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서른살 엄마입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왕따|폭력|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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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서른살 엄마입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haibara91
·3년 전
땡땡이 한번 못해보고 부모말을 안들으면 큰일나는 줄만 알고 살았었던 10대 시절. 인간관계도 어렵고 연애도 어렵고 자존감이 바닥에 있던 20대 시절. 그런 나의 답답했던 인생에 나타나 처음으로 제가 좋다고 끊임없이 구애하던 9살 많은 남자와 3개월 연애만에 아이가 먼저 찾아오게 되어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사람과 함께면 모든 다 해낼수 있을 것 같았고. 애기 키우는 일도 별일 아닐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단순했고 아무것도 몰랐었습니다. 짧은 연애후 결혼하다보니 저랑 맞는부분이 아무것도 없었고. 돈이없으면 아무것도 할수있는게 없다는 걸 알게 되었고. 감성적이고 이상적인 저에 비해 지극히 개인주의에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인 것도 살아보니 부딪히고/ 가부장적인 태도로 일관되게 대하는 남편과 자주 다투게 되었습니다. 특히 제가 여자로서 느끼고 싶은 모든걸 포기하게 해준 남편의 생각없이 내뱉는 말과 행동으로 점점 저도 변하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말을 하기 전에는 별로 이쁘지 않았었습니다. 모성애라는건 없다고 느낄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점점 애정이 생기긴 하더라고요. 지금은 당연히 아이가 제일 이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는 아이보다 항상 제가 먼저입니다. 아이가 1-2살쯤엔 울고 있어도 나갈때마다 화장을 하면서 제 치장하느라 바빴고 안아준 기억도 별로 없습니다. 아이가 3-4살쯤엔 밤에 자지 않으면 화부터 내면서 나가지 말라고 흐느끼는 아이 얼굴을 보고도 들은척도 안하고 밖으로 나가서 친구와 수다떨러 나가서 새벽에 들어오곤 했습니다 6살 다 크지도 않은 어린애한텐 "엄마 힘들어"하며 해야될 말 구분못하고 폭력적이고 위협적인 언사로 상처주고는 이내 다시 미안하다고 급하게 사과하는 말도 안되는 엄마를 아이는 애기같지 않게 괜찮다고 다독여줍니다. 모질게 군 저를 그래도 엄마라고 항상 저만 찾고 제일 좋다고 이뻐해줍니다. 그런데도 저는 제 행복이 먼저입니다. 오늘 일이 있었습니다. 누군가 제 얘길 들어주면 좋을 것 같아서 여기다 글을 끄적여봅니다. 제가 아이를 맡길 일이 생기면 친정엄마께 부탁하곤 하는데 토요일에 엄마께 부탁하고 멀리 사는 친구 집들이를 갔었습니다. 잘놀다가 새벽에 집에오고. 오늘 일요일에는 아이를 남편에게 부탁하고 기분전환 하고싶어서 갑자기 미용실을 간다고 하고 집에서 4시쯤에 나갔다가 염색하고 6시30분쯤에 들어왔습니다. 그러곤 밤 10시넘어서 친정엄마랑 전화로 대판 싸웠습니다. 이유는 그랬습니다. '내가 너 결혼할때 뭐라고 했냐, 어디 애엄마가 토요일날 그렇게 애기 맡기고 놀다왔으면 됐지 다음날 남편 오랜만에 쉰거고 셋이 충분히 시간 보낼수있는데 머리 미용실이 그렇게 중요했냐. 결혼을 했고 가정이 있으면 애가 우선이지 너는 왜 니생각만 하냐' 하시면서요 네 저도 지지않고 내가 먼저다 미용실가는게 중요했다. 엄마는 내생각은 안해주냐 하면서 또 소리를 빽하고 질렀습니다. 그러고 서로 끊었구요 저 아직도 나이만 먹었지 생각 어린거 맞습니다.. 그냥 좀 서럽습니다. 얼마전에 저랑 처음으로 술드시면서 인생 얘기하며 엄마 결혼생활 아빠 관련 얘기하면서 ' 나는 너가 나처럼 안살았으면 좋겠다. 정 안되겠으면 이혼하고 와라. 아이를 먼저 생각하는건 맞지만 너마음도 중요하다. 사랑없는 결혼생활 하지마라' 라고 말씀해주셔서 참 가슴 아리고 먹먹했었는데. 그냥 많은 생각이 듭니다.. 내가 정말 쓰레기인가 그렇게 잘못한건가 하구여.. 좋은 엄마 아닌거 맞지만 저딴엔 애기 미래를 위해 좋은 모습 보여주려고 애아빠한테도 이뻐만 해줘라 하고.. 싸우는 모습 보여주지 말자 하고. 니입으로 나한테 마음 떠났다고 했으니 여자로서 뭐 기대하는 것도 없다 그냥 애앞에서 엄마아빠 역할만 잘하라고 얘기도 했습니다. 각방쓴지도 이미 오래됐고요 남편은 현재 마을버스 기사로 취직한지 한달 반정도 됐는데 딱 두번 쉬었습니다. 출퇴근시간도 주기적으로 계속 바뀌구여. 그래서 저랑아이랑 함께 있는 시간이 많구요 그냥 모르는 사람들은 제가 혼자 애키우는 여자라고 보여질 정도이구여. 카톡 프로필에도 저랑 애기만 찍은 사진만 있구요. 돈없다며 셋이 가족여행 한번 가본적도 없습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힘이 듭니다 옆에서 할머니랑 싸우지 말라고 얘기하는 우리 아이도 안쓰럽구요 . 이와중에도 저는 왜 내맘은 아무도 몰라주지 하고 애처럼 투정부리고 있구요 저는 몸만 컸지 정말 아직도 10대 소녀 같아요 왕따당하던 시절 외로움 많이 타고 상처받던 그때 그시절에서 못벗어난거 같아여 이런 제가어떻게 좋은 엄마가 될지 아이는 어떨게 클지 너무 염려 됩니다.. 잠안오는 밤이네여 ㅠ 저한테는 육아도 인간관계도 다 벅차요 특히 오늘 더 그런마음이 드네요.
불안슬퍼힘들다속상해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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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02022p
· 3년 전
그냥 아직 엄마로서 준비가 안 되신게 아닐까 싶어요. 안 된게 아니라 못한거죠 준비를. 3개월 연애로 시작해서 아이가 여섯살이면 결혼생활을 더 길게 하신거네요. 아직 서른살이시니 더 꾸미고 싶고, 더 많은 것들도 하고 싶으실 나이잖아요. 당장 다른 서른살된 사람들 보면 다 제각각이죠. 아 내가 엄마가 되기엔 아직 많이 이른게 아니었을까? 정도만 생각하는건 어떨까요. 자책도 후회도 필요없어요. 딱 이정도만 혼자사는 30살과 내 아이와 함께하는 30살은 다르죠. 각자 가질 수 있는 것과 가질 수 없는 게 있을거에요. 이 때 중요한 것은, 없는 것에 대한 동경은 가진 것을 즐기지 못하게 합니다. 혼자살면 자유로움은 느끼지만, 가정이 주는 안정감은 느끼지 못하겠죠. 혼자살면 어머니로부터 모정애를 느낄 순 있지만, 내 아이에게 느끼게 해줄 순 없겠죠.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 만족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후회도 합니다. 아 내가 그때 결혼하고 가정을 꾸렸다면 저 만한 아이가 있었겠지.. 내가 혼자 살았더라면 내가 하고 싶은 거 다하며 여유롭게 지냈겠지.. 만족과 불만족의 차이는 가지지 못한 것에 빠져, 가진 것을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작성자님은 그렇게 혼자살길 원했던 사람들이 중년에 접어들어 가지길 원했던 삶을 살고 있기도 해요. 그러니 아이와 함께 하는 삶을 좀 더 즐겨보세요. 혼자사는 사람들은 엄두도 못낼 그런 즐거운 시간들을 만들어보세요. 이 세상에 누가 엄마를 두 번씩이나 한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작성자의 어머님께서도 작성자님께 한 번 뿐인 엄마이고, 작성자님도 한 아이의 한 번 뿐인 엄마입니다. 다들 배워가면서 엄마가 되어가는거죠. 그래도 지금 열심히 하고 계시잖아요. 너무 걱정하지마세요.( 아직도 자신이 10대 애처럼 느껴진다면, 아이는..늦둥이 막내 동생하나 생겼다고 해야하나요..ㅎㅎ) 아이를 굶기는 것도 아니고, 다만 함께하는 시간을, 애정을 조금 주는 건 괜찮아요. 원래 사랑은 빼는 것 보다 더 주는 게 쉬우니까요. 나중에 과보호네 애정과잉이네 하는 것보단 낫지요. 마찬가지로 결핍도 안되겠죠. 적당히가 가장 어렵겠지만, 아이를 그릇으로 보았을 때 그안에 작성자님의 사랑이 넘치진 않게,마르지 않게만 해주세요. 언젠간 아이가 1순위가 되는 순간이 올거에요. 그 때는 사실 엄마보다 아이가 더 좋아합니다. 왜냐면 아이에겐 엄마는 항상 1순위었으니까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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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9504
· 3년 전
아이를 생각해주세요. 결혼하고 애가 생기면 아이가 우선일수밖에 없어요. 아이가 많은 상처를 받았을것 같아요. 아이를 생각해주세요. 님은 선택을 했지만 아이는 아무선택없이 상처를 받는거 잖아요 지금 이시기 아이는 부모님사랑이 필요할거에요. 한번 다시 아이를 생각해주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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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ibara91 (글쓴이)
· 3년 전
@00202022p 저한테 누군가 이렇게 어른스럽게 대답해주신분이 처음이에요.. 제 탓만 하는것처럼 말씀 안해주셔서 감사해여.. 익명으로 글을 올리니까 이런느낌도 드네여. 모르는 분께 위로 받은 느낌이 듭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ㅜㅜ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관심있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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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ibara91 (글쓴이)
· 3년 전
@kbs9504 네 맞아요 저희 아이가 받은 상처에 비하면 저는 아무것도 아닌게 맞을거 같아요.. 힘내야죠 엄마니까요 관심있게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중하게 기억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