서 그런가봐요-로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인가요? 일상에 너무 큰 지장이라 저는 꼭 짚고 해결해야만 한다고 느껴져요. 말로 하면 생각이 꼬이고, 하려던 말들이 누락되는 탓에 상담요청을 하지 못하고 이렇게 글로 정리해 남기는데요 너무 길어서 누가 읽기나 할까 싶기는 하네요ㅎㅎ 아무튼 긴 고민 시간들여 함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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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eon
· 3년 전
사연이 많으시군요... 이 중 몇 개는 저한테도 있던 일이여서 진짜로 공감하면서 봤어요. 비슷한 처지이니만큼 더 응원해드리고 싶네요... 고민들을 잠시나마 잊으시고 편안한 시간 보내시면 좋겠어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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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Uneon 너무 긴글이죠.. ㅋㅋㄱㅜㅠ 성격적인 부분이 고민이면 아무래도 긴 시간 달고 살아온 모습인 만큼 글도 길어질 수밖에 없는거같아요.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