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인지 사춘기인지 엄마의 갱년기문제인지 모르겠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스트레스|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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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인지 사춘기인지 엄마의 갱년기문제인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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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전
안녕하세요. 이제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예비고1 학생입니다. 요즘 너무 정상적인 사고가 안되는거 같아 인터넷을찾아보다가 마인드 카페라는걸 알게되어서 글 남겨봅니다. 글이 조금 길고 엉망이어도 끝가지 읽어주시면 감사할거같아요ㅠ 우선 저는 세자매중에 장녀에요. 아버지는 입시쪽에서 일하시고 어머니는 가정주부에요. 막내동생이 성장이 좀 느려서 어머니께서 양육하시며 스트레스를 좀 받으세요. 아버지가 입시쪽에서 일하시는 만큼 저희 집은 성적에관한 관심이 커요. 대학교도 SKY가 아닌이상 학비아깝게 보내줄 생각이 없다고, SKY못가면 바로 취업하라고 하십니다. 중학교에 올라오고 나서 저는 성적을 곧잘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시험이 끝난 날 잘했다는 칭찬보단 이 성적으로 고등학교에 가면 어떻게 될지 어느 대학교에 갈수있는지 비판?을 하셨어요. 이때부터 좀 망가지기 시작한거 같아요. 아무리힘들어도 참고 참았습니다. 언젠간 터지겠지, 신체증상으로 나타난다면 그땐 누군가 알아주겠지 했습니다. 몇년전부터 씻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욕실가는길이 너무 멀게 느껴졌고 힘이들었어요. 아무리 잠을자도 잠이왔고, 아침에 쉽게 일어나지 못했으며 체중이 훅 늘었어요. 엄마는 제가 게을러서 그렇다고 했는데, 저도 제가 게을러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너무 불안하다고 느껴요. 학원숙제를 못해갈까봐 너무 불안하고, 뒤쳐질까봐 너무 불안하고, 기대에 만족하지 못할까봐 너무 불안해요. 너무 불안해서 미쳐버릴거같아요ㅠ 최근들어 엄마랑 자주 트러블이 생겼습니다. 항상 하던 일에 갑자기 엄마가 화를 내고, 제 태도와 말투가 맘에안든다며 화를내고 집을 나가신 적도 꽤 있습니다. 솔직히 제가 그정도로 잘못했는지 모르겠는데 동생케어하다가 화난걸 제게 푸는거같다는 생각도 자주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말도안되는 논리로 제게 화낸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꾸하고 반박했습니다. 이러한 싸움들은 주말에 학원이 끝나고 엄마가 저를 픽업해서 집으로가는 길에 항상 생기는데, 제가 차도 한가운데서 갑자기 문을 열고 나갈수도 없으니 자리를 뜨지 못하고 항상 듣고만있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심해지더라고요. 이걸 진심으로 듣고있으면 제가 망가져버릴거같았습니다. 그래서 어느순간부터 회피했습니다. 그냥 '어' '어'라고 대답하며 넘겼어요. 며칠전에 똑같이 싸우다가 엄마가 저를 내려주고 집을 나갔습니다. 아빠가 엄마 어디갔냐고 물었보았을 때 대답할수 없었습니다. 엄마는 폰도 ***있었습니다. 아빠는 저에게 화를내며 엄마를 찾으러 집에서 나갔습니다. 엄마는 집으로 돌아와 다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제가 멀쩡해지지 않습니다. 며칠간 잠을 자도 자도 계속 잠이왔습니다. 씻는게 너무 힘들었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고통스러워서 손등을 자꾸 꼬집었어요. 불을 하루종일 켜지 못했고 어둠에 있었습니다. 해야할게 많은걸 알지만 몸을 움직이지 못했어요. 무엇보다 사고가 자꾸 제가 없으면 다 해결될거 같다는 쪽으로 되었습니다. '내가없으면 동생둘이서 엄마손, 아빠손 잡고 완벽하게 행복할텐데, 내가 없으면 나한테 들어가는 학원비, 식비 없어져 엄마말처럼 엄마 여가생활에 돈 쓰면서 돈걱정없이 살텐데, 내가 없으면 내 생활습관때문에 엄마가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될텐데' 등의 생각부터 자잘한 일상까지 '내가 없다면 아빠가 밥을 푸려고 이렇게 안 기다려도 될텐데', '내가 반찬을 먹을자격이 있나?' 해서 반찬이 있어도 밥만먹고, '내가 밥을 더 먹을 자격이있나?'해서 배가고파도 밥을 더 먹지 못합니다. 우울증인거같아서 정신과를 가려고 알아봤는데 미성년자 혼자서 가면 받아주지 않는다네요. 오늘부터는 일상을 살아가야 할거같은데. 너무 지긋지긋합니다.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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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1oved07
· 3일 전
와...너무 답답하실 것 같아요. 저도 부모님 잔소리 들으면 스트레스 업청 받거든요. 부모님이 뭐라 하시면 자존감이 낮아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아무리 내가 괜찮다고 해도 나랑 가장 가까운 부모님이 아니라고 하면 그 의견에 따라갈 수 밖에 없더라구요. 아직 어리니까요.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글쓴이님이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저는 감히 알지 못하지만 스스로 낮추는 건 결국 나를 더 깊숙히 끌고가는 행동이더라구요. 글쓴이님은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충분히 버텨온 것 같아요. 고생했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부모님의 기대는 부모님의 꿈에 지나치지 않아요. 어짜피 이 인생을 사는 건 나 자신이거든요. 부모님이 나 대신 삶을 살아줄 수 없잖아요. 물론 좋은 대학에 가면 좋은 회사에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거니까 부모님이 강하게 권장하는 거 같은데 (장녀라서 그럴 수도 있어요.) 글쓴이님이 하고 싶은 일은 뭔지 궁금하네요. 어머니가 일상에서 갑자기 화를 내는 경우가 늘었다고 하셨는데 혹시 갱년기가 오신 걸 수도 있지 않을까요?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그리고 밥은 꼭 골고루 드세요. '내가 먹을 자격이 있나?' 그런 *소리 집어치우고 마음껏 드세요. 세상에 먹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있고 없는 사람이 있습니까? 먹어야 살고 먹어야 힘이 나죠. 생존의 본능이라구요. 저는 '내가 없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제가 엄마 뱃속에서부터 태어나기까지를 상상해봐요. 부모님한테 얼마나 감격스러운 순간이었을까. 얼마나 나를 소중히 여겼으면 이렇게 건강하게 태어났는지를요. 부모님한테는 절대로 대체불가능한 존재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당신은 우주에 딱 하나뿐이잖아요. 그래도 정말 힘드면 부모님께 각잡고 말씀드려보세요. 말하지 않고 알아달라고 하면 눈치채기 힘들거든요.. 글쓴이님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