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뭔지 모르겠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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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뭔지 모르겠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cmbyn
·4년 전
어렸을 적 어머니께 가볍게 혼난 일이 있습니다. "엄마, 떫은 맛이 뭐야? 그럼 감칠 맛은 뭐야?" 어머니는 뭐긴 뭐야 하시며 제게 음식을 맛보게하셨고 저는 제가 맛본 음식이 가진 맛들 중 어느 맛이 어느 맛인지, 다른 사람들도 나와 정확히 같은 맛을 느끼는 것인지, 만약 이 맛이 신 맛이라면, 왜 누구는 좋아하고 누구는 싫어하는지 제가 가진 궁금증들을 일장 늘어놓았고, 그 답으로 밥상에서는 밥이나 먹으라는 말과 꿀밤 하나(?)를 먹었습니다. 지금 와서 고민하는 것이 저때의 고민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은 무엇이고, 다른 사람들도 이런 감정을 느낄까. 학창시절 저는 이성을 대상으로 성욕이나 소유욕을 품은 적이 없습니다. 초등학교때야 반에서 예닐곱명을 좋아했던 것도 같습니다만 그건 아마 미디어속 여러 캐릭터들을 좋아하는 수준의 감정이었을겁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동성애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성을 사랑하지 않으니, 동성을 사랑하겠거니 한겁니다. 동성친구들이 참 편했고, 때로는 멋져보였고, 닮고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난 후 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동성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웠던만큼, 이성친구와도 즐거운 경험들을 쌓았습니다. 결국 저는 제가 원하는 것이 딱 '친구사이'라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무성애자라는 딱지를 붙였습니다. 그래서 그냥, 친구들로 만족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냥 친구가 아니라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저의 친구들 덕분에 힘들고 지치는 세상에서 참 많이 웃고, 행복해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요즘들어 문득 혼자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혼자 살기 때문에, 그리고 친구들이 하나둘 떠나가기 때문일 겁니다. 문제는 이게 그냥 친구만 있으면 해소될 감정같다는 겁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할 필요를 아직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외로운 것인지 무료한 것인지 헷갈립니다. 가끔은 이런 제가 스스로 괴물같기도 하고, 또 어쩌면 저 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의심도 듭니다. 어쩌면 이 글도 애써 포장한 거짓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슨 답을 바라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냥 일단 적어보았습니다. 질서없고 무책임한 글을 읽어주셨다면 참 감사합니다. 당신의 모든 오늘이 좋은 날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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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byn (글쓴이)
· 4년 전
@loveyourself7 감사합니다. 그냥 나이가 들어가면서 혼자이기 싫다는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을 제 욕심에 희생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니 고민입니다. 저도 제 마음을 예의주시하는 버릇을 들여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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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say
· 4년 전
어느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주변이 다 결혼하고 혼자 안해 외로우려다가, 나중에 되면 많이들 돌아온대요 ㅋㅋㅋㅋ 그리고 결혼 안 한 더 어린 친구들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