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이혼했으면 좋겠어요. 아버지가 불쌍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불안|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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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이혼했으면 좋겠어요. 아버지가 불쌍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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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사람은 주체적으로 자기의 생각과 계획과 신념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부모님이 매번 싸우실 때마다 그냥 차라리 헤어져서 각자 자기의 삶을 행복하게 사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요. 책임감으로 지금까지 버티고 계시다면 자녀로써 더 죄송한 마음이 있거든요. 어머니 성격이 고집이 세시고 강요하고 제한하고 명령조의 성격이 강해요. 아버지는 자존심이 쎄기는 한데 지금껏 잘 맞춰서 살아오셨어요. 아버지는 현재 60대 후반이시고, 저는 20대 후반의 여자입니다. 제가 첫째이구요. 1년 전 아프시면서 일도 그만두시고, 집에 계시면서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시고 친구도 잘 안 만나시고 그러시더라구요. 가장이다 보니 자신이 책임지지 못한다는 부분에서 많이 자괴감이라고 해야하나 미안해 하시는 마음이 크시더라구요.. 몸이 아프시면서 약도 챙겨드셔야 하고, 운동도 하셔야 하고, 식습관도 잡혀야 하다보니까 어머니의 잔소리는 자연스럽게 나오기 시작했어요. 집에 계시면서 두 분이 붙어 계시는 시간이 많다보니 싸울 일도 더 많이 생기는 것 같긴 해요. 하지만 어머니 잔소리는 사람을 무시하기도 해요. 꼭 어머니는 잘 하고 계신 것처럼 말씀하시거든요. 상황을 아시면서도 돈을 벌어오라고 하신다거나. 아버지가 하려고 하는 건 다 안된다고 하셨어요. (저도 .. 그렇게 자랐구요.. ㅎ) 그런 부분에서 많이 싸우셨는데.. 얼마 전부터 아버지가 화도 안내시고 싸움도 안하시고 무기력해지셨어요. 식사도 잘 안하시고, TV를 켜고도 보지 않으시고 멍하니 초점 없이 계세요. 걸으실 때도 터덜터덜, 눈에 힘도 없으시고, 항상 졸려보여요. 지병이 있으신데 약도 잘 안 챙겨드시고 방 밖으로도 잘 안나오시고 방에만 계세요. 가족이 모두 알 정도로 그런 상태여서 한번은 제가 “아빠 그러다가 많이 아파서 빨리 가시면 어떡하려 그래~ 딸들 결혼하고 손주도 보시고 해야지!” 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아빠가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냥 때 되면 가는 거지.” 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날 저 혼자 방에서 엄청 울었어요. 도대체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 걸까.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도 갑자기 불안해지더라구요. 왜 우리는 포기하지 못했으면서 자기를 그렇게 포기할 수가 있을까요.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돈을 많이 벌어서 돈 걱정 안하게 하고 싶은데 그게 제 맘대로 되지가 않으니까요. 어머니와도 아버지의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 했으나 어머니도 나름대로 그렇게 하시는 이유가 있다고 말씀하시니 저도 할 말이 없더리구요. 근데 저는 아버지 성격을 많이 닮은 딸이라 엄마한테 그래도 이런 방법으로 하면 어떻냐 하여도 어머니는 아니라고 이게 맞다고 하시네요. 저보다 아버지를 더 오래 봤으니 엄마 말이 맞을 수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아버지가 왜 그렇게 무기력해졌을까 제 나름대로 생각한 건 가장이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 자신의 몸도 자신 맘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 자존심이 있으신 분이 딸들 앞에서 잔소리 들으면서 무시당하는 상황. 그런 게 지속돼서 그런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 한번은 아버지가 팔다리가 움직일 수 없어 넘어지신 적이 있는데 그걸 제가 바로 앞에서 본 적이 있어요. 그때 너무 놀라서 아버지를 더 잘 챙겨드리고 걱정한 적이 있는데 저를 더 불편해 하시더라구요. 어떻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딸들한테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하셔서 이런 내용들을 아버지와 대화하기에는 아버지가 자존심이 쎄서 더 힘들어 하실 것 같아 물어보지도 못하고 있네요. 현재 저는 직장생활로 타지에서 따로 생활하고 있거든요. (아빠의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나온 것이기도 해요. ) 아버지 상태가 너무 걱정 돼서 부탁드렸던 건 매일 아침 저에게 모닝콜 해주기. 그래도 매일 꼬박꼬박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 하고 있어요. 저도 무뚝뚝한 딸이라 애교를 부리거나 전화를 자주 드리거나 하지 않거든요. 그래도 요즘 많이 하고는 있는데 확실히 목소리에 힘이 없으시고 의욕이 없으세요. 질문에도 “그냥 그렇지 뭐~ “라는 대답이 다예요. 솔직히 말하면 너무 힘들어요. 돈을 벌고 있는 것도 사실 가족들이 걱정돼서 벌고 있는 거거든요. 어떻게 될지 모르니 그래도 돈을 벌고 있어야겠다. 저도 맘편히 제 행복한 삶을 살고 싶고.. 매일매일 이런 생각으로 일어나는 게 너무 싫어요. 지금 20대 친구들 보면 자신의 삶을 꿈꾸며 행복하고 재밌게 살아가고 있는 거 보면 부럽기도 해요. 근데 그 삶이 제 삶이 되지는 않을 것 같더라구요.우리 부모님도 나 때문에 책임감으로 지금까지 지켜왔잖아요. 그래서 저도 제 행복만을 바라볼 수 없는 상황에 갇혀버린 것 같아요. 내 꿈을 꾸는 게 자꾸 죄책감이 들어요. 연애를 하고 싶어도 내가 이렇게 혼자 즐거워도 되나 싶어 시도도 안하려고 하고요. 아무도 저한테 뭐라고 하지도, 강요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저도 요즘 사람이다보니까 제가 원하지 않았던 부모 책임의 몫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까지 자신을 포기하면서 노력해준 그 희생을 무시할 순 없어요. 그냥 제가 갚아야할 일들인 것 같아요. 어느 순간 제가 없어지는 걸 보니 많이 슬프더라구요. 제 자신의 삶을 사는 게 뭔지도 잘 모르겠고 그냥 부모님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다인 것 같아요. 언젠가부터 감정기복이 너무 심해졌고, 그 폭도 너무 커졌고, 부정적인 생각도 많이 늘었어요. 하루종일 자고 싶다 라던가,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거나, 다 내려놓고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구요. 아빠도 저 같은 생각을 하실까요. 그렇다면 정말 너무 슬퍼요. 저도 이렇게 생각만 하던 고민을 글로 풀어낸 적은 처음이라 글을 쓰는 내내 눈물이 흐르네요. 그냥 서로 책임감없이 죄책감없이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다들 이렇게 마지못해 살아가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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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km4
· 3년 전
유투브에서 '법륜스님 부모' 치시면 즉문즉설 1657회 '부모님의 업을 끊어야겠다 생각해서 연락을 끊었는데요' 를 한번 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