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지 않은 우울증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불안|정신과]마인드카페 네이버블로그 링크마인드카페 페이스북 링크마인드카페 유튜브 링크마인드카페 인스타그램 링크마인드카페 앱스토어마인드카페 플레이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앱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플레이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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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하지 않은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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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몇 년 동안 정신과에 다니며 늘 들었던 건 우울장애와 불안장애였어요. 그땐 우울했던 것 같아요. 우울하다고 착각했던 것 같기도 해요. 불안이 커서 출근길에 주저앉기도 하고 문 하나를 들어서는 데 십수 분이 걸리기도 했어요.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우울하진 않은 것 같아요. 우울했던 느낌도 잘 기억나지 않아요. 매사에 불안은 여전히 커요. 그래서 일을 하는데 더 힘들고 오래 걸리지만 못 하지는 않아요. 특정한 상황, 사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기도 하지만 대개는 아무에게도, 아무 일에도 흥미가 생기지 않아요. 힘든 상황에 부닥치면 죽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먼저 올라오지만 죽지는 않아요. 하지만 언제고 죽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건 가장 힘들 때도 그나마 나을 때도 변하지 않은 마음이라, 그냥 멀지 않은 날에 예정된 일정처럼 무덤덤하게 느껴져요. 그 언젠가 여행을 예약하고 기다릴 때처럼 설레는 마음도, 어려운 시험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도 아니고, 그냥 별일 아닌 것 같아요. 그냥, 그러려니 하며 오늘을 살아요. 나서서 무언가를 하지 않을 뿐 해야 하는 일, 친목 모임 같은 걸 거절하지는 않아요. 가끔은 즐겁고, 대개는 지루하고 귀찮지만 그냥 잘 먹고 잘 웃고 잘 놀아요. 한 번씩 여행도 가고, 친하게 지냈던 직장 동료와 일 년에 두세 번 밥도 먹어요. 가끔 누군가의 말에 혹해서 하고 싶은 걸 찾아보기도 하고 시도해 보기도 하지만 사실 진심으로 하고 싶은 건 없는 것 같아요. 감사일기도 쓰고 생활 계획도 세우고 무언가 해보려고 늘 노력했지만 그게 제 욕구인지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몸부림인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아요. 아무런 의무도 책임도 없다고 한다면 그렇게 혼자 조용히 죽어가고 싶어요. 언급한 여러 가지가 우울증의 증상에 해당한다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확실하게, 우울한 건 아닌 것 같아요. '우울하진 않으니까 우울증은 아니야.'를 말하려는 건 아니에요. 오래 다닌 병원에서도, 저 나이까지 의사를 할 수 있구나 생각했을 만큼 연로하신 분도, 지역에서 소문난 유명 의사도 다 그렇게 말했으니까 아마 맞겠죠. 그런데 어쩌면 그건 제 문제 중에 일부이거나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인 게 아닐까요. 저는 다른 문제로 잘못되어, 이미, 틀린 건 아닐까요. 그러니까 그렇게 몇 년 동안 약을 먹고 치료를 받아도 그 자리였던 게 아닐까요. 차라리 병적인 우울이 주 문제였다면 병원에 다니며 분명히 달라지는 게 있었을까요. 오랜 시간 좋아한 스트리머가 누가 봐도 우울에 빠진 듯한 모습을 보였을 때, 시청자들의 걱정스러운 말에 '그냥 노잼병'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유난히 불안정해 보이던 날 방송을 갑자기 꺼버리기도 했고, 공연 중에 울기도 했던 사람. 한참 어린 그에게 사실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했었는데 그때부터는 방송에 잘 들어가지 못했던 것 같아요. 언젠가 방송 중에, 덕분에 많은 위로를 받으며 버티고 있다고 했더니, "저 같은 거한테 위안을 받다니 선생님 인생도 어지간히 박살 나셨나 봅니다." 하는 말이 돌아왔어요. 웃자고 한 말일 수도 있지만 그날 뭔가 깨달은 것 같기도, 그에게서 저를 본 것 같기도 해요. 화려하고, 여유롭고, 가볍고, 드센 모습 뒤로 감춰진 그의 모습은 뭐였을까 생각했었어요. 누구나 그런 이면이 있다고 생각하면, 사실 제 문제도 대단치 않은 걸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제 문제는 환경이나 상황이 바뀌면 쉽게 나아질 수 있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때로는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고, 그렇게 만드는 상황도 있어요. 어떻게 될까요, 저는. 힘들다 힘들다 말하면서 이렇게 버티고 버티다가, 언젠가는 제가 바란 미래대로 될까요. 그게 제가 바란 미래는 맞을까요. 제 선택이기는 하겠죠. 집안에 불을 켜지 않고 지낸 지 굉장히 오래됐어요. 어차피 익숙한 공간이고, 어둡게 지내다 보면 그 어둠이 익숙해서 그냥 잘 지내요. 이제 어둡다는 생각도 거의 들지 않아요. 그러다 가끔 다른 사람이 오면 이 환경에 놀라곤 해요. 어쩌면 제 우울도 그런 걸까요. 너무 익숙해서 저만 모르고 사는 걸까요. 우울하지 않은 아침. 저는 우울한 게 맞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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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신용우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2년 전
심리검사라는 도구를 통해서 내 마음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떠실까요?
#우울장애
#불안장애
소개글
안녕하세요~! 심리상담사 신용우입니다.
사연 요약
병원에서 우울장애, 불안장애 진단을 받으셨던 적이 있고 몇 년간 정신과 치료도 받았는데, 내가 정말 우울한 게 맞나 어느 순간부터 의구심이 드시기 시작하신 것 같습니다.
원인 분석
우울증의 핵심 증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의견이 조금 나뉩니다. 어떤 학자들은 우울감이 핵심이다, 다른 사람들은 흥미, 욕구, 즐거움 등과 같이 긍정정서의 결여가 핵심이다, 또 다른 사람들은 낮아진 자존감이 핵심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카님이 우울감을 많이 느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긍정정서, 욕구, 그리고 피로감 등을 많이 겪으신다면 그것도 우울증의 증상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울한 감정이 너무 오래되다보면 익숙해져서 우울한 느낌과 우울하지 않는 느낌이 잘 구분되지 않을 수가 있고, 또 우울성 성격을 지니신 분들도 있습니다.
해결방안
그동안 관계에서 왜 상대에게 맞춰 왔는지 그 이유에 대해 먼저 고민을 해보면 좋겠어요.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관계가 너무 중요해서, 혹은 갈등이 벌어지는 것이 싫어서 일수도 있죠. 그렇다면 그에 대한 이유도 있을 거에요. 화를 낼만한 상황에서도 화를 내지 않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우선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 나에게는 왜 어렵게 느껴졌을까요?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죠. 지금까지 마카님의 입을 막아왔던 것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보면 좋겠어요. 그래야 그것을 떼어낼 수 있으니까요. 거절을 하거나 분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마카님 뿐만 아니라 대부분 어렵게 느끼는 것 같아요. 저 역시도 그렇거든요. 특히나 화가 났을 때 이를 표현하기 어려운 것은 이 감정이 부정적으로만 느껴져서 그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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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oteless
· 2년 전
인상 깊네요. "저 같은 사람한테서 위안을 받다니 선생님 인생도 어지간히 박살나셨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