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괜찮을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폭력|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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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괜찮을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조용한코끼리
·17일 전
어릴 적에 학교폭력에 시달렸어요. 자해는 여러 번에 자살까지 많이 생각했고 정말 심했을 땐 머리맡에 자해 도구를 두고 잘 정도로 눈물을 안 흘리면서 잠에 드는 날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이젠 쥐어짜도 나올 눈물이 없을 지경에 이르니까 허무함이 온몸을 가득 채우더라고요. 한숨을 정말 많이 쉬었어요. 몸 하나 까딱하기도 정말 버겁고 웃을만한 상황에 웃는 것도 억지로 웃고 그냥 멍하니 벽만 바라보면서 앉아있는 날이 많았어요. 계속 그러다가 그다음엔 정말 천천히 나아졌어요. 여전히 우울했고 허무했고 죽고 싶었지만 계속 나아졌어요. 어릴 적 일이라 우울증인지 무기력인지 한편으론 알고 있었는데 뭐랄까 그땐 정신병이란 걸 가족한테 말하기 두려워서 아닌 것 같다고 자기합리화하며 혼자 버텼어요. 물론 부모님도 알고 계셨겠죠. 제가 자해 한 다음날 팔목에 있는 상처를 가리려고 파스를 붙이고 학교에 갔는데 자꾸 신경도 쓰이고 그게 접착력이 약해서 반쯤 떨어졌었거든요. 선생님이 그 모습을 보고 복도로 나가 부모님께 연락해 '어머니 ㅇㅇ이가 자해를 하는 것 같아요.'라고 담담히 말하던 목소리가 기억나요. 이상하게 무척 수치스러웠어요. 그날 저녁에 한여름에도 춥다며 긴팔을 입은 저를 이번은 넘어간다는 느낌으로 바라보던 엄마의 눈빛을 잊지 못해요. 그리고 몇 년이 지나고서 한창 사춘기가 심할 때 코로나가 유행하고 부모님과 종교 갈등이 있었어요. 정말 오랫동안 고민하고 혼자 앓으며 결국 말했을 때 거하게 맞았어요. 부모님은 신실한 기독교인이라서 모태신앙인 제가 이 무리에서 벗어난다는 게 믿기지가 않으셨던 거겠죠. 회초리 몇 대 맞던 차원이 아닌 정말 두드려 맞는 건 처음이었어요. 온몸에 멍이 들었고 그 상처들이 아직 아물지 않았을 때 그걸 본 친구와 블랙코미디처럼 돼지 두루치기 당했다며 웃었지만 한편으론 그 상처를 볼 때마다 억울하고 먹먹했어요. 물론 며칠이 지나고 사과하셨지만 맞은 기억이 그리 쉽게 사라지진 않죠. 아무튼 저는 전문인의 도움 없이 긴 세월을 약으로 이용해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의 게으른 모습이 어릴 적의 영향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나 절대 우울증일 적에 느끼던 감정이나 생각은 들지 않아요. 그냥 아무 생각 없다가 가끔 '아, 이렇게 살면 안 되는데.'하면서 남들 생각하는 데로 그렇게 살아가요. 근데 이게 잘 살아가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어딘가 고장 나서 문제가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은데... 근데 그리 문제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알람 없이 자면 12시간 이상은 거뜬히 자기도 하고. 괜찮은 거 맞을까요? 저 어떡하면 좋을까요?
정신건강자해우울증학교폭력가족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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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신용우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17일 전
지난 날들의 아픔 경험들에 대한 정서적 처리 작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학교폭력
#우울증
#자해
소개글
안녕하세요~! 심리상담사 신용우입니다.
사연 요약
어릴 적에 학교폭력과 자해 등의 어려움을 겪으셨고, 부모님과의 종교 갈등과 그로 인한 충돌을 겪으며 폭력과 정서적 억울함도 많이 경험하셨네요. 그러면서 이런 지난 아픔들의 경험을 소화하고 버텨오셨는데, 내가 괜찮은 게 맞는지 어떡하면 좋은지 고민이 생기신 것 같습니다.
원인 분석
마카님께서 과거 경험한 학교폭력과 선생님과 부모님의 대처와 반응, 그리고 가정 내 갈등이 정서적으로 충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상처로 남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이러한 경험들이 무기력감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해결방안
그동안 관계에서 왜 상대에게 맞춰 왔는지 그 이유에 대해 먼저 고민을 해보면 좋겠어요.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관계가 너무 중요해서, 혹은 갈등이 벌어지는 것이 싫어서 일수도 있죠. 그렇다면 그에 대한 이유도 있을 거에요. 화를 낼만한 상황에서도 화를 내지 않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우선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 나에게는 왜 어렵게 느껴졌을까요?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죠. 지금까지 마카님의 입을 막아왔던 것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보면 좋겠어요. 그래야 그것을 떼어낼 수 있으니까요. 거절을 하거나 분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마카님 뿐만 아니라 대부분 어렵게 느끼는 것 같아요. 저 역시도 그렇거든요. 특히나 화가 났을 때 이를 표현하기 어려운 것은 이 감정이 부정적으로만 느껴져서 그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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