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어려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이혼|불행]마인드카페 네이버블로그 링크마인드카페 페이스북 링크마인드카페 유튜브 링크마인드카페 인스타그램 링크마인드카페 앱스토어마인드카페 플레이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앱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플레이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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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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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에서 초등학생때부터 유학해왔었던 여고딩입니다. 저는 미국에 있기 때문에 가족이 다 여기 와있진 않습니다. 엄마는 여기서 저랑 같이 사시며 일하시고 아빠는 한국에 사시며 일하고 계십니다. 엄마랑 저는 주로 여름방학때 가족보러 한국에 갔다오며, 올해도 다녀왔습니다. 지금은 아빠가 추석이라서 10일동안 와게신데요, 아빠가 어렵습니다. 이틀 전부터 갑자기 저희한테 말도 안걸으시고... 평상시에 말도 많으시던 분이. 이번에는 이유라도 모르겠는게 답답하네요. 근데 이런 일들이 갑자기 일어난건 아닙니다. 처음부터 시작하려면 제가 초등 1-2학년이였던 때로 돌아가야 하는데요, 그때 아빠가 대학원을 다니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집에 계신 시간이 누구보다 많아지셨는데요, 예전엔 아빠 얼굴 보기도 힘들었습니다. 일 때문에 바쁘셨거든요. 이건 엄마도 마찬가지라, 항상 부모님이 집에 없으셨습니다. 저는 완전 극 외향형이였기에 친구들이 부족했던 적은 없었고, 집이 큰것도 아니였지만 항상 집으로 돌아 올때마다 아빠가 계실때는 횅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선 이런 주요한 일들이 있었는데요: 1. 엄마가 회식에서 완전 취하셔서 아빠랑 제가 엄마를 데리러 가는데, 왠지 모르겠으나 엄마가 엄한 밤에 취해있으실수 있으시단 생각에 제가 매밤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엄마가 없으실때) 2. 엄마한테 어느날 또 언제 돌아오느냐, 전화를 하는데 엄마가 회식하고 늦게 돌아올수 있다는 말씀을 하시니 제가 울기 시작합니다. 아빠가 우는 소리를 듣고 제 방으로 들어 오셔서 왜 우냐고 여쭤보셨는데 저는 약간 수치?스러웠는지 그냥 계속 울고 싶었는지 답을 안합니다. 그러다 "아빠한테 말 안할꺼야? 그럼 나도 말 안한다" 라고 말씀하시며 정말 장난 안하고 1달동안 저랑 아예 말을 안섞으시며, 제 이름은 다른 사람과와도 대화 할때 언급도 안하시다가,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시면 180도 성격이 바뀌시며 아무런 일 없었듯이 행동하셨습니다. 3. 언젠간 저녁 먹고 있는 저한테 아저씨라고 부르라고 갑자기 말씀하십니다. 자기도 절 그냥 "ㅇㅇ"라고 부르겠다고 (정확히 뭐였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그냥 저랑 소속하지 않겠다는 뜻의 무언가 였던거 같습니다.) 4. 아빠가 새로운 선풍기를 제가 선에 걸려 넘어졌는데, 그 때문에 선풍기도 같이 넘어집니다. 그리고 선풍기가 망가져서 달달달 소리가 나자, "야 이 ㅂㅅ아, *** 이런것도 재대로 하지 못하니?" 라고 소리를 지르셔서... 저는 당황해서 그냥 소파에 앉아서 TV채널을 돌렸습니다. 이때 죄송하다는 말을 할수 있었다는걸 지금은 자각하지만, 그때에 대하여 변명을 조금이라도 하자면, 1) 일단 제가 넘어졌다는거, 그 다음에 선풍기가 넘어졌다는거, 그 다음에 아빠가 소리를 지르셨다는거, 그 소리 지른 내용이 저를 ㅂㅅ이라고 부르셨다는게, 다소 좀 충격적이여서 정말 아무 생각도 안났습니다. 생각이 없어서 안나는게 아니라, 그냥 머리가 충격때문에 아무런 생각이 안났어요. 참고로 이때 전 초1 또는 초2였습니다. 2) 저랑 아빠는 원래 대화를 잘 안했기에 (전 하고 싶었어요. 단지 아빠가 ***으셨을뿐.) 아무튼 그래서 아빠가 제가 사과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서도 뭐라 추가적으로 하셨던 기억이... 아무튼 이런 하루하루 때문에 저는: 1. 피아노 학원 닫는 시간까지 학교 끝나고 계속 있었습니다 (저녁 7시) 2. 끝나면 매일 저녁 친구네 집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매일 저를 위해 친구 부모님께서 저녁을 차려주셨어요. 집에 가면 아빠와 같이 정적과 교촌치킨 (아빠는 항상 허니콤보를 ***셨습니다)을 먹었기에 이런 화목한 분위기에서 오므라이스 먹는게 1000배 나았습니다. 그러다 아빠가 미국으로 한학기를 교환학생으로 오시게 되어서 저는 처음으로 미국에서 살게 됩니다. 이때 엄마가 다른 주에서 직업을 구하시게 되시며, 저는 또 다시 아빠랑 잠간 남게 되는데, 이때도 아빠랑 말을 안했습니다. 이 때쯤엔 익숙해져서 그냥 별 생각이 안드네요. 예전과 마찬가지로 갑자기 아빠가 발끈하실때가 있으셨습니다... 뭐 사소한거니까 그냥 넘어가도록 하고요... 아무튼 아빠는 결국 일하러 한국으로 돌아가셨고 저는 엄마랑 같이 미국에 남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아빠가 갑자기 성격이 변하는건 잊을때마다 항상 있었고요 (지금처럼 갑자기 사소한 이유 때문에 성격이 달라지는 경우가 잦았음) , 이번 여름에 어떤 사유 때문에 부모님 이혼의 막바라지 지경까지 갔다가 제가 빌고 빌어서 취소했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부모님이랑 저랑 해외 여행가고 또 아무런 일 없었듯이 되었고요. (참고로 저희 부모님은 서로에게 그냥 친한친구같은 사이세요.) 아빠가 어떤 가족사가 있을때마다 (주로 엄마와의 불화) 끝나면 갑자기 해외 여행 가자고 하시는 스타일... 그러다가 여기까지 왔어요. 갈수록 아빠를 볼일도 없어질텐데 (제가 대학교가면), 내일은 학교 가고, 수요일엔 아빠가 아침에 떠나시니 사실상 이제 헤어져야할 시간이 되었는데, 그냥 아빠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고, 사랑하고, 고맙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사실 전 아빠가 불쌍해요. 심장병을 앓고 계셔서 (할아버지도 심장병 앓으셨는데, 아빠 19살때 돌아가셨어요.) 매일 약드시고, 아빠가 다니시는 병원에서 수술 권유도 했는데 할아버지가 병 앓다가 수술하시고 급격하게 몸이 안좋아지시면서 돌아가셨거든요, 그래서 수술도 안하세요. 아빠 심장이 얼마나 악화 되었는지, 심장 박동 소리가 옆에 있기만 해도 들리고요 (과장 아닙니다.) 누워 계실때 침대가 박동과 함께 살짝 움직임도 있어요. 그래서 전 아빠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와요... 진짜로요. 몸도 안좋으신데... 아빠가 되게 가난하고 불행하게 자라셨거든요. 힘들게 여기까지 오셨는데, 집에서 아빠를 보면 약간 동떨어져 있는 사람같아 보이기도 해요. (참고로 아빠 집에서만 이러신거 같아요. 물론 제가 아빠의 직장이나 모임까지 따라가본적은 없으나, 인맥도 넓으시고 같이 일하는 젊은 팀원들이랑도 친하십니다.) 아빠가 얘전에 할아버지한테 많이 맞았어서, 자식한테는 안맞겠다고 스스로 다짐하였다고 하셨어요. 실제로 전 아빠한테 맞아 본적은 없으나, 정신적으론 살짝 영향이 있었던거 같네요. 어떨땐 "주요한 일들"에서 꺼냈던 4번이 꿈에서 나오기도... 물론 제가 그냥 감정소모하는 것일수도 있어요. 저는 아빠를 사랑하는데, 이런 일들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매번 막막하기도 하고... 그냥 제 얘기를 좀 써보고 싶었네요. 얘기할 사람이 없어서. 긴 이야기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는 왜 이러실까요? 알려주실 점이 있으시다면 알려주세요!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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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리고
· 한 달 전
힘든 상황 속에서도 가족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정말 존경스러워요. 저였다면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요. 제 친구도 가족 문제로 갈등이 있어서 심리치료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하는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는 것은 어때요? 작성자분 힘내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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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정화z
· 한 달 전
쓴이 글에서 진심이 느껴져서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 아마 아버님도 멀리 떨어져있는 세월이 길다보니 어색해 하시는거 같아요 지금은 표현을 못하실 뿐이지 내 딸인데 어떻게 안사랑하겠어요 쓴이도 그렇잖아요 아빠 사랑한다면서요 누구하나 먼저 애정표현 하고 대화를 하면 사르르 풀릴거에요 제가 저희 엄마랑 그랬어요 평생을 악에 받쳐 살다가 제가 먼저 성질 죽이고 다가가니 엄마도 미안하다고 다가 오시더라구요 누구 하나 손내미는게 중요 한거같아요 쓴이!! 살아계실때 표현하고 대화하고 해요 아버님은 사랑받는법을 못배우신거같아요 쓴이 글을 보면 그래서 쓴이한테도 사랑을 온전히 주지 못해서 서운해 하는거 같구요 지금 아버지가 몸이 편찮으신 거 같은데 먼저 손한번 내밀어 보는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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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한 달 전
@술정화z 감사합니다 ㅠㅠ 공감 해주시고, 또 따뜻한 말씀까지 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말씀해주신대로 하면서 계속 노력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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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한 달 전
@이터리고 정성스러운 답글 감사합니다ㅠ 조언 주셔서 감사드리고 이터리고님도 어떤 상황 속이든 항상 파이팅 하시갈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