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이 최우선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는 친구관계와 가족관계에서 결핍을 겪으면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전부 너무 좋았어요. 모두에게 친절하고 싶고, 모두에게 잘해주고 싶고.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에 따라서 저의 개인적 선호나 친밀함과는 관계 없이 모두에게 그냥 기본적으로 의지가 되고 힘들 때 말이라도 걸어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주려고 노력했어요. 어쩌면 그 사람이 지금 예전의 나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서 그런 것도 있었구요.
근데 제가 이렇게 행동하면 행동할수록 저만 더 소모되고, 사람들은 저를 '***'로 보더라구요... 그냥 착한 애, 그래서 좀 함부로 대해도 되는 애. 그래서 저는 만만해지지 않기 위해서 무신경해지기로 했고, 더 이상 대가 없는 친절을 베풀지 않기로 했습니다. 얼마간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다 보니 그건 이제 좀 적응이 됐어요. 전부 저에게 소중한 사람은 아니었으니까, 그냥 제가 그만 하면 기브도 없고 테이크도 없는 관계가 되더라구요. 나름의 안정적인 관계가 된거죠.. 쌍방향 노관심, 노기브.
그런데 제게 소중하고 저에게 있어서 우선순위인 사람들이 저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 때는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제 가장 친하고 소중한 친구 두 명은 모두 스스로에게 있어 가족과 자기 자신이 가장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자존감도 높구요. 물론 저도 제가 소중하고 저희 가족이 소중하지만, 저는 그 친구들도 거의 가족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그 친구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한 친구는 시간 약속을 자주 깨고, 본인 의사에 따라서만 연락을 해요. 둘 모두 제가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연락이 없구요, 약속도 잡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연락을 잘 받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본인들의 최선이니 이해해달라고 말하더라구요.
물론 친구들의 입장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 친구들의 성향이 그러한데 제가 그걸 뭐 어떻게 하겠어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야지. 하지만 저와의 약속을 먼저 잡았을 때에도 부모님께서 저녁을 먹자거나 하는 연락이 오면 일방적으로 가야 한다, 미안하다고 하고 통보를 하고 약속을 깨기가 부지기수니 이제 슬슬 저도 지쳐갑니다. 하지만 제가 두 친구를 바꿀 수는 없으니 제가 바뀌어야 하겠죠? 어떻게 하면 저도 제 자신이 가장 소중해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