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친구관계가 대체 뭐예요?
비공개·3년 전
가스라이팅을 당했었어요. 너무 사랑했던 친구였는데 살면서 가장 행복한 관계였고 동시에 하루하루가 지옥인 관계였어요.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서 6개월 만에 벗어났는데 그후로 2년이 지나도록 후유증이 있어요.
집착도 후유증인지 모르겠어요. 그후로 만난 새로운 친구와 처음에는 장난도 잘 치고 서로 잘 지냈어요. 근데 1년 후에 그 친구가 성격 차이로 저에게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서 집착이 생겼어요. sns 좋아요 하나에 집착하고 sns 스토리 하나에 의미부여하고 왜 내가 아픈 티를 내는데 말을 안 걸지? 이런 생각하고. 내가 그동안 해준 게 얼마인데 나를 밀어낼 수가 있나 이런 생각까지 했어요. 그 친구가 뭔가 힘든 일 있어보이면 제가 먼저 찾아가서 괜찮냐 물어보고 무슨 일 있냐 물어보고, 그런데 그 친구는 오히려 그런 방식이 부담스러웠나봐요.
최근에 공황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서 혼자 아프다보니 특히 집착이 심해졌는데, 오늘 그 친구랑 대화를 했어요. 나는 아픈 사람이라고, 그래서 너한테 집착이 있었다고. 제가 아프다는 얘기를 살면서 처음으로 누군가한테 말했어요. 조금 힘든 일도 절대 말 안 하는 성격이라서 처음으로 정말 힘든 일을 이야기한 거라 약간의 기대감과 당연히 그 친구가 이해해줄 것이라는 오만함이 있었어요. 멀어진 관계를 다시 돌려서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얘기까지 해버렸고요.
그런데 그 친구는 가스라이팅 후유증도 그로 인한 집착도 다 이해는 하지만 저와 더 가까운 사이이고 싶지는 않다고, 오히려 조금 더 거리를 뒀으면 좋겠다고 말하더라고요. 본인도 지금 현실이 바빠서 들어줄 여유가 없다고, 집착이 부담이 되고 지친다고.
이해해요. 이해하는데 너무 속상해서 미칠 것 같아요. 나한테 먼저 와서 괜찮냐는 말 하나 한 적 없으면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는 생각도 솔직히 들어요. 대화 계기도 공황 증세를 말 안 하면 내가 죽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하려고 시작한 거였는데 밝은 분위기로 이야기가 흘러가서 그 친구가 나한테 서운했던 점만 계속 토로하고 제 이야기도 가볍게 흘러가고 말았어요. 그게 아쉬워서 거리두게 된 상황을 제대로 얘기해보고 싶었던 것 뿐인데 전부 다 말해준 게 후회되고 어떻게 해도 그 친구는 내가 좋아하는 만큼 날 좋아하지 않을 거란 사실도 괴롭고. 진지하게 다시 얘기를 꺼낸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나봐요. 제 얘기에 대한 답변도 없이 자기 입장 얘기하고 말더라고요.
원망 안 해요. 내가 이상한 게 맞으니까. 그냥 너무 괴로워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영원히 외로워 하면서 못이룰 집착이나 하면서 그렇게 살아가야 할까요. 이 집착 증세를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요. 혹시 애정결핍도 해당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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