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보다 친구가 소중할 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장남|이혼|대학생]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가족보다 친구가 소중할 때
커피콩_레벨_아이콘eungy
·3년 전
안녕하세요. 31살 여자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께서 이혼을 하셨어요. 지금까지도 이혼사유에 대해서는 알지 못합니다. 전부터 이혼이라는 단어는 일종의 금기어처럼 돼버렸거든요. 일과 시간 직장으로 자리를 비운 아버지 대신에 집에는 늘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소중한 장남이 이혼했다는 게 싫어서였을까요. 끊임없는 체벌과 폭언이 이어졌고, 지금은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그당시 아버지의 무관심은 저를 집 밖으로 나가게 했습니다. 운 좋게도 착하고 좋은 친구들을 만나 정말 함께 늦게까지 시간을 보내며 놀 뿐, 나쁜 행동은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어린시절 대부분을 친구들과 함께 보내며 성인이 되고 대학생이 되었을 무렵, 아버지가 조금 달라지셨었어요. 전에 없던 애정어린 말투와 표현들. 늘 기다려왔던 것들이라 좋았었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에게 받은 눈칫밥 때문인지 타인의 눈치를 정말 과하게 봅니다.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했던 설거지, 빨래, 제사준비 등.. 다른 형제가 있었지만 저뿐이었어요. 그런 습관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제사 음식 준비, 김장 등 집안 대소사에 동원되어 함께 준비를 합니다. 표면적으로는 평온해요. 고모, 사촌과의 관계도 좋아요. 제가 주도해서 가족 모임을 갖기도 합니다. 이게 문제였는지, 어느 순간부터 심리적으로 저에게 기대려는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냉정할수도 있겠지만, 아버지가 필요했던 어린시절에는 날 방치하더니 이제 와서 사이 좀 좋아지니까 저를 대하는 변화된 행동이.. 그다지 기쁘지만은 않더군요. 아무것도 몰랐던 어릴 때, 울고불며 엄마에게 가고 싶다고 해도 따뜻한 한마디 해주지 않았어요. 지금은 이런저런 힘든 일들, 가족 문제를 다 저에게 말씀하려고 하세요. 이게 심리적으로 많이 부담이 됩니다. 제가 힘들 때 함께 있어줬던 건 학창시절 친구들이었고, 지금은 친구 이상의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형제들과는 같은 아픔을 겪었다는 심리적인 동질감 때문인지 가깝게 느껴지고 서로 연락도 자주 주고 받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젊었을 때 진 빚으로 재산도 거의 없으세요. 이런 심리적인 의존이 경제적으로까지 옮겨갈까 두렵기도 합니다. 저는 일을 시작한 이후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을 했고, 여유가 없음에도 빚을 내며 혼자 살 아파트도 마련했어요. 그런데 이제 그 아파트에서 아버지를 모시고 살게 될까봐 무섭기까지 합니다. 전 싫거든요. 제가 너무 안 좋은 쪽으로만 생각할까요? 3남매 중 둘째라 사실 첫째인 언니와 막내 남동생 사랑에 밀리기도 하고.. 커오면서 사랑도 많이 못 받았던 것 같아요. 이제와서 저러시는 아버지가 사실 좀 많이 버겁네요. 어렴풋이 짐작하기로는 이혼사유가 어머니의 외도인 것 같습니다. 괴팍한 시어머니와 무관심한 남편 사이에서 많이 힘들고 외로웠을 것 같다고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삼남매를 두고 도망치듯 집을 나간 엄마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연락을 차단하고 끊은지는 5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안계시면 공식적으로 고아가 됩니다. 이런저런 생각에 머리도 아프고 많이 힘드네요...
우울스트레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1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blueQ
· 3년 전
마음이 그런 것을 어떻게 하겠어요.. 부모는 필연적인 존재지만, 좋은 부모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어릴 적의 나를 지탱해주지 않았던 아버지가 이제는 나에게 기대려한다면 저도 반발감이 생길 듯합니다. '효'는 자신이 하고 싶으면 선택하는 것이지 절대적 가치가 아닙니다. 스톡홀름 신드롬에 붙잡히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