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위태로운 거 같아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스트레스|산부인과]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너무 위태로운 거 같아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bingbing19
·3년 전
1년도 더 넘게 전 알바 사장님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자세한 건 여기에 말씀드릴 수 없지만 준강간을 당하게 되었어요. 집에 돌아오고 난 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이게 무슨 일인지 파악하는데도 시간이 걸렸고 아무렇지 않게 저를 대하는 사장님때문에 이게 큰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다음 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러한 일이 있었다고 담담하게 말하고 친구가 너 괜찮아? 라고 묻는 물음에 눈물이 터져나왔어요. 나 스스로에게 괜찮냐는 질문을 하지 않았거든요. 나 안괜찮다고 어떻게 해야하냐고 우는 나를 친구는 달래며 일단 경찰에 신고하자고 그냥 넘길 일이 아니라고 말해줬어요. 친구의 말에 정신차리고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되었고 이 일이 2020년 초 겨울에 생긴 일이 지금까지 저를 괴롭힐지 그 때는 상상도 못했어요. 친구와의 통화 후 저녁에 경찰서와 통화 후 진술을 한 뒤 집으로 돌아왔고 아무 대가 없이 저에게 도움을 주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했어요. 경찰서에서 병원에 가보라고 하셔서 그 다음날 대학병원 포함 산부인과 3곳을 찾았어요. 처음에는 제가 있던 동네에서 큰 종합병원에 가보았지만 그때 당시 코로나 때문에 방문이 어려웠어요. 결국 다음 날 집 근처 산부인과에 가서 방문목적? 적는 란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료를 받고싶다고 적었고 간호사 분들이 조금만 기다리시라고 해서 몇 분을 기다렸는데 돌아오는 답은 큰 대학병원 산부인과에 가보라는 말이었어요. 도저히 혼자는 못가겠어서 아는 언니에게 함께 가줄 수 있냐고 물었고 점심시간이 겹쳐 1시간의 대기 후에 대학병원 산부인과 접수를 할 수 있었어요 접수 후에도 꽤 많은 대기 끝에 데스크 직원 분이 무슨 일로 오셨냐고 물어보시고 저는 또 다시 성폭행 관련으로 왔다고 답했어요 성폭행 관련으로 왔다라는 말, 3번째 말하니까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 단어를 말하면서 그때 상황이 자꾸 떠올라서 너무 힘들었어요 대학병원 산부인과는 병원 내에 있는 해바라기 센터에 가보라고 하셨고 저는 이제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을 수 있을까하여 센터에 방문했고 센터에서는 진료는 산부인과에서 받으셔야 한다고 하셨어요 원점으로 돌아오니 너무 허탈하더라구요 결국 병원 방문은 하지 못했어요 심리적으로 상담이라도 받고 싶어서 인터넷 링크에 떠있는 성폭력 상담기관 3곳정도??에 전화를 해봤는데 코로나때문에 별 도움은 받을 수 없더라구요 결국 저는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채 경찰 쪽의 결과만 기다렸어요 그리고 경찰 측에서 온 연락은 가해자 측이 더 자세하게 상황진술을 했으니까 좀 더 자세한 진술을 해달라는 거였어요 저는 다시 한번 경찰서에 가서 같은 진술을 반복했고 떠올리고 싶지 않은 그 일을 상세하게 설명해야 했어요 제가 어느 방향에 누워있었는지 저항은 했는지 왜 거세게 저항하지 않았는지 왜 바로 뿌리치지 않았는지. 진술 후 사건은 검찰 측으로 넘어갔고 거짓말 탐지기, 검사 님께 한 번 더 진술 등 여러 번의 진술이 끝나고 법원으로 사건이 넘어갔다고 했어요. 2020년 여름, 저는 잠이 안오면 술을 마셨고 술을 마신 후에는 가위로 손목을 그었어요 다이어리를 꾸미는게 취미였던 저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예쁘게 다이어리를 꾸미고는 그 위에 내가 죽으면 그 사람이 벌 받을 수 있을까라는 말을 썼어요 밤에 집 옆 공사장에 설치된 크레인에서 뿜어져 나오는 밝은 빛을 바라보며 저 위에서 땅을 바라보면, 부지런하고 고요하지만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 내가 살고 싶어질까 생각했어요.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지만 나는 의지할 곳이 없었고 나는 나의 몸에게 상처를 줄 때마다 느끼는 고통으로 삶을 버텼어요 고통을 느낀다는 건 내가 아직 살고싶기 때문일거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그 사람 때문에 죽는 건 억울하기도 했구요 얼마 전 재판 결과가 나왔어요 그 사람이 받는 죄는 터무니없이 적더라구요 처음에는 억울해서 많이 울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게 더 이상 없기에 그 사람 인생에 빨간줄 그었으니 되었다 라고 생각했어요 그냥 1년 넘게 너덜너덜하게 찢겨 고생한 내 마음을 누군가에게 온전히 털어놓은 적이 없어서 두서없이 쓰게 되었어요 이 글을 읽고 저는 위로가 되는 말도 좋지만 저에게 조금이라도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분들에 의해 제 마음이 지지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밤이 늦었는데 다들 좋은 꿈 꾸시길.
불안공허해스트레스받아속상해우울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6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sonnnii
· 3년 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나이와 위치를 이용하는건 추악한 일이고 매장 당해야 맞지만 님은 항상 기억하고 있죠ㅜㅜ힘내세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tiill
· 3년 전
시간이 지나도 지울수없는 큰 상처이내요 저까지 보면사 울컥 했습니다 괜찮아요 힘내세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lEVVly
· 3년 전
여기에서라도 표현 해 줘서 고마워요 살아있어줘서 그리고 진실을 밝힌 용기가 그리고 그 크나큰 상처를 다이어리라는 자기만의 작은것에 담아내고 지워내기가 얼마나 힘겨웠을까요 그 마음 너무 예뻐요 꼭 희망놓지말고 살아줘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kayba237
· 3년 전
음...사실 전 아동성폭력 피해자에요 그땐 너무 어려서 너무 순수해서 성폭력인줄 몰랐었어요 그리고 잊고 살다가 1년이 지났을즘에 그 순간이 불현듯 꿈에 나오며 그일이 생생하게 기억나버렸고 전 미치게되었어요 시간도 많이 지난터라 신고해도 증거도 없고 그사람은 타지역에 가버렸고요 이걸 왜아냐면 친했던 어른이 그랬거든요 괴로웠어요 그냥 내가 존재한다는거에 살아숨쉬는게 끔찍했어요 그 순간이 기억나면 미친듯이 날뛰어요 미친듯이 씻어요 진짜로 우울증,대인기피증 같은것들이 시도때도없이 올라왔고 제 몸과 마음은 쓰레기도 못할만큼 망가져있더라구요..ㅎㅎ... 그랬어요....많이 힘들겠네요 나도 아파봐서 더욱 공감되네요 우리..힘들겠지만...같이 이겨내봅시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
GOODDAY11
· 3년 전
우리나라 법의 기준이 전국민이 아닌 고위계층에 유리하게 만들어져 있는것 같아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죽을만큼 힘들겠지만 살아주세요. 살다보면 진심으로 아껴주고 힘들땐 같이 견뎌주는 그런사람 만나 행복해지실거에요. 힘들땐 펑펑우세요. 삶을 포기하지 마세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blackwhite158
· 3년 전
저는 신고도 하지 못하였어요. 정말 멋있고 대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멘탈에 남은 트라우마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거에요. 그 외에는 님에게 변한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 나쁜 사람은 인생에 범죄 경력을 남기고 살아갈테니 님은 더 멋있게 살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