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하나 - 검은 잉크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마인드카페 네이버블로그 링크마인드카페 페이스북 링크마인드카페 유튜브 링크마인드카페 인스타그램 링크마인드카페 앱스토어마인드카페 플레이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앱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플레이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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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하나 - 검은 잉크
커피콩_레벨_아이콘laine7
·8일 전
나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럼에도 세상은 잘만 돌아갑니다. 새로 산 만년필에서 잉크가 흘렀다. 중지가 검은색 잉크로 물들었다. 매번 들고 다니던 몽블랑 펜을 잃어버리고 나서는 휴대용 만년필은 무조건 싼걸로 해야겠다는 생각이였지만. 새로산 만년필은 자꾸만 내 신경을 건들었다. "나름 괜찮은거 고른건데, 왜 이래?" 요즘따라 운이 좋지 않다. 길을 걷다가 은행을 밟지를 않나, 꼭 내가 타려는 엘리베이터만 이미 지나가는 중이질 않나. 버스를 간발의 차로 놓치질 않나. 이 펜까지도 내 불운을 증명하는듯 했다. 우선 화장실로 가서 손을 씻었다. 오늘만 몇번이나 손을 씻는지 모르겠다. 손이 따가울 지경이였다. 지워지지 않는 검은색 잉크가 마치 내 죄를 표현하는거 같아서 벅벅 손을 비누 거품으로 문질렀다. "...너무 자리를 오래비웠나." 아직 일과 시간이 한참이나 남았다. 이런거에 시간 낭비할 새가 없다. 나는 한숨을 쉬며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똑같은 하루. 똑같은 사람들. 전화. 문서. 보고. 요즘따라 안좋은 운과는 달리 사람들은 요즘 내가 보기 좋다고 한다. 예민하게 굴지 않고 사람이 친절해졌다고 했다. 예전보다 유도리가 생겼다며 상사에게 칭찬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만 해~ 아주 보기 좋아." 칭찬을 받아도 예전만큼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좋은게 좋은거라고. 일을 할 힘은 났다. '내가 뭔 짓을 했는지 알면 웃을수 없을텐데' 사람들은 모른다. 내가 무슨짓을 했는지. 가끔은 그들이 이상한건지, 내가 바뀐건지도 헷갈린다. 내가 죄를 속죄하기 위해 더 열심히 산 걸까? 아니면 그 사건이 나 자체를 바꿔버린것일까. '들킬일은 절대 없지만' 왜냐하면. '내가 죽인 사람은....바로 나니까.' 찾을수도 없게 토막내서 묻어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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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engle
· 7일 전
글 너무 좋네요! 마치 책을 읽었을때 집중하면 세상이 이입되는 상상이 되는 것처럼 이 단편소설도 집중도가 확 오르면서 마지막 독백에서 깔끔히 마무리 짓는게 정말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