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앞에 나를 굽히지 않으려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외로움|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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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앞에 나를 굽히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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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유럽의 한 나라에서 유학중인 유학생입니다. 작년에 학사 졸업 후 석사와 알바를 병행하며 살다가 좋은 기회로 유럽중 다른 나라에 인턴쉽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인턴시작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보니 제가 알바하며 모았던 돈으로는 역부족인것 같아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학사에 있는 3년 가까이의 시간동안 저를 금전적으로 지원해주셨고 학사가 끝나갈 때 쯤, 어머니 사업 상황이 안좋아져서 이제 지원을 받지 않기로 하고 석사 1년동안 정말 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지금 이렇게 좋은 인턴도 찾아 뿌듯했는데 한편으로는 돈에 대한 걱정이 너무 들더라구요. 오죽하면 그렇게 인턴하려고 애썼는데도 ‘괜히 엄마아빠 돈들게 하지말고 그냥 가만히 있을까’ 이런 마음이 들었어요. 진짜 가난은 그렇게 대물림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도전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 같아서요. 그래도 전 그냥 가려고 해요, 도움 좀 받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가보려고 합니다. 아마 인턴하면서도 주말 알바같은 걸 찾아봐야겠죠. 문제는 이런 순간이 오면, 너무 사랑하는 엄마아빠지만 돈이 없어서 힘들어할 모습들이 생각나고 비교하면 안되는 거 알지만 다른 부모님들은 시간지나면서 잘 살아가는것같은데 왜 우리집은 계속 어려운 걸까 이런생각이 들어요. 전에 한국을 한달정도 놀러갔어요. 그런데 집에 방이 많지 않으니까, 제가 오랜만에 한국왔다는 사실이 엄마한테는 막 엄청 반길만한 게 아니라는게 느껴졌어요. 그때 제가 돈이 너무 없었는데 엄마가 한국 안올거니까 청약통장을 깨도 되지 않겠냐, 그때가서 한번에 넣으면 되니까. 라고 말씀하시고 저는 그 청약통장을 깨서 비행기를 샀어요. 별거아닌 금액인데… 솔직히 이 돈도 없구나 라는 생각에 좀 놀랬습니다. 오랜만에 한국을 가서 그런가 그 사이에 더 어려워진 집을 보는게 좀 힘들었어요. 또 엄마는 한국에 있지도 않는데 건강보험을 들 필요가 없다고 하시면서 제 건강보험을 해지하셨구요, 그게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그저 단지 딸의 건강보험을 없앨정도로 나한테 지금 줘야할 돈이 그정도의 돈마저 수중에 없구나. 우리집은 내 생각보다 더 힘들구나. 저는 그때서야 깨달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도 진짜 웃기죠. 그렇게 깨달아놓고 이기적으로 엄마한테 전화해서 도와줄 수 있냐고 물어본게. 그렇게 물어보면 안 도와줄 부모님이 어디있겠어요. 저는 한국에 마음 편히 가서 쉴 수 있는 곳이 없어요 이제. 예전에는 한국은 언제든지 돌*** 수 있는 나의 고향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갔던 그 곳에 제 자리는 없더라구요. 이제 저에게 한국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건, 정말 자리를 잡을 수 있을 때 갈 수 있게 되는 것 같았어요. 아 그리고요, 좀 슬프기도 한데, 저는 기쁜일이 생기면 부모님한테 말하는게 좀 망설여져요. 물론 말하긴 하지만, 기쁜일이라 축하해주다가도 제 도전에 바쳐야할 숫자를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요. 그런데 제가 그 숫자들의 총합에 반의 반도 못미치는 사람이면 어떡하죠 ? 제가 그들의 희생을 갚을 수 없다면요 ? 갚기 위해서 억지로 힘들게 노력해야한다면요 ? 저도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부모님의 도움을 받는 것이 마냥 감사한 일은 아니에요. 마음이 답답해요. 학자금 대출같은 걸 받고 싶어도 유학생대상은 없고, 원래 학교에서 인턴하면 나오는 장학금을 받으려고 한 거였는데, 월급이 아마 기준보다 조금 더 높아서 장학금도 못받겠죠. 또 새로운 곳은 집값이 어마무시하게 비싸구요. 젊은이들이 자리 한번 잡기가 너무 어렵네요. 답답한 마음에 글을 써볼 공간을 찾다 여기로 오게 되었어요. 상담을 받으려고 한 글이라기 보다는 그냥 이 마음을 적어내려보고 싶었습니다. 타지에 살면서 외로움을 이런식으로 표현했거든요. 긴 글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그냥 지나가시지 마시고 응원 한번씩 부탁드립니다. 자랑스럽다 멋있다 할 수있다 재밌겠다 등등 이런말이라도 들어야 제가 별생각안하고 곧 다가올 모험에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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