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지면 안되는 일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죄책감|청소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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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해지면 안되는 일
커피콩_레벨_아이콘하얀너구리
·18일 전
안녕하세요. 현재 19살 여자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가정에서 극단적인 일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지는 회상하는 것 자체가 트라우마라 생략하겠습니다. 이런 일들로 집에 경찰이 온 적도 있습니다. 처음 시작된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그 과정 속에서 제 감정이 무뎌진 것 같습니다. 주변 소수의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털어놓은 적이 있는데 그 친구들 모두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반면 저는 더이상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도 아무 감정을 느끼지 못합니다. 평소처럼 평온하더라구요. 맨 처음 사건의 발단인 오빠와는 2년이 다 되어가도록 말 한마디 안하고 있습니다. 모든 일의 원흉이라 생각하니 제 눈엔 더이상 오빠로 보이지 않더군요. 오빠와 연이 거의 끊긴 상황에도 아무런 감정이 없습니다. 이런 일들을 많이 겪은 저희 가족은 다소 격한 경향이 있는 듯 합니다. 오래도록 이렇다 보니 사람 자체가 변한 느낌입니다.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심각한 일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어렸을 땐 심장을 도려내는 고통이었는데 지금은 굉장히 무뎌졌네요. 가끔 이런 제가 괴물 같기도 합니다. 되돌리고 싶은데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 속에 축적되었는데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청소년기를 이렇게 보낸 제가 어떤 어른이 될지 두렵습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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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홍성희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18일 전
무뎌진 감정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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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카님, 홍성희 상담사입니다. 보여주신 이야기 속에서 얼마나 오랜 시간 힘든 상황을 견뎌오셨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용기 내어 마카님의 이야기를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연 요약
어린 시절부터 겪어온 가정 내 극단적인 경험들로 인해 감정이 무뎌졌고, 자신을 때로 "괴물 같다"고 느끼며 걱정하고 계신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청소년기를 이러한 환경 속에서 보내며 앞으로 어떤 어른이 될지 두려워하시는 점에서, 할 수만 있다면 스스로를 되돌리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원인 분석
오랜 시간 가정 내에서 반복된 극단적인 경험들은 자연스럽게 트라우마로 작용하며, 우리 뇌와 몸은 이를 견디기 위해 생존 메커니즘을 발동시킵니다. 감정이 무뎌진 것은 이러한 극심한 상황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감정을 차단하는 심리적 방어기제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당시의 상황에서는 필요한 반응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막아버리게 되어 지금의 무감각함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가족 내 관계와 특히 오빠와의 갈등은 깊은 상처로 자리 잡으며, 상호작용을 피하고 단절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은 이러한 환경이 지속되면서 생긴 적응적인 반응일 수 있습니다.
해결방안
그동안 관계에서 왜 상대에게 맞춰 왔는지 그 이유에 대해 먼저 고민을 해보면 좋겠어요.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관계가 너무 중요해서, 혹은 갈등이 벌어지는 것이 싫어서 일수도 있죠. 그렇다면 그에 대한 이유도 있을 거에요. 화를 낼만한 상황에서도 화를 내지 않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우선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 나에게는 왜 어렵게 느껴졌을까요?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죠. 지금까지 마카님의 입을 막아왔던 것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보면 좋겠어요. 그래야 그것을 떼어낼 수 있으니까요. 거절을 하거나 분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마카님 뿐만 아니라 대부분 어렵게 느끼는 것 같아요. 저 역시도 그렇거든요. 특히나 화가 났을 때 이를 표현하기 어려운 것은 이 감정이 부정적으로만 느껴져서 그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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