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힘이 되어줬던 사람을 자꾸 피하게돼요
제가 과거에 크게 힘든 일을 겪었을 때, 제 이야기를 모두 들어주고 위로해주며 힘이 되어주었던 사람이 있습니다.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으며, 제가 평범한 삶을 되찾은 건 모두 그 분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은, 그 분을 만나러 가기가 두렵습니다. 가령 저는 우울할 때마다 듣고 위로받던 노래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 노래가 들리면 우울해집니다. 마찬가지로 그 분을 떠올리기만 해도 동시에 아팠던 기억이 되살아나요. 아이러니하게도 제게 가장 큰 위로가 되었던 사람이 이제는 저를 힘들게 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런 마음이 드는 것조차 죄송스럽고 언제까지 피할 수만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 분을 만나면 제가 무너져버릴까봐 겁납니다. 트라우마에서 거의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면 어쩌죠. 또 다시 그 속에 갇혀버리면 어떡하나요. 그 분이 미치도록 보고싶고 그립지만, 동시에 피하고 싶은 이 마음은 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