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할때마다 가족 꼽주는 아빠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진로|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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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할때마다 가족 꼽주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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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대인기피증이 생긴 작년 이후로 학교 외에는 절대 외출하지 않으려 했다. 외출이 귀찮았고 걷기가 싫었고 사람들이 무서웠고 내가 무기력했다. 아빠는 그런 나를 못마땅하게 여겼고, 나를 억지로라도 외출시키고자 했다. 억지로 외출당할 때 마다 배가 아프다고 하며 일찍 집에 들어오곤 했다. 배가 아픈건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로 긴장해서 배가 아플 뿐이었다. 이번 여름방학 역시 집에서만 머물 계획이었다. 그랬는데 내 진로와 관련된 학원을 찾게 되었다. 흔하게 있는 학원이 아니었기에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는 않았다. 나가는건 싫었지만 그곳으로 가는건 괜찮을 것 같았다. 거기를 꼭 신청하겠다고 결심하고 더 알아봤다. 문제는 비용, 일주일에 한번 하는데 자그마치 24만원이었다. 우리 집은 돈이 없어서 공부 학원도 못 보내주고 나 혼자 아득바득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왔다. 여기서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돈보다 꿈이 우선이라는 현실적이지 못한 말을 던지는 것도, 이미 90점대 중반으로 여기서 오르기 어려운 성적을 더 올리겠다는 소리히는 것도 의미가 없어 보였다. 그래도 엄마에게 이야기를 해보았고, 결국 오케이를 받아냈다. 단, 조건을 하나 달고. <방학동안 일주일에 3번 이상 외출하기> 이까짓거, 하... 하면하겠지...? 어제 처음으로 그 학원에 가보았다. 얼마만의 외출이라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기분이 좋았다. 옷도 마음에 들고 화장도 잘 먹었고 상담도 성공적이었고 그곳에 계시는 분들도 친절했다. 오랜만의 외출이 생각보다 기분이 좋아서 용기가 생겼다. 오늘 아버지께서 할머니댁에 가자고 이야기했다. 아니, 이건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일방적 명령이자 통보였다. 나는 어제도 별문제 없었는데 오늘이라고 그러겠어, 싶어서 바로 외출 준비를 했다. 그런데 아침부터 배가 살살 아파왔다. 엄마에게 이야기했는데 옆에서 아버지가 얘는 나갈때마다 배가 아프냐고 화를 냈다. 또 억지로 끌려나왔다. 할머니댁에 도착했다. 나는 배가 아파서 작은방에서 누워서 잤다. 동생이 아버지께서 통뼈찜을 점심으로 시켰다고 먹으라고 하며 깨우러 왔다. 배아파서 안 먹는다고 하니 뒤이어 들어온 아버지가 얘는 맨날 배가 아프다 한다면서, 핑계 좀 작작 대라고 소리쳤다. 결국 거실에 와서 배달 오기를 기다리며 앉아 있었다. 앉아 있는데 목이 말라서 혹시 물이 어디 있는지 할머니께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할머니께서 어디 있는지 얘기해 주시는게 아니라 물통과 컵을 바로 가져다 주셨다. 아버지가 나보고 니는 발이 없냐 손이 없냐, 니가 가져가지 왜 앉아만 있냐, 할머니도 얘 공주취급 하지 마라며 무지무지하게 꼽줬다. 나는 가려고 했는데 먼저 주셨다고 이야기했다. 배달이 늦길래 거실에 누워서 잠깐 눈붙이려고 했다. 그런데 또 쿠당탕, 우는 소리가 났다. 동생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것때문에 아빠가 작은 식탁쪽으로 동생을 밀었고, 동생이 식탁 모서리에 머리를 박았다. 배달 음식이 도착하고, 엄마가 가지러 나가셨다. 나도 뭐라도 해야될 것 같아서 음식이 놓이는 동안 수저를 놓았다. 엄마가 나름 내편든다고 아버지보고 니는 발이 없냐 손이 없냐고 똑같이 말해줬다. 그랬더니 아버지는 나를 쳐다보고는 비꼬려는 듯이 나는 하려고 했는데 먼저 되어있었다고 아까 전의 내 말을 따라했다. 나는 배가 고프지도 않고 아팠는데 할머니께서 나에게 밥을 고봉밥으로 퍼담아 주셨다. 배가 아파서 조금만 덜어달라고 했더니까 또 아빠가 배아프다는 소리 좀 작작하라고 어제만 해도 멀쩡히 그림그리고 폰하던 애가 나가서만 거짓말 한다고 말했다. 머리에 식탁 박은게 아파서 화장실에서 울고있던 동생이 거실로 와서 식탁에 앉았다. 동생이 뭘 먹지 않고 가만히 있으니 아버지께서 식탁 그건 니가 잘못했으니까 그런거고, 뭔 제사 지내냐고 빨리 퍼먹으라고 꼽줬다. 도무지 편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음식이 너무 역겹게 느껴져서 넘어가지 않았다. 분위기도 그렇고, 별로 좋아하는 음식도 아니어서 좀 남겼다. 아버지께서 잔소리하는 걸 뒤로하고 다시 작은방에 들어왔다. 마음같아선 교통카드도 챙겨왔겠다, 그걸로 버스타고 혼자 집 가버릴까 생각했다. 근데 난 대중교통과 사람 많은 상황에 놓이는 건 너무 무서워서, 아버지 차가 아니면 여기서 도망칠 방법도 없다. 아버지는 이런 내 마음병을 이해할 생각도 없어보인다. 걍 나를 ***, 겁쟁이로만 본다. 아버지가 너무 불편하다. 도무지 아버지와는 외출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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