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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체외진단 기업 6년 차 대리, 적성에 대한 깊은 고민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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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안녕하세요. 현재 체외진단 기업에서 B2B 기술지원(Tech Support)으로 4년 반째 일하고 있는 6년 차 대리입니다. 대학은 해외에서 졸업했습니다. 첫 2년은 인허가 관련 서류 지원 업무를 했고, 현재 하는 기술지원은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다가 이슈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파악해 재발을 방지하고 고객을 만족***는 업무입니다. 쉽게 말해 B2B 서비스센터와 비슷합니다. 의료기기와 바이오 지식이 다방면으로 결합되어야 하고, 논리적인 분석력과 이를 거래처에 명확하게 설명하는 솔루션 제공 능력이 핵심인 직무입니다. 4년 동안 이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은, 제가 어떤 현상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아주 깊은 디테일까지 파고들어 이해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원인의 밑바닥까지 깊게 파고들려고 하면 머리가 꼬여서 당황하기도 하고, 고객사나 거래처에 뚜렷하게 설명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다행히 첫 사수분은 제 이러한 성향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본인이 저를 키워보겠다며 큰 틀에서 맥락을 짚어주셨고, "디테일을 완벽하게 파고들지 못하더라도, 타 부서와 논의해서든 어떻게든 문제 해결만 해낼 수 있다면 그렇게 가자. 대신 우리의 강점인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대응하자"는 방향으로 저를 이끌어주셨습니다. 필요할 때는 직급에 상관없이 사원분들을 제 회의에 붙여서 내용 정리를 돕게 하기도 하셨고, 팀원들에게 제 업무 스타일을 잘 설명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적당히 안주하려 한 것은 아니었지만, 깊게 생각하려 하면 업무가 너무 더뎌지니 '고객이 기다리니 결론이라도 빠르게 내자'는 마인드로 쳐내며 일해왔습니다. 문제는 4년이 지난 후 사수가 바뀌고, 제 밑으로 후임도 생기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제는 연차상 단순히 문제를 쳐내는 것을 넘어 디테일까지 완벽히 이해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입니다. 새로 오신 사수분은 디테일을 굉장히 중요하게 챙기는 스타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놓치는 부분에 대해 지적을 하십니다. 악의가 없는 건 알지만, "대리급에 기술 업무 4년 차면 디테일도 잘 보고 후임도 가르쳐야 하는데, 현재 레벨은 사원 2~3년 차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는 피드백을 받으니 요즘 자신감이 많이 떨어집니다. '내가 여태껏 일해온 방식이 통째로 틀렸던 걸까?' 하는 생각에 심리적으로 위축도 됩니다. 답답한 마음에 팀장님과 면담을 했습니다. 팀장님께서는 "너의 인간관계 맺는 능력은 어디에 내놓아도 걱정 안 한다. 다만 기술적 이론이 조금 부족한 것 같아서, 너를 빨리 키워주려고 일부러 빡센 사수 밑에 붙인 거다. 힘들겠지만 이 시기를 넘겨 더 성장하면 자신감이 생길 거다. 지난 4년간 비즈니스 관계를 잘 유지하며 성장해 온 것도 큰 역량이니, 이론만 채우면 된다"며 위로해 주셨습니다. 전 사수분도 "디테일을 파고드는 것도 좋지만, 문제를 빠르게 밀어내는 것도 능력이다. 네 방식이 잘못된 게 아니다"라고 말씀해 주시긴 했습니다. 하지만 문득 시간이 더 흘렀을 때 내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회의감이 듭니다. 연차가 차면 제가 주도적으로 후임을 가르쳐야 하는데, 그때 가서도 누군가의 지원을 받아야 하고 육성에 어려움을 겪을까 봐 너무 걱정됩니다. 제 장점은 해외대 출신이라 영어에 익숙하다는 점, 그리고 사람을 케어하는 역량(고객 안부 묻기, 스몰톡, 니즈 파악, 빠른 피드백 등)이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업무차 해외 출장을 가서 현지인들과 스몰톡을 하고 소통하는 것에는 전혀 부담이 없습니다. 다만 기술적인 현상을 깊이 있게 분석하는 본질적인 업무가 너무 버겁습니다. 단순히 혼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내가 이 직무에서 혼나가며 버틴들 과연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추후 결혼도 하고 미래를 그려나가야 하는데 걱정이 앞섭니다. 그래서 지금은 직무 전환을 고민하며 마케팅 공부를 따로 하고 있습니다. 마케팅도 물론 힘들겠지만, 저는 현상을 분석하는 것보다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관계를 맺는 것을 훨씬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주변에서는 다들 잘할 거라고 응원해 주지만, 정말 제 옷이 아닌 업무를 붙잡고 있는 건 아닌지 마음이 복잡하네요. 인생 선배님들, 혹은 비슷한 고민을 하셨던 직장인 분들께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제가 이 직무에서 더 버티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하루라도 빨리 제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다른 업무(마케팅이나 해외영업 등)를 찾는 게 현명한 선택일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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