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죽음밖에 답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마인드카페 네이버블로그 링크마인드카페 페이스북 링크마인드카페 유튜브 링크마인드카페 인스타그램 링크마인드카페 앱스토어마인드카페 플레이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앱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플레이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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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죽음밖에 답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24mirelle
·한 달 전
어제 발표 준비를 열심히 하고 불안한 마음에 한 시간밖에 못 잤다. 아침에 등교준비가 조금 늦어지는 바람에 지하철역까지 아빠가 태워주셨다. 다행히 급행 열차가 와서 제시간에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게다가 평소였으면 사람들이 많아 못 탔을 엘리베이터를 타고 강의실로 올라갔다. 간만에 발표 준비도 잘했고, 지각도 안 했고, 다리도 아프지 않고 편하게 딱 강의실 자리에 앉았다. 오늘 되게 뭔가 잘 풀리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교수님이 올려주신 발표 자료들을 보는데, 오늘 발표하기로 한 다른 학우들이 제출한 과제물들도 같이 떴다. 그게 문제였다. 그 순간 얼굴 표정이 일그러지고 눈물이 왈칵 날 것 같았다. 내가 쓴 건 워드로 작성한 보고서였는데, 다른 모든 과제물들은 PPT였다. 나는 급히 과제 공지문을 다시 확인했다. PPT 슬라이드 30장 이내... 나는 30장이라는 숫자만 확인하고 보고서를 만들었던 것이다. 혹시 나처럼 실수를 했거나 보고서를 제출한 사람이 있나 살펴보니, 단 한 사람도 그런 사람이 없었고 전부 다 PPT였다. 그 자리에 계속 있을 수가 없었다. 그냥 흐를 것 같은 눈물을 꾹 참고 자리에서 스르륵 일어났다. 다른 사람들한테 내 과제를 보여주며 발표할 자신도 없었고, 나만 다른 걸 보여주고 싶지도 않았다. 너무 수치스러울 것 같았고, 너무 무서웠다. 교수님이 내 얼굴 아시니까 분명히 이 자리에 있으면 난 발표를 해야 할 거야. 이 생각에 그냥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불과 몇 분 전에 등교하려고 올라오던 길을 다시 내려갔다. 집에 가면 참던 눈물이 터져서 계속 울 것 같은데, 엄마가 퇴근하기 전에 다시 나가야 하나. 그냥 뒷수업 비대면 됐다고 하고 그 사이에 잠이라도 자 버릴까. 아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해야 하는 거야. 나 또 문제를 회피했네. 내가 제대로 과제 공지를 확인하지 않은 거고 내 잘못인데, 바 보같이 또 이렇게 도망쳐버리고. 진짜 인생 어떻게 하려고. 온갖 생각과 걱정과 후회와 자책이 밀려왔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몸을 던졌다. 그러곤 계속 울었다. 울고 또 울었다. 울다 지쳐서 잠들었다. 어렴풋이 퇴근하고 돌아온 엄마 목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자고 일어나서 엄마 얼굴을 보니까 또 눈물이 나려고 했다. 엄마 앞에선 힘들다고 이제 그만 말하겠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이 있기 때문에, 그냥 아무 말 없이 다시 방에 들어와 앉아 이 글을 쓴다. 나는 내가 너무 싫고 밉고 짜증 나고 미칠 것 같다. 앞으로의 목표도 없고, 현재의 나는 문제 투성이고, 과거는 지워버리고 싶다. 매일 여러 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왜 내가 살고 있지 하는 생각을 한다. 정말 죽음밖에 답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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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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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an1008
· 한 달 전
대학 생활이 힘들죠.. 학교에 친한 친구들도 없고 혼자 지내다보니까 그런 정보를 얻기가 힘들었나봐요. 잘 하고 싶은데 그렇게 안 돼서 마음이 힘든 거죠.. 학교 생활도 잘 하고 싶었고 친구도 사귀고 싶었고 평범한 20대 초반같이 보내고 싶었으니까요. 어릴 때는 잘 지내던 시기도 있었는데, 지금은 또래 애들 보는 게 불편하고 학교 가도 애들이랑 다 어색하고요.. 발표 못한 거야 나중에 교수님께 말씀 드리면 되니까 너무 큰 일은 아니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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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an1008
· 한 달 전
오늘은 푹 쉬고 졸업까지 뭐뭐 남았는지 체크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좀 쉬면 좋겠는데 학교를 계속 나가야 돼서 상황이 그렇긴 하네요 ㅠㅠ 생각보다 저나 24님같은 사람들이 많거든요 혼자 일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봐도 좋을 것 같아요 사회복지과 나왔다고 꼭 사회복지사 되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저도 그래서 공무원 하다 사주 상담으로 바꾸려고 하거든요 자기랑 맞는 일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지금만 감정이 힘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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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an1008
· 한 달 전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 아마 회피로 그런 것 같아요. 상황이 너무 힘들고 답이 안 보이는 것 같으니까 아마 죽고 싶다 자살밖에 답이 없다 이렇게 생각하시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아요. 마음이 괜찮아지시면 그런 생각도 점점 줄 거예요 시간이 필요한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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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mirelle (글쓴이)
· 한 달 전
@bian1008 괜찮아지면 답글을 달려고 했는데 요 며칠 잠도 못자고 많이 울고 힘들었어서 못달았어요. 근데 비안님이 남겨주신 댓글들은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지금 못자고 이력서랑 자기소개서 막 쓰고 있는데 오늘이 마감날짜라.. 다 쓰고 이따가 실습 하고 와서 실습 일지 쓰고 나고 여유가 생기면 그동안 있었던 일 마카에 정리해서 게시글로 쓰려고요.. 다시한번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하고 공감 응원 조언 너무 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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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an1008
· 한 달 전
@24mirelle 졸업하려니까 정신 없죠 ㅠㅠ 마지막에 낼 게 참 많아요 힘들어보여서 걱정했는데 그래도 잘 마무리하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졸업은 그래도 보통 다 시켜줄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저도 내일 한국사 보네요.. 공부가 한시간을 해도 집중해서 하면 피곤한가봐요 피곤해서 밥 먹고 왔어요 마저 봐야죠 잘 하고 있어요 저도 내일 끝나면 하루 쉬겠네요 화이팅 화이팅 졸업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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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an1008
· 한 달 전
한국사 붙었어요~ 혹시 물어볼 게 있는데 24님도 정신과 다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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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an1008
· 한 달 전
저도 adhd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정신과를 정말 가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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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mirelle (글쓴이)
· 한 달 전
@bian1008 다녔었는데 지금은 안다녀요.. 근데 요즘 다시 가야하나 싶은게 너무 힘들어서.. 근데 또 가려다가도 한번 가면 대기시간도 길고 약 먹는 것도 까먹고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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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mirelle (글쓴이)
· 한 달 전
@bian1008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있어요? 전 확실한 증상이 있어서 가서 판정받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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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an1008
· 한 달 전
@24mirelle 시험 끝나고 아빠가 정문으로 나오라 하셨는데 제가 시험 끝나고 정신이 없어서 그냥 길 따라서 쭉 나왔거든요 근데 이제 아빠랑 둘이 엄청 헤매다가 다른 곳에서 만났어요 아빠가 그것도 모르나고 좀 뭐라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