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제 자존심이 너무 높은 것일까요?
처음 쓰는 글이라 글이 아주 깁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가족 카테고리에 넣어야 할지, 자아/성격 카테고리에 넣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결국 제 자아에 대한 질문으로 끝나기 때문에 자아 카테고리에 넣었습니다.
제가 생각을 잘 정리하지 못하여 이야기가 이리저리 정신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는 대학생 새내기 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즈음부터 집에서 멀리 떨어진 대학을 다니겠다고 친구들에게 말했었고, 실제로 본가에서 멀리 떨어진 대학에서 재학 중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부터 집에서 벗어나고 싶어졌던 배경은 이렇습니다.
그러니까, 제 부모님께서는 부러 비교하거나 그러시는 분들은 아니십니다. 비교하지 않고 싶으셨던 것일 수도 있고요. 그러나 가끔식은 불특정다수의 아이들에 대한 일반적인 비교는 들어온 것 같습니다.
그러한 것도 원인이지만, 저에게는 몇가지 원인이 더 있습니다. 아버지와 동생입니다.
저는 언제나 저보다 어린 동생에게 무시를 받고 살아왔습니다. 제 동생은 저와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자주 싸웠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동생의 성질이 그리 좋지는 않은 탓에, 폭언을 하고, 주먹과 발이 먼저 나가거나 물건을 집어던지는 일이 허다하였습니다. 어릴 때에는 제가 제 동생보다 힘이 세고 맷집이 좋았고, 실은 동생이 조금은 허약했던 탓에, 제가 반격을 하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일은 제 자신이 참아왔습니다. 제가 동생에게 해를 가한 일은 십 몇년 동안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아주 어릴 적부터 그래왔음에, 그것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어서 부모님께서도 동생을 통제하지 못하고, 동생의 힘과 멧집이 저보다 세지자, 저는 한동안 계속해서 불안하고 동생을 두려워하며 살았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그 방식이 더욱 교묘해져, 저에게는 폭언이나 비하발언등을 쏟아내며, 부모님께는 철이 든 것처럼 굴어서, 부모님께서 지난 일을 왜 계속 잊지못하냐고 저에게 계속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그 이후에 폭력은 어느정도 멈추었지만, 저는 계속해서 불안감에 시달리며 동생이 저를 못살게 군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지금은 동생과 멀리 떨어져 있게 되어 어느정도 돈독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그 집에 있는 동생을 동정하고 동생은 타지에서 고생하는 저를 조금 불쌍하게 여기게 되어 그런 것 같습니다. 이번 여름에 잠시 갈등을 또 빚었는데, 이번 겨울에 또 그럴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아버지 또한 두려워 했었습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아버지께서는 체벌을 내리셨습니다.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분께서는 거짓말에 극도로 분노하셔서 저와 제 동생이 몰래 게임을 하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할 때에 회초리로 발, 혹은 엉덩이를 때리셨었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미루고 게으르게 있거나, 멍을 때리거나 하시면 화를 내셨고, 초등학교 2학년 때에 처음으로 뺨을 맞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시기는 확실하지 않지만, 초등학교 4학년 쯤에 저에게 귤을 던지셨었고, 다행히 맞지는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중학교 1학년 즈음에 체벌이 멎었으나, 문제는 그때부터 화가 많아지셨습니다. 아마 체벌을 통해 화를 내시다가 체벌을 그만두시고, 다른 방법으로 화를 표출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께서는 저희가 핸드폰에 중독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셨는데, 아버지께서는 아이패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패드에는 게임이 있었고, 제 동생은 그 게임에 중독 수준으로 집착을 했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결국 제가 중학교 2학년일때에 아이패드를 부수셨습니다. 시간이 꽤나 지난 기억이기에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가물가물합니다. 그러나 아이패드를 부수실 때나 귤이 제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기억만큼은 확실하기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어쨋든, 아버지께서 그런 식으로 화를 많이 내기 시작하셨다는 것입니다. 저희에게 회초리가 아닌 다른 무언가, 집을 나가라거나, 혹은 무언가를 부수거나, 그런 식으로요.
저는 그래서 아버지와 동생 때문에 집안 내에서 불안을 느꼈습니다. 마치 집 안에 활화산이 두개가 있는 것 처럼요.
또한 저는 초등학교 때에 이사를 오며 따돌림을 겪은 탓에, 원래 사람들을 조금 무서워 했었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께서 별것은 아니었지만, 생각이 들리는 주인공에 관한 영화에 대해 말씀해주신 이후부터, 저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더욱 의식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증세가 점점 심해져, 중학교 3학년 때에 저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학원을 갈 때에나 길을 걸어갈 때에, 사람들이 없는 곳들로 다녔고, 큰 길을 걸어다니는 것마저 힘들었습니다. 학교에서는 다른 친한 친구들이 있었기에 괜찮았었지만, 친구들과 유난히 많이 붙어다녔었고요. 그러나 평범한 생활이 힘들어지고, 동생도 더욱 성질이 사나워지며 칼을 들고 위협하는 상황까지 오자, 저는 부모님께 정신상담을 받아야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원래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그것 때문에도 부모님과 깊은 갈등이 있어서, 그것과 관련하여 제가 진정으로 그림을 좋아하는건지, 혹은 이것이 일종의 회피인지 의심하시니, 이번에 상담을 받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상담을 받았습니다.
결과는 불안증이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약물치료와 상담을 병행하였는데, 증세는 전보다 나아졌으나, 약물의 효과가 너무 강한 탓인지, 긴장감이 전혀 없게 되었고, 성적이 하락세로 접어들었습니다. 결국 저의 잘못이지만, 저는 임의로 약 먹는 주기를 하루에서 이틀로 늘렸고, 상담은 한두어달 하다, 그만두어도 될 것 같다는 말에 두 개의 치료 모두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그때당시 자기방어라고 해야할지, 부정의 성향을 한번 띈 이후로, 그 분의 말을 믿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책 속의 인물 중 누군가에게 꽂히면, 저도 모르게 약간은 그 인물을 닮게 행동하는 것 같다고 말을 하였더니, 그것은 제가 일부러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라며, 제가 그것을 그만두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느정도는 맞는 말같기도 합니다. 어쨋든, 그 당시의 저는 그 말에 반감을 가졌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상담을 그만하게 되어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간 이후에는, 1학년 까지는 그리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단순히, 학업 스트레스와 가족 간의 갈등이 조금 있었습니다만, 1학년 후반까지는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제가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고 싶어한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것에 학업에 방해가 되기 시작하자, 아버지께서는 그것을 못마땅하게 보셨고, 몇번이나 저지하셨음에도 저는 계속해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그림을 업으로 삼는 데에는 굉장한 반감을 보이셨는데, 저 또한 어릴 적에는 업으로 삼을 생각이 없었으나, 고등학생이 되자, 업으로 삼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것만이 제가 열정적으로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그림이 취미입니다만, 어느 정도는 현실 도피의 의도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림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내고 제가 만들어내는 인물들을 삶을 그려내며 제 자신을 잊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후반에는 장래희망을 적어내야 하는데, 이것이 앞으로 생활기록부의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저는 그때에 웹툰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였으나, 부모님과 깊은 상담 끝에 방향을 틀어 그림을 그리지만, 또 부모님께서도 납득하실 수 있는 직업을 장래희망으로 선택하여 내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는 다른 생각을 하셨던 모양입니다. 같이 합의를 본 직업 대신, 아버지께서는 아버지가 종사하시는 직업군의, 그림을 그리는 직업을 계속해서 추천하셨습니다. 아마 그쪽의 전망이 밝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쪽의 소질이랄 것이 전혀 없었기에, 그 분야관련 성적은 저조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저는 원래도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계속해서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께서는 저의 썩어빠진 정신상태를 탓하시며, 상처가 되는 말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 예를 들자면, 아주 가끔씩 다른 집 애들은 안 이런다면서 불특정다수에 대한 비교를 하실 때가 있었는데, 기억에 남는 말은, 다른 애들한테 이렇게 학원을 보내면 2등급은 받아온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바보, 멍청이 등은 사실 그리 큰 욕설이 아니지만, 평소에 욕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시는 분이셨는데 저에게 멍청이냐, 바보냐고 소리를 지르시니 상처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동생의 폭언과 폭력, 그리고 아버지의 말들과 행동들에, 저는 어느 순간부터 집보다 바깥이 더욱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저는 눈물이 원체 많은 편인데, 저는 아버지가 화를 내시면 눈물을 보였는데, 그러면 아버지는 눈물을 보이는 것은 무언가 억울하니 눈물을 보이는 것이라며, 제가 억울할 것이 뭐가 있냐며 화를 내시니, 악순환이 계속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집에 들어가는 것을 꺼려하기 시작했고, 저녁은 왠만하면 같이 먹는다는 저희 집 안의 방침도 어기며, 저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바깥을 선호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제가 밖에서 자거나, 가출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밖에서 자는 것은 부모님께서 불허하셨고, 가출하는 것은 아버지의 분노와 어머니의 실망이 두려워 그런 일은 절대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미래로 눈을 돌렸습니다.
대학을 본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게된다면, 가족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저는 언제나 친구들에게 절대로 이 곳의 대학을 다닐 생각이 없다고 말하고는 했습니다. 그 것은, 2학년 2학기에, 저는 아버지에 의해서 처음으로 피를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원래도 뺨은 몇번 맞아보았지만, 피를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저에게 볼펜을 던지셨고, 이마를 맞아 상처가 났었습니다. 상처 자체는 큰 것이 아니었지만, 저는 그 것에 큰 충격을 받고, 이전보다 더욱 큰 불안함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가 정말로 저를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저는 유서를 작성했었고, 그 유서의 내용은, 저는 결코 자살할 생각이 없으며, 단 한번도 자살을 생각한 적이 없고, 만약 제가 죽는 다면 그것은 사고사, 병사, 혹은 살인이라고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덧붙여 아버지와 동생을 원망하는 내용이었던것 같습니다. 지금은 그 유서는 찢어서 버린 상태입니다.
저는 멀리 떨어진 대학을 가겠다는 생각과, 제가 평소에 좋아했던 책이나 여러 소설들에 집착하며 점점 성적을 올렸습니다. 결국 저는 수시에 지원을 하여 멀리 떨어진 대학에 하나 합격했고, 지금은 그 대학을 다니고 있는 상태입니다.
저는 대학을 가는 그 순간까지도 계속해서 아버지와 갈등을 빚다 갔습니다. 1학기가 시작되었고, 저는 집에서 떨어져서인지 어느정도의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정신이 조금 더 건강해진 느낌을 받았고, 타지에서의 생활의 적응이 어려운 것과 학업에 관한 고민을 제외하고는 나름 만족했습니다. 그러나 성적이 나오고 저는 본가에 갔습니다. 가족들은 환영해주더군요. 3일 정도는 마지막 과제를 끝마치고 정신이 없어 과제 정리를 하고 자고를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3일이 지나자, 아버지께서는 방학은 학생이 노는 기간이 아니라, 자기 계발을 하는 기간이라며 자기계발을 권고하셨습니다. 그러나 솔직하게 고백을 하자면, 저는 그리 성공적인 자기계발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2달 동안 고작 성공한 것은 토익을 치고, 운동을 꾸준히 한 정도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아버지께서는 격노하셨지요. 제 학점은 3.7언저리였는데, 처음 성적이 나올 때에는 그래, 잘했다며 다음학기에는 더 올리면 된다라고 격려를 하셨습니다만, 방학이 끝날 때 즈음에는 밑바닥 성적을 받고 편안하냐며 화를 내시더군요. 좋게좋게 말해줬더니 쳐놀고 있냐면서요. 저도 제 성적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말씀을 하시니 반발심이 들더군요. 배신감이나. 제가 잘한 것은 없지만, 지금까지 말씀해주셨던 모든 격려의 말이 하나의 커다란 거짓말일까 의심스러워졌습니다. 칭찬이나, 격려나, 그 모든 것과 앞으로 하실 모든 말들에 저는 의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당연히 자녀에게 하는 말들의 많은 말들이 사탕발림이나 거짓도 있는 것을 알고는 있습니다만, 그것을 직접 증명당하는 것은 또 기분이 다르덥디다.
어찌되었든, 저는 2학기 시작 직전에, 아버지와 싸웠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학기가 시작했고요. 제가 다니는 과는 과 특성상 팀플레이가 많습니다. 그런데 좋지 못한 팀원과 팀 과제 2개를 이끌어가며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었습니다. 그때 저는 교수님께 정신적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팀플레이가 끝나고 팀원 문제로 교수님과 면담을 하며 교수님께 조금의 집착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교수님을 정신적 지주로 삼게 된 것 같습니다. 이런 짓은 별로 좋지 않지만, 저는 그때 절박했고, 팀원 때문에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중간고사가 끝나고, 저는 잠시 본가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거기에서 저는 제가 왜 어머니 아버지를 보며 열등감을 느꼈고, 오를 수 없는 거대한 산이라고 느꼈는지 깨달았습니다.
저희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가방끈이 꽤 긴 편이십니다. 제가 감히 범접할수 없을 정도로요. 그래서 저는 원래도 위축되어 있었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그 길에서 점점 어긋난다는 것을 보며 더욱 위축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부모님과 다른 분야로 가서, 그 곳에서 성적이 좋든 좋지 않던, 저는 숨통이 트였었습니다. 그리고 아예 타인인 교수님을 정신적 지주로 삼게 되었고요. 저는 새로운 목표를 찾으며 일종의 각성을 하게 되었던것 같습니다. 저는 부모님께 여러가지를 털어놓았고, 과거는 잊겠다며, 앞으로의 목표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이대로 계속 잘 되었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전공 과제를 다른 학우들보다 뒤쳐진 결과를 내놓았고, 그 동안 여러번 우울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과제가 끝나고 마지막 전공과제가 남은 지금, 저는 갑작스러운 우울과 의심상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새로 친해진 친구가 혹시 모종의 이유로 저와 억지로 친해진 것이 아닌지, 그리고 제가 과연 이 학과에 재능이 있는 것인지 등입니다. 원래 저는 간간히 우울에 빠지고는 했습니다만, 그것은 그저 과제가 힘들어서, 혹은 팀원과의 갈등에 의한 정신이 지친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과제 마감 상태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런 우울이 체감상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은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자주 우울에 빠지다 보니, 혹시 저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러니까, 제가 애초에 안될 사람이 아닌지, 이렇게 아등바등 해도 결국 실패할 인생이 아닌지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우울 상태에 빠질 때마다, 그리고 대학 입학전의 고등학생 시절부터 계속해서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만, 부모님의 은근한 반대와 여러 사정이 겹쳐 상담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우울해질 때면,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이 우울은 이틀에서 삼일 정도 가니 미칠 지경입니다.
그런데 또 이런 생각이 계속해서 듭니다. 이렇게 상담을 받고 싶어하는 것도 실은 저의 탓인데 남에게 계속해서, 가족에게 계속해서 책임을 돌리고 싶은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와 동생은 계속해서 제가 방어기제가 너무 높아서 어떤 의견도 수용하지 않는다고, 방어기제를 조금 낮추라고 계속해서 말을 해왔고, 저는 제 생각에는 부던히 노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아버지나 동생의 말에는 꼭 가시를 세우고 수용하려 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언제나 끝없는 자기 성찰이 중요하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기능을 다하고, 비판을 수용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집에서 벗어나면 모든 것이 괜찮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께서 이번 여름방학 때에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저는 자신감은 낮은데, 자존심이 너무 세서 아무것도 수용하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정말로 그게 제 문제일까요? 제 자존심이 너무 높은 걸까요? 정말로 그렇다면, 어떻게든 자존심을 낮추거나 하여 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가족말을 들으면 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도 드실 수 있겠지만, 어째서인지 제가 가족들의 말로는 도저히 수긍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을까 생각해봤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여 부담을 줄 수가 없습니다. 익명의 누군가의 사연을 읽는 것과, 지인의 사연을 듣는 것은 그 책임감이나 부담의 무게가 다르니까요. 친척 중 한 분에게 일부나마 털어놓기는 했지만, 그 분께 더는 털어놓기엔 부담을 드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에라도 처음으로 털어놓아 봅니다.
제 자존심이 너무 높은 것일까요? 제가 문제인 걸까요? 정말 어떡해야 이렇게 계속 우울 상태에 빠지고, 이런 생각을 하며, 이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후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