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인데 정신이 너무 아파서 퇴사할까 고민 중입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고민|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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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인데 정신이 너무 아파서 퇴사할까 고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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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안녕하세요. 저는 27살(99년생) 여자고 현 직장은 계약직이며, 계약 만료까지 3개월 반 정도 남은 상태입니다. 딱히 물어볼 데가 없어서 많은 분들의 조언을 들으려 글을 올려봅니다. 첫 사회생활은 졸업 이후 25살에 대학 조교로 시작했고, 지방대(부산 소재) 출신에 문과 졸업생이라 큰 목표 없이+그리고 주변에 딱히 제가 다닐만한 직장이 없었고 별다른 목돈도 없었기에 타 지역 사기업 이직 전까지 알바처럼 다녀야겠다 싶어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 후 합격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학과조교라는 게 일반적으로 루틴한 일이나 사람 대하는 일+공문+잡무 위주로 하다 보니 사무직이라 하더라도 사기업에서는 딱히 메리트가 없는 경력이었습니다. 대학 특유의 업무 시간 9시-17시(방학 중 단축 근무) 같은 데에 자연스럽게 적응이 돼서 조교를 계약만료로 끝낸 후에도 다른 학교 교학팀 부서에 지원하여 합격하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조교는 혼자 하는 일이라 학생들이나 교수님들 대하는 것 빼면 특별한 이벤트 없이 다닐 수 있었습니다. 일이 서툴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학과조교들이 다들 첫 직장이고, 나이대가 어리니 대학본부 교직원들도 이해를 해주는 분위기였어요. 다만 조교로 일했던 학교가 급여가 알바와 비슷할 정도의 최저 시급 수준이라 그정도에 불만이 있었고, 학사업무 외에 학과 행사나 사업 등으로 취업 준비 병행은커녕 퇴근하고 집에 오면 지쳐 잠들 정도로 혼자서는 못하겠다 싶을 만큼 일이 너무 많기도 했고, 학과 교수들과도 독선적이거나 감정적인 사람과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어찌저찌 첫 직장 1년을 채운 뒤 거의 번아웃 상태로 특별한 휴식기 없이 26살 가을부터 계약만료로 칼이직하게 되었습니다. 이직한 학교는 계약직에게는 처우가 최소 수준이었지만 기본급이 조교로 다니던 학교보다는 나은 편이었습니다. 이전 전임자에게 상당히 간결한 인수인계를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받았는데, 알고보니 이전 전임자도 아니고 제 전임자는 1개월 정도 일하고 급하게 런(...) 한 상태였고 그분은 전임자의 전임자, 그러니까 '전전'임자였습니다. 그러니 그분도 딱히 잘 알려줄 의무가 없었던 거죠. 이직한 곳의 업무 자체가 조교였을 때보다는 복잡하고+눈치 위주로 해나가야 하는 일들이 많아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물론 실수하면 안 되니까 정신 차리고 하려고 했는데 입사 초기가 마침 대학 입시 시즌이라 저를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직원으로 바라봐주시지 않고 질책을 크게, 자주, 많이 들어서 분명 잘하려고 했는데도 뭔가 멍... 해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곁에서 잘 알려주시는 같은 계약직 직원도 계셨는데, 그분이 곧 퇴사시라 같이 퇴사할까 고민도 됩니다. 그분과 담당 업무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아서 거의 담당자는 저뿐이었고, 제가 눈치껏 물어보고 해야하는 환경이었습니다. 같이 일하시는 직원분들이 대부분 고연차에 연령대가 저희 부모님과 비슷할 정도로 높아서 의사소통에 대한 어려움 외에도 비언어적 표현이나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정리해서 알려주시지 않고 두루뭉실하게 지적하시는 점, 물론 그분들이 그럴 의무가 있는 건 아니지만 뭐가 어려운건지 알아봐주시지 않는다는 점에서 저를 별로 믿거나 반기지 않는다는 소외감과 위축감을 느꼈습니다. 학교에 오래 계시다 보니까 저 정도의 능력이면 별로 성에 안 차기도 하셨을 거예요. 얼렁뚱땅 그래도 시간을 보내면서 어떻게든 적응해보려고 노력은 하면서 시간을 보냈지만, 실수하지 않으려고 체크리스트를 만든다든지 물어본다든지 하는 부분 외로 생각지도 못한 데서 사고를 친다거나 꾸중을 듣는 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우습지만 동시에 '내가 정직원도 아닌데 계약직 직원이 마음 상해가며 이런 일까지 해야하나' 싶은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거기에 '구박데기' 같은 역할을 떠안은 저를 다른 직원들이 어떻게 보려나 위축되기도 했고,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또 어떤 욕을 들을까 싶어 심장이 아픕니다... 스스로도 모자란 사람 같다고 느껴서 확신이 안 서고 갈수록 소극적이고 위축되는 상태로 변해가요. 금요일 퇴근하면 그래도 한 주 버텼다고 생각하는데, 또 일요일 저녁부터 공황 오듯이 불안해지고,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까지 너무 무서워서 화장실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근무 시작 시간 5-10분 전에야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저를 필요로 하는 조직이라는 느낌을 받기가 어렵고, 제가 퇴사한다고 하면 오히려 반기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정신까지 아픈 기분이 듭니다. 당장 이직처를 못 구하더라도 일단 퇴사를 하는 게 나을지, 조금 힘들더라도 남은 계약기간 다 채우고 이직처를 알아볼지 고민입니다. 어딜 가나 이상한 사람은 있는 법인데, 그냥 사무직에 적성이 안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사회초년생이면 당연히 다 처음 하니 힘들고 어려운 게 많지만, 이런 얘기를 하면 쉬운 일 하면서 불만도 참 많고 네가 이상한 거라는 소릴 듣기 십상이겠지만... 스스로가 너무 작아보여서 위축되고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지금 제 상황이 너무 부끄럽고 대수롭지 않지만 하루하루 힘들어서 글 올려봅니다. 두서 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회생활 선배님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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