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못 하겠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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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못 하겠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aliveN06
·한 달 전
한계다 한계다 되뇌인지 몇 년은 되었는데 진짜 한계는 이제 찾아온 듯 싶다. 무슨 일을 앞에 둬도 손에 잡히질 않는다. 예전에는 못해도 하루이틀 전에는 했는데 이젠 몇시간 앞으로 다가와도 시작하질 못하겠다. 무언갈 해내는 법을 잊은 것 같다. 차 안에서 쪽잠자고 일어나서 무엇도 할 수 없는 멍한 상태여서 그 날 학원을 전부 빼버린 게 엊그제. 그러고 다음 날은 좀 괜찮아지나 싶더니 다시 이 상태다. 전부 토해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한다. 물리적으로 위에 들어있는 것들을 쏟아내고 싶다. 역겹다. 무엇이 그렇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다만 못 견디겠다. 내게 진정 남은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모르겠다. 아는 게 없다. 너는 아는 게 뭐냐고 엄마가 농담을 한다. 나는 진담으로 없다고 답한다. 농담으로 받아들인 엄마는 웃는다. 나는 따라 웃어야만 한다. 쌓아올린 모든 게 타의에 의한 것 같다. 그게 아까워서라도 계속 하면 안 되겠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깝지 않다 답하리라. 물론 그걸 말할 용기도 없어 현재까지 나는 지지부진하게 무겁기 짝없는 그걸 끌고 간다. 진심 어린 말을 잃은지도 오래다. 속 편히 터놓을 사람이 없다. 아아 그래. 쌓아올린 모든게 아깝지 않다 말하는 이유는 그 모든게 나를 엇나가지 않고 착실한 아이라는 틀에 가두기 때문이다. 그 틀에 있는 나를 생각하는 사람만이 주변에 있는 것 같아 나는 쉽사리 입을 떼지 못한다. 차라리 능력이 없었더라면, 아예 공부를 못했더라면. 차라리 이 능력이 열심히 노력하는 아이에게 주어지지 왜 내게 주어진 걸까. 형편좋은 생각이겠지 그러나 진심이다. 이런 기대만 한가득 받을 바에는 없는 편이 낫다. 다들 내 능력이 아까워서 조금 더 해보라고 욕심 내보라고 한다 나는 그럴 생각 없는데도. 나는 그저 내 한 몸 잘 이끌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보면서 살면 족한 사람인데. 큰 출세 바라지도 않는다. 그래서 계속 도피한다. SNS 속으로. 휴대폰 속으로. 현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 내가 해야만 하는 일만 가득한 세상이 싫다 그건 당연한 건데도. 중학생때 삶의 의미 찾기는 다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오만이었다. 나는 아직도 새벽만 되면 수백만가지 생각에 빠진다. 그 생각을 지우려 또 폰이나 패드를 켠다. 25년도 시작부터 지금까지 12시 이전에 멀쩡하게 잔 것은 한 달도 안 될 것이다. 기본으로 1시는 넘겨서 잤다. 새벽에 홀로 있어야만 편안하다. 눈 뜨고 있는 모든 시간이 괴롭고 오로지 새벽에 눈 뜨고 있을 때만 제대로 숨을 쉬는 듯 했다. 나를 당연한 듯 모범생으로 보는 시선이 싫다. 그 인식에서 비롯된 말과 행동 모두 싫다. 그렇다고 모범생이 아닌 나를 타인에게 보여줄 용기는 없다. 너무 오래 굳어진 페르소나다. 나는 지독한 겁쟁이다. 그만하고 싶다. 때려치고 싶다. 의욕도 뭣도 없다. 다들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들 하지만 체감하지 못한다. 다들 힘든 시기라고들 하지만 모르겠다 타인을 돌아볼 여유 따위 없다. 모르겠다 모르겠으니 그냥 다들 나를 좀 포기해주면 안될까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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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
동글이33
· 19일 전
지금 딱 제 상황에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