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라 절연한 친구가 그리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자살]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신천지라 절연한 친구가 그리워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3년 전
고등학교때부터 올해 햇수로 6년째 서로에게 가장 친한 친구로 지냈던 동성친구가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지역에 대학을 갔지만 매일 연락하고 학기중에도 주기적으로 만나며 서로 연을 이어나가고 있던 중, 올해 그 아이의 생일에 만나서 같이 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친구는 자기가 요즘 몇주째 잠도 못잘정도로 고민할 일이 있었고 만나는 그 날 저에게 고백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구가 고백할 것이 무엇인지 그 아이 앞에서 충격받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미리 고민들을 예상해 보았습니다. 지난 5년간 크고작은 고민들은 서로에게 거리낌 없이 다 이야기하던 터라 꽤나 큰 일이라 생각했기에 나름 고백하기 어려울만한 동성애, 지독하게 헤어진 전남친, 자퇴 등 어려 문제를 떠올려보고 갔습니다. 생일 당일, 밥을 먹으며 선물과 편지를 전해주고 사람이 적은 공원에서 앉아 친구가 운을 띄웠습니다. '@@야...내가 진짜 고민을 많이 했는데, 너가 내 제일 친한 친구니까 너를 믿고 말할게.' 이때까지만해도 정말 동성애에 관한 문제인줄 알았습니다. 저는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도 없기 때문에 담담히 들을 준비를 하며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뒤에 들려온 친구의 말은 '너는 내가 무교인걸로 알고있잖아..' 였습니다. 이 한 문장만 들었는데도 뒤에 친구가 할 말이 그려지더군요. 이때부터 머리가 도화지처럼 하얗게 지워진 것 같았습니다. 뒤에 내용이 예상이 갔지만 혹시나 하는 희망을 품고 되물었더니 신천지라고 답하더니 다급하게 말을 이어갔습니다. '근데 우리 너가 생각하는 그런 이상한 종교 아니야!! 다들 좋으신 분들이고 그냥 순수하게 성경공부하는 그런 곳이야!!' 그 말을 하는 친구는 왜 이제야 알았는지 이해가 안갈 정도로 속된말로 눈이 맛이 가있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이후는 사실 제정신이 아니었기에 뭐라고 말했는지 자세히 기억이 안납니다. 그저 울면서도 소중한 이 친구의 마음에 상처가 가지 않도록 대답하는것이 최선이었습니다. 겨우 감정을 다잡고 눈물을 그치니 제 눈치를 보는 친구가 눈에 보이더군요. 저에게 얘기하기까지 얼마나 고민이 많았을지 눈에 훤하니 면전에 나쁜말을 할 수도 없어 그냥 별 말 없이 헤어졌습니다. 혼자 어쩌면 좋을지 고민하며 신천지에 대해 더 자세히 찾아보았고 절대 친구가 거기에 있게 그냥 두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다. 하지만 저 외에 다른 친구들이나 가족에게도 신천지임을 밝히지 않았고 앞으로도 말할 생각이 없다고 했었기 때문에 섣불리 다른 친구들에게 말하기도 곤란했습니다. 저를 믿고 이야기한 친구를 배신하는게 되며 결국 서로간의 신뢰가 깨지는것은 당연한 결과가 되는 것이었으니까요. 이틀간 고민을 하던중 저의 고민을 끝내줄 친구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종교적인 주제의 이야기와 교회에 대한 모독적인 이야기들을 하였습니다. 그 메시지를 모는 순간 이 친구가 저를 전도하려고 함을 깨닫고 다른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지금부터 신천지 친구는 A로 표현하겠습니다.) 고3때부터 같이 저와 A를 포함하여 5명은 대학을 간 이후에도 A만큼은 아니지만 단체로 캠핑을 갈 정도로 친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3명의 친구들에게 A의 소식을 전했고 같이 빼내오는 방법을 고민해보자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의 답변은 제 생각과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신천지라니 소름끼친다;; 1년이 넘었으면 이미 교육 받을거 다 받았겠네. 곗돈 파기하고 난 걔랑 이제 친구안한다. 차단할거야.' 놀랍게도 3명의 모든 친구들의 답변이 이와 같았습니다. 그래도 친구는 안하더라도 빼오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같이 해주지 않겠냐는 저의 말에 '우리가 말렸음에도 신천지에 들어간 순간부터 걔가 먼저 우리를 배신한거잖아. 난 그거때문이라도 싫어.' 네. 어쩌면 저희는 A가 신천지에 빠질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할수도 있습니다. 때는 2019년 8월 즈음 친구는 학교근처 버스정류장에서 우연히 폰을 잃어버린 남성에게 폰을 빌려줬다가 남성이 보답으로 밥을 사겠다 하여 두번정도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처음 보답을 하겠다고 연락이 왔던당시에 저는 친구의 사생활이라 생각하여 거림찍 했지만 그냥 지켜보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남성의 나이가 30대 중반이라는 말을 듣고 앞으로의 만남은 자제하기를 추천했습니다. 그당시 너희는 갓 성인이 된 20살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걱정이 됐습니다. 하지만 대학교에는 자신이 기대하던 캠퍼스 라이프가 없음을 깨달은 A는 남성과의 만남을 지속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세번째 만남때 카페에 A와 앉아있던 남성은 '우연히' 고등학교동창을 만났고 '우연히' 동창은 카페에서 상담중이었으며 '자연스럽게' 상담사(?)이신 여성분까지 4명이 합석을 했다고 했습니다. 여성분은 제 간호학과인 제 A에게 간호사를 하기 위해서는 심리상담분야도 알아야 한다며 자신의 강연에 초대를 했고, 제 만류에도 A는 카페에서 하는 강연까지 다녀왔습니다. 저는 걱정이 되어 다른 세명의 친구들에게도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고 당연한 반응으로 친구들은 더이상의 만남을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그래서 A는 더이상 그 사람들과 연락을 끊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 연락을 끊지않고 이어오다가 결국 저와 친구들의 말대로 이들이 신천지였으며 A을 자신들의 세계로 끌어들인 것입니다. 친구들의 배신감도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이 사태의 원인을 알고있었음에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어찌되었든 친해진지 3년이 된 다른 세 친구와 다르게 저의 가장 친한 친구인 A를 내버려 둘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A의 가족분들의 번호도, 최근에 A가 이사를 가서 구체적인 집주소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A에게 신천지의 실체를 알려주는 영상을 보냈지만 이미 신천지에 빠진지 1년반이 넘은 A는 동요도 하지 않았고 결국 강경책으로 영상통화를 하며 저와 신천지 중에서 택하라며 눈물로 호소를 했습니다. 다음날 A는 만나서 얘기하자며 연락이 왔지만 제 상태가 이상함을 감지한 부모님께 상황을 들키면서 A를 만날 수 없게 되었고 결국 신천지와 저를 둘다 포기하지 못한다는 A에게 저는 일방적으로 연을 끊겠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그 후로 지금 약 2개월이 흘렀습니다. 마음이 약해지지 않기 위해 카톡도 삭제하고 번호도 지웠지만 마지막 혹시하는 마음에 연락했던 메시지기록까지는 차마 지울수 없었습니다. 이 기록마저 다 지우면 앞으로 절대 A에게 먼저 연락할 수 없게 된다는 생각에... 제 생활이 바쁘다면 잊는게 쉬웠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저는 작년 부터 휴학하여 편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 제 본가에서 편입공부만을 하고 있어 밖으로 나갈때마다 학창시절 A와의 추억으로 뒤덮힌 환경을 매일같이 보고 있으니 너무 괴롭습니다. 어떻게 보면 편입준비라는 제 상황이 시급하여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A를 끊어냈는 거라 생각합니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다면 방학동안 얼굴을 보며 대화하고 설득하며 어떻게든 부모님 연락처를 알아내어 조치를 취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 스스로가 힘들어 끊어냈던 관계때문에 편입준비에도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A와 관계를 끊으며 같이 속해있던 그룹의 친구들이 모두 관계가 끊기며 저는 혼자가 되었습니다. 혼자가 되니 지난 반년간 휴학하고 편입준비를 하면서 힘들어도 버틸 수 있었던 A의 존재감이 더욱이 실감이 됐습니다. 술핑계로 전화해볼까 하면서도 이미 나같은 친구는 잊고 잘 살고 있을거라는 불안감과 어떻게 보면 자신을 배신하고 떠난 저에 대한 분노가 있을까 하는 걱정때문에 이도저도 못하며 편입에 대한 불암감도 날로 커져 자살충동이 들 정도 입니다. 부모님께 슬쩍 말씀을 드려보았지만 그렇게 신경쓰지마라. 이미 끝난일이다. 공부에만 집중해라 등의 말씀만 하십니다. 편입에 대한 사정은 더 개인적인 가족간의 일이 있어 주제인 친구관계와 어긋나는 갓 같아 이야기는 여기서 끝마칩니다.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진것 같네요... 여기까지 이 긴 글을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일단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A에게 연락을 다시 하는 것에 대한 의견과 그냥 끊는게 맞다면 미련없이 완전히 A를 끊을 수 있는 방법들에 어떤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갑사합니다.
힘들다의욕없음속상해우울트라우마절연우울해걱정돼괴로워분노조절신천지친구관계슬퍼무서워스트레스손절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3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hot20
· 3년 전
쓰니님이 많이 힘드시겠네요 일단 자책감 가질 필요 없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고 쓰니님은 할만큼 했어요. 저도 신천지 들어갈뻔한 사람으로서 A분 입장을 예측하자면 전도대상으로 볼꺼여서 배신감을 느끼진 않을거에요 그리고 쓰니님을 지키려면 연락안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좋은 해결책은 못줘서 미안해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3년 전
@hot20 아니에요!! 너무 길고 중구난방으로 적어서 읽기 힘드셨을텐데 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할만큼 했다고 자책할필요 없다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지금 당장 A를 잊기는 쉽지 않을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무뎌지기 위해서 계속 노력할려구요!! 다시 한 번 너무 감사합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
hot20
· 3년 전
네 이건 시간이 해결해줄 수 밖에 없죠 쓰니님이 잘 이겨낼 거라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