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이 생겼을 때, 그 끝엔 항상 자괴감이 들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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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이 생겼을 때, 그 끝엔 항상 자괴감이 들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seri0us
·3년 전
오늘 아침에 부모님이 다투셨는데(원래는 거의 갈등 없는 화목한 집) 그 과정에서 아빠는 요즘 일이 없어 힘들다는 것, 엄마는 요즘 외롭고 인생이 재미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거의 처음으로 엄마아빠가 각자의 힘든 마음을 꺼내 갈등이 일어났는데, 저는 그 두 마음이 이해가면서도 제가 해결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슬퍼하는 중에 친구에게 연락해볼까 했는데 내 말을 들어줄 여유가 있을까, 괜히 찡얼거리는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혼자 삭히다가 내가 지금 슬퍼하는 이 순간이 평소에 가정환경이 좋지 않은 사람의 입장에선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작은 것 갖고 울고 힘들어하는 저 자신이 ***같고 멘탈이 약한 것 같다고 생각하다 마지막엔 아빠가 일이 없는게, 엄마가 힘든게 나를 낳아 기르느라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냥 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오늘만 이런게 아니라, 습관적으로 어떤 슬픈 혹은 힘든 일이 있을 때 제 자신을 몰아붙이고 결론적으로 자괴감이 들게 하는 것 같아서 이런 과정에 대해, 그리고 이것에 대해 글을 써봤습니다. 긴 글이긴 하지만 혹시나 도움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올려봅니다.. 몹시 싫어하는 사람의 앞날에 항상 불행이 가득하길 빌며 부두 인형에 바늘을 꽂는 저주자처럼 나는 나를 형상화한 인형에 온갖 뾰족한 것들을 찔러 넣는다. 그렇게 내가 인형을 쑤실 때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 된다. 과정은 이렇다. 1. 나는 내가 느끼는 슬픔이나 외로움, 고독감 등 하여튼 온갖 행복하지 않은 상황과 감정을 분석하고 그 원인을 추적한다. 그냥 그 자체로 슬퍼하거나 고통스러워하면 될 것을, 쓸데없이 그 슬픔과 고통의 원인을 추적해간다. 추적하는 이유도, 원인을 찾아낸 다음 해결할 방법도 명확하지 않다. 2. 내 불행에 ‘비교’를 끼얹는다. 내가 느끼는 불행, 슬픔, 외로움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내 편협한 사고에서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을 생각하며 ‘나는 그다지 불행한 게 아니니 불행할 필요가 없다’고 되뇐다. 더 큰 문제는 이 이후에 벌어진다. 3. 더 불행한 사람도 있는데 이 정도의 슬픔 가지고 무너져내리는 나를 자책한다. 멘탈이 약하다느니, 한심하다느니, 이렇게 연약해서 어떻게 살아가냐느니.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생각도 않는다. 누군가에겐 내 이 고민과 불행이 배부른 소리 이진 않을까, 슬픔은 나눌수록 곁에 있는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든다 등등의 때에 맞지 않는 이타적인 생각 때문이다. 내가 나를 한참 쑤시고 나서 내는 결론은 하나다. ‘아, 그냥 먼지처럼 사라져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면.’ 내가 어떤 상처를 입거나 힘든 순간을 맞닥뜨릴 때마다 이런 사고 과정을 반복한다. 해결되지도, 치유되지도 않는 무한의 불행 궤도 속에서 나는 전보다 더 불행해진다. 나는 이 불행을 끊고자 책도 읽어보고, 상담도 (고작 두 번) 받아봤다. 책과 상담은 잠깐의 깨달음을 주고 답답함을 해소시켜주지만, 근본적인 해결엔 아직까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 유전자의 문제인지, 내가 살아온 환경에서 내가 배운 처세술이 문제였는지 아무튼 지금까지도 나는 자책의 삶을 살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불행한 상황과 감정에, 그 때문에 만들어진 자괴감에 잠식되지 않는 법을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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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herbe02
· 3년 전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부모님의 인생에서 님이 태어났기 때문에 어른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살려고 애쓴다는 것이고 또 그것만큼 사람의 인생에서 가치있는 일도 드물다는겁니다.. 자기자식만큼 소중하고 의미있는건 없어요 그래서 부모님께서 간혹 지치실때가 있더라도 님이 계셔서 다시 일어설 수 있고 포기하지 않는 힘이 생깁니다 적어도 부모님께 나는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은 꼭 기억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