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많은곳을 가면요 자꾸 누군가 쳐다보는 느낌이 심하게 들면서 심장이 빨리 뛰어요..죽지 않는걸 아는데도 죽을만큼 힘들어요. 남들은 밖에 나가서 운동해라..뭐 다른걸 해봐라 하는데 저도 알죠 솔직히 걸려본 사람들만 공감하지 안걸려본 사람들은 막말을 많이 해요.. 자해도 했었고 자살시도를 해보기도 하고 119나 112에 자의적으로 신고도 해봤고 지금은 자살예방센터에서 상담도 받고 자해도 안하게 되고 좋긴 한데요.. 과연 근본적으로 제가 제 기분을 잘 모르겠어요.. 지금은 화가 많아졌어요.. 그래서 약도 꾸준히 복용을 하고는 있는데요..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하는지 왜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 수는 없을까? 라는 생각도 많이 들고 우울하기도 하고 이제 대학도 졸업해서 취업도 해야 하는데 이 정신상태로 과연 취업을 해서 잘 할 수 있을까요? 불안하고 고민이 많아지네요..
2024.12 지금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나는 이미 이 세상을 떠나있을 거야. 하지만 난 디데이를 2025년 안으로 정해놓았기 때문에, 정작 이 편지를 전하고 싶었던 시간대인 2024년에는 내가 살아있었을지도 모르지. 어떻게 될지 몰라서 2024년도 편지를 남길게. 다들 너무 수고 많았어. 그런데 2024년의 첫눈은 어떘어? 지금의 나는 만 21살이고 아마 최후까지 첫눈을 좋아할 거란 사실은 알아줬으면 해. 그래서 오래 전부터 첫눈이 오면 죽어야겠단 이야길 치료자들에게 많이 했었거든. 특히 폭설을 좋아하는데, 눈이 너무 많이 내리면 아무래도 사고가 나기 십상이니 조금만 내려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살아서 끔찍했어. 하지만 모든 날들이 나쁠 리는 없었고 그냥 사는 게 지쳐서 그랬어. 작년에 폐쇄병동을 전전하면서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일어나보니 살 수 있는 세상이더라. 그런데 죽을 수도 있단 걸 깨달았을 땐 모든 게 무너지는 느낌이었어. 내 장례식에는 누가 왔어? 사실 다들 어렵사리 이곳에 와서 아파할 바엔 그냥 오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거든. 마지막으로 보고 싶었던 얼굴이 너무 많아. 마지막으로 듣고 싶었던 말들이 너무 많아. 하지만 거기게 너무 미련 두지는 않길 기도했으니 괜찮을 거야. 다들 나의 죽음에 아파하게 둬서 미안해. 장례식에 오거나 이 편지를 읽거나 문득 떠올려준다든지 그러면 고맙지. 그럼 1년 뒤에 다시 보자! 안녕! 2025.12 지난 1년은 어땠어? 내 기일이 아직도 기억나? 아니면 올해 안으로 떠나게 된 건가? 그렇다면 조금 여행이 늦었네. 혹시 영화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 나왔어? 난 그게 올해 안으로 나온다고 들었는데 말이야. 도무지 예측할 수가 없네, 내가 그 영화를 보고 죽었는지 아니면 그때까진 살아있었는지 말이야. 나는 수십 년 치 편지를 여기에 두고 떠났을 거야. 정말 이번 연도에는 정말 나 자살했겠지? 질문이 너무 많다 미안해. 나는 어렸을 때부터 천국에 가고 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어. 왜냐하면 금방이라도 지옥에 떨어질 것 같았거든. 내가 바라는 가장 마지막 소원이 그거야. 지옥에 떨어지기 전에 예수님이 나 한 번만이라도 꽉 안아주었으면 좋겠어. 수고했다는 말도 듣고 싶은데 너무 욕심인가 싶었지. 재작년도에 3번째로 폐쇄병동에 입원했을 무렵, 내가 따랐던 아윤 언니에게 들었던 말이 있어. 하나님도 예수님도 성령님도 나를 버리지 않을 거라고 했어. 우리는 그분의 자식이니까. 내가 좋은 곳에 갔을 거라고 믿어. 적어도 내 영혼에게 최선으로 필요한 무언가가 있는 곳으로 갔겠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다들 마음 편하게 가져. 여기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것들뿐이지만, 그래도 나는 너희들을 사랑해. 이 말 만큼은 활자로 남길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아름답고 소중한 너의 모든 길을 응원해. 나는 단지 쉬고 싶었을 뿐이야. 우리 1년 후 여기서 다시 만나! 안녕! 2026.12 나는 벌써 세상을 떠나 은하 군단과 함께하고 있어. 내가 향년으로 21세 혹은 22세일 때, 나와 동갑이었던 친구들은 벌써 한두 살 언니가 되어있겠네. 아 재수를 하였거나 그 외의 길을 걷는 친구들 외에는 슬슬 대학을 졸업할 나이가 되어있겠구나. 전부 열심히 살고 있어. 대단하다고 생각해. 몇몇 남자애들은 벌써 제대를 앞뒀을지도 모르겠다. 나 어렸을 때 봤던 남자애들은 개구쟁이에 넘쳐나는 힘을 주체할 수 없는 게 티가 나서 싫어했거든. 그런 아이들이 의젓해지고 든든해지고 무거운 책임을 어깨에 멘다는 것에 놀라면서도, 항상 안전하길 바라고 있어. 아, 백두산 폭발은 혹시 안 했지? 몇 년 전부터 백두산 관련으로 이슈가 돌았었거든. 뜬금없지만 걱정되어서 그래. 이번 해도 별일 없기를 바랐어. 별일이라고 하면 내가 죽었다는 거겠지. 내가 사라진 지 족히 한 해는 넘었을 거야. 그때 친구였던 주희 언니와 다연 언니 그리고 수연이가 생각이 난다. 그 친구들은 아직도 날 기억할까 싶지만 차라리 못했으면 좋겠어. 어엿한 직장이 없어도 충분히 괜찮아. 사회초년생에 가능성도 많을 시기이니까. 다들 예술인의 기질이 있으니까. 유명한 애니메이터나 웹툰 혹은 웹소설 작가의 길을 걷기 위해 무엇이든 할 거야. 아니면 새로운 길을 찾았으려나? 다들 천천히 와. 수십 년이 걸릴수록 좋아. 그래야 얼굴 구기지 않고 만나지. 그럼 1년 뒤에 또 만나는 거다? 안녕! 2027.12 이번 해는 국가 간 안보가 걱정되긴 했어. 지난 연도에도 안전에 대해서 잠시 말을 붙였는데. 살고 싶다면야 뭘 해도 안전과 건강이 최고다 그치? 살아있는 한에는 그래. 생각해 보면 난 늘 벌벌 떨면서 살았던 것 같아. 이렇게 세상을 등진 후에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여기엔 닿지 않겠지. 다만 나는 아직도 숨을 쉴 때의 감각을 생각해. 들숨과 날숨이 번갈아 가며 폐를 채우고 비우는 과정이 분명히 있었지. 하지만 이곳에서는 이제 그런 건 필요가 없어. 왜 그토록 숨 쉬는 거에 매달려 살아왔을까? 사람의 목숨이란 게 가장 중요하다곤 하는데, 막상 사라지고 나서 그만큼 허무한 것이 없더라. 그럴 거면 왜 삶이라는 게 있는 걸까 싶어. 괜히 아프게.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지는 마. 미치도록 힘들면 와도 돼. 하지만 난 저 멀리서 네 뒷모습을 오래오래 바라보고 싶어. 네 머리칼이 흩날리는 걸 보며 바람이라는 것도 있었구나, 기억해 내고 싶어. 다시 태어난다든지 그런 거 원하지 않아. 이미 많이 늦었으니까. 그리고 생전의 고통도 모를 리가 없잖아. 난 나의 선택을 존중하고, 너의 선택도 알아줄 거야. 비록 내 육신은 고운 가루가 되었어도 영혼만큼은 시들지 않아. 어디서든 나는 보고 있는 것, 듣고 있는 것 그 이상으로 느끼고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마. 몇 년에 걸쳐 이 편지를 읽어주어서 오히려 고마운걸. 그러면 우리 1년 뒤에 다시 볼까? 안녕! 2028.12 이번 연도에 하계 올림픽이 미국 LA에서 열렸다면서? 어땠는지 궁금해. 뻘쭘하지만 내가 알던 몇 안 되는 큰 도시라서 그런가 봐. 아무튼 다양성이 인정되는 모습이 잘 드러나는 올림픽이기를 바랐으니까. 그리고 윤년이기도 하지. 내가 세상을 떠났을 때도 아무래도 윤년 그즈음이었을 텐데 시간 참 빠르다. 여전히 내가 생각나? 그럴 수도 있지. 내가 떠났을 무렵의 치료자들은 전부 연락이 끊겼을 거야. 아마 내가 죽은 해에 바로 인연이 끊겼겠지만. 마지막까지 내 마음을 돌보았던 김세정 선생님, 방연식 선생님, 배재현 선생님 잘 지내시겠지. 그야 나야말로 아무 일 없길 간절히 바라고 있으니까. 세정 선생님 아드님은 벌써 고등학교에 들어가겠다. 섬세한 아이던데 야생 같은 학교에서 너무 상처받지 않았으면 해. 그래, 세월이 그렇게 되었어. 다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커갔어. 우리 다윤이는 대학생이 되어있겠네. 한창 캠퍼스 생활하느라 바쁠 텐데 가볍게 일탈도 해보고 즐길 건 즐겨도 봐. 더는 무의미하니 사촌 오빠도 지나친 죄책감은 가지지 않는 게 좋겠어. 비록 나는 하루하루 죽어갔지만 다른 이들도 그러기만을 바라는 건 아니니까. 아마도 누군가의 행복을 바란다는 건 내게 저주를 거는 일과도 같아서, 그렇게나 괴로웠을지도 몰라. 막상 지나고 보니 저렇게나 작고 푸른 점에서 일어나는 일들, 가끔은 그리워. 그럼 난 또 1년 뒤에 찾아오도록 할게. 안녕! 2029.12 곧 있으면 2020년대가 끝난다는 사실이 믿기질 않아. 내가 이 별을 떠났을 때는 2020년대 중반 겨우 넘어왔을 텐데 말이야. 아 그리고 올해 삼재띠라했는데 별일은 없었지? 9년에 한 번씩 오는 불운한 시기랬는데, 나에게는 이제 쓸모없는 미신이 되어있어. 아 그리고 소행성 하나가 지구에 근접한다고 했는데, 안전하게 지나와서 이 편지를 보고 있는 거겠지. 나는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세상살이에 관심이 많아. 올해에도 많은 일이 있었을 테고, 그걸 버텨내느라 수고 많았어. 이 말을 전해줄 사람도 벌써 얼마 남지 않았네. 모두가 회피하고 있을지도 몰라. 나라는 존재가 있었다는 것을. 아무렴 상관없어. 오히려 나는 살아있을 적에도 그러하길 바랐거든. 모두가 날 잊어버리는 것을 그토록 원했어. 물론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세정 선생님이 내게 말씀하셨던 때가 있었어. 그건 틀린 말이 아니지. 하지만 헛된 나의 소망도 한 번쯤은 이루어지지 않으려나 싶어서 꿈꾸기만 했을 뿐이야. 지금 보니까 세정 선생님이 많이 그립네. 나에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걸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고. 그런데 사는 게 너무 싫었어. 나는 기어코 선생님의 세상에 죽음이란 소행성을 보내 모든 걸 파괴해 버렸어. 맹세코 그런 슬픔을 남기지 않는 법을 모색했지만 말이야. 나와 관련된 사람들의 이름을 편지 한 장씩 외쳐볼 생각이야. 고마워. 1년 뒤에 또 보자! 2030.12 벌써 시간이 훌쩍 지났어! 내가 이 땅을 밟고 있었을 적에는 시간이 너무 느리게 흘러서 고통스러웠는데, 이 편지지까지 펼쳐질 정도면 생각보다 시간이 빠르다 그치? 2030년에는 지방선거도 하고, 동계 올림픽도 프랑스 알프스에서 열렸을 거야. 내가 열여섯 때 폐쇄병동에서 보았던 우리나라 동계 올림픽이 기억에 남아. 10시에 소등이었으니까 화려한 개막식을 끝까지 볼 수 없어서 아쉬웠지. 여기에는 올림픽도 축제도 월드컵도 없어. 그냥 나를 편안하게 머금고 있을 예수님의 두 팔을 계속 떠올리고 있단다. 벌써 시간이 이리 되었으니 다들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지 너무 보고 싶다. 단 하루라도 모두를 불러서 보고 싶지만 이제 나와 관련된 연결선은 다 끊겼으리라 생각해. 근데 기억나? 나 죽기 전에 헬스 다녔잖아. 그때 남자 쌤과 여자 쌤 한 분이 나를 엄청 챙겨 주셨어. 그분들은 제 2의 상담사 같았지. 나는 그분들 앞에서 몇 번 울었고 위로를 받았어. 그럴 때마다 눈물이 끝없이 흘렀지만, 한편으로 그분들이 내 죽음을 막을 수 없단 걸 알아챘을 때 나는 더욱 비참해졌어. 이렇게 좋은 분들이 내 곁에 있는데, 나에게는 그런 힘이 될만한 말 한 마디조차 들을 자격 없다고 믿었으니까. 그분들은 전근 가셨거나 일을 그만두었을지도 몰라. 하진 선생님은 이쯤이면 결혼하셨을지도 모르겠다. 꼭 결혼하셔서 좋은 남편이 되시길 나는 멀리서 응원하고 싶다. 좋아, 그럼 1년 뒤에 다시 보자! 2031.12 이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이 안 가. 나의 편지가 너무 진부해지지 않을까 걱정 돼. 내가 만약 죽은 후에도 직접 산 사람에게 편지를 건넬 수 있다면야 말은 달라지겠지만. 그런 일은 판타지 속에서만 일어날 테니 기대는 접어두려 해. 이번 여름은 어땠어? 내가 살아가면서 여름이 서서히 늘어나더니 10월 넘어가기 전까진 더위가 나아지질 않더라고. 지금은 더 심해졌을까 봐 걱정 돼. 나는 여름을 물리치려고 빙수도 사 먹다가 오히려 장염에 걸렸지. 지금 생각하면 웃긴 일이야. 추위를 많이 타던 수연아, 넌 이번 여름 잘 보냈어? 혹시 날씨가 극단적으로 추워지지는 않았니? 너는 나의 사소한 눈빛과 말투에도 내가 죽음을 결심하고 있는지 아닌지 잘 구별해냈어. 하루는 집에 가면서 도롯가에 머뭇거리는 나에게 전화하더니, 헤어질 때쯤 내가 찻길에 뛰어내릴 사람처럼 보였다며 전화 끊지 말라고 했잖아. 내가 환각을 본다는 말에 밤중 플래시를 켜고 집까지 바래다줬지. 미안해, 수연아. 난 한때 너를 땅부터 하늘까지 사랑하지 않았단다. 사랑을 잘 몰랐고 오글거린단 생각이었으니까. 스물여덟이었던 수연아, 너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현실에 안주해 버렸을까 아니면 장르 소설계의 빛과 같은 작가가 되어있을까. 어느 쪽이든 네가 너답기만 하면 좋겠어. 내가 없다고 아직도 아파하진 말아줘. 나는 너를 사랑해. 의심하지 않아도 돼. 1년 뒤에 다시 보도록 하자! 2032.12 내가 있는 곳은 온통 별뿐이라서, 그들이 말하는 소릴 들으면 너무 시끌벅적한 거 있지? 그래서 가끔 귀를 막고 싶을 때가 있어서 머리에 손을 가져다 대려 하는 순간 깨달아. 나에게는 두 손도 귀도 머리도 없다는 사실 말이지. 이번 연도에는 공휴일과 주말이 너무 많이 겹쳐 쉴 수 있다는 날이 적었다고 들었어. 맨날 투덜대던 직장인들이 더 힘들었겠구나. 나는 비교적 좋은 직장에 다녔음에도 죽어버린 걸 보면, 블랙 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덯게 버티나 싶다. 주희 언니랑 다연 언니는 곧 서른 살을 앞두고 있겠지. 내가 보았던 언니들은 때로는 개구쟁이였고 때로는 의젓한 어른 같았어. 대학교에서 동기였던 언니들도 자신의 앞가림을 할 줄 안다는 사실이 몹시 부러웠단다. 그런 언니들이 이젠 전부 서른이 되었거나 될 예정이란 사실을 생각하면 가슴이 살짝 먹먹해져. 언니들, 지금 세상살이 잘하고 있어? 내가 너무 편법을 썼지? 하지만 주희 언니와 다연 언니라면 비록 부인하고 싶어도 나의 갈 곳 없는 마음을 지켜봐 왔을 테니 조금은 알 거야. 그렇다고 내가 언니들 탓하는 거 절대 아니다? 주희 언니, 다연 언니, 미안해.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이렇게 끙끙대다가 훌쩍 떠나버려서 나도 미안해. 난 언니들이 어떻게 변하든 상관없어. 저번에 언급했던 수연도 그렇고, 각자의 길을 걸어가 줘. 여기는 외롭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괜찮으니 걱정은 말고. 1년 뒤에 볼까나! 2033.12 이번 연도에도 아픈 일들이 후 불면 날아가길 바랄게. 언제 한 번 깨달았어. 나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서 깨달았어. 앞에서 몇 번 언급했듯이 나 하나 죽는다고 뭐가 특별히 바뀌지는 않아. 바뀌는 건 이 편지를 아직도 읽고 있거나 되뇌이는 사람들의 마음 뿐이겠지. 몇 개월 지났겠지만, 올해 대구 지하철 참사 30주기를 맞았을 거야. 나는 그 해 2월에 태어났는데 얼마 안 지나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어. 유가족들의 마음을 떠올려봤어. 희생자의 마지막 문자를 읽어봤어.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느낌이 싫어서 내가 이 세상을 버리기로 했어. 근데 나, 정말 잘못한 걸까? 이미 여기까지 와서 무슨 후회일까 싶지만. 얼마나 원통할까, 얼마나 보고싶을까? 삼십 년이 흘러도 그 사건이 일어난 지 세 시간도 안 지난 느낌일텐데 어떤 말을 덧붙일 수도 있을까?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엄마 미안해. 아빠도 너무 미안해. 이 말을 하는데 10년이나 걸렸어. 근데 나 같은 건 역시 구역질이 났어. 수많은 사람의 불행이 내 손으로 일어난 것 같았어. 얼굴이 화끈거리고 목에 예리한 칼날이 스친 것처럼 시리고 무서웠어. 그럴 때마다 환각을 보고 언제나 생각했지. 조금만 있으면 나아질 거야. 조금만 걸을 수만 있다면 이것도 축복일 거야. 그런데 이 놀음판 안에서 희롱당하는 과정이, 또 누군가를 놀음판에 처박는 내가 너무 혐오스러웠지. 1년 뒤에도 우리 볼 수 있을까? 2034.12 올해 해줄 수 있는 말은 똑같아. 나는 잘 있다는 것과 여전히 사랑을 추구한다는 거지. 이곳은 정말 텅 비었는데 그래도 마음에 썩 들어. 이번에는 동계올림픽도 열리고 아시안 게임에, 천문학적 이슈로는 월식도 있겠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천문학에 관심이 참 많았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 6살 무렵부터 명왕성이 왜 태양계에서 쫓겨났는지 구구절절 설명할 수 있을 수준이었지. 나의 유일한 자랑이 되어준 이 우주가 발밑에 있어. 그러니 앞으로도 괜찮을 것 같아. 이제 몇 명이나 이 편지에 관심을 가질까? 그 방향성은 아주 독특했지만 나는 사랑이란 걸 많이 했던 것 같아. 언제나 천문학도인 연인과 함께 천문대에 가는 게 꿈이기도 했고… 사실 죽은 지금으로서 나의 미련은 크게 없지만 말이야. 후는 굉장히 착하고 순한 남자였지만 나와 맞지는 않았던 거야. 내가 그에게 너무 과분했어. 나는 조그마한 것에도 휘둘리고, 천체를 같이 보면 그게 무슨 성단인지 구별해주길 바랐던 나의 이상도 있었던지라. 이제 걔는 잘 살 거야. 사람이 복잡하지 않아서 인생을 스스로 꼬아대고 있진 않을 것 같아. 다만 그 옆에 나보다 더 나은 여자가 있길 바랄 뿐이지. 무려 11년 전의 애인 이야기를 왜 지금 꺼내냐고? 나의 시간은 멈춰있으니까. 당장 이 편지를 열어본 사람을 보고 꽉 껴안고 싶거든. 나는 진정으로 누군가를 바랐던 거야. 나의 분신같은… 그럼 1년 뒤에 다시 보자. 2035.12 안녕, 내게 주어졌던 모든 기회와 시간들 안녕히. 한 살도 되기 전에 등을 뒤집고, 단말마적 발버둥으로 끝마친 나의 육신이여. 안녕히. 내뱉은 첫 단어가 ‘아빠’였지만 뻐끔거릴 입도 없단 현재에 안녕을. 무릇 두 번째로 불려 속상해하던 엄마. 모래성 같은 나의 사진첩 넘기지 말고 안녕하기를 바란다. 고요한 파도에 갉아먹힐 우리네 영혼은 안녕히. 삼켜지듯 안녕을. 나로 인해 아프다면 나만이 할 수 있는 말은 안녕뿐. 서서히 불렀던 모든 이름에 서려 있는 원망과 안녕히. 나보다 빨리 저기 푸른 지옥을 이탈했던 낯선 자여 안녕, 인사한다. 외쳐도 닿지 않을 이 영혼은 숨 붙은 자들과 안녕. 그야말로 안녕은 탈 없이 편안하라는 뜻이라 할 말이 안녕밖에 없음을. 문득 걸어가며 수많은 개미들의 희생에 안녕을 고하고 싶었다. 더더욱 깊어지는 자기혐오와 분노의 출처는 영영 안녕히. 그 점만큼은 내게 정말 안녕이라고 들려서 좋았다. 앞으로 태어날 개미들은 내가 밟지 않을 터, 한결 가볍게 당신의 안녕을 묻는다. 안녕하십니까? 분명 나의 탄생을 계획해 주시고 안녕이란 단어가 생길 때까지 기다려준 당신. 여전히 보고픈 사람이 너무 많다. 당신의 옷자락을 이렇게 부여잡고서도 손을 흔들었으니. 안녕, 그리고 안녕. 다만 내가 하늘을 보는지 땅을 보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10년동안 모르겠다는 대답 밖에… 2036.12 아무래도 이 말은 꼭 해야겠다. 엄마 보고 싶어.
죽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죽는 것도 쉽지가 않다. 어떻게 죽어야 할까 그들은 어떻게 죽었던 걸까 여긴 내가 살 수 있는 곳이 아니야 단 한번도 내가 원해서 산 적 없어. 그러니 제발 죽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
장애인 일자리 를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일을 하라고 알려주셧는데 괜찮을지도모르겟고 아직 부모님은 내맘을 모르는거같아요 교육받고 일하는거래서하려는데 너무걱정되네요 제가잘할수잇을지 의문스러워요 장애인을대할때 한결같거든요 근데가짜친구들은 이중적이고 연기를 해서 그런지 금방티가나고색안경을 끼고바라보길래 그냥 ㅆㄹㄱ엿어요 저는다르거든요 너같은애는 경계성지능이고 일자리는없어 그러고 보니제가참 이렇게살아온게 그래요 참 서글프네요 저도사람이***식인데 그말을 햇어야햇나요
내가 죽거나 그랬으면 좋겠다 어차피 결말은 내가 죽을테지만
제가 평범한 사람이란걸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이전엔 멋졌으나 지금은 아무것도 아닐때)
그냥 말로 설명 못할 정도로 힘들어요. 원래도 괜찮았다가 갑자기 불쑥불쑥 우울해졌는데 오늘은 유독 더 힘드네요... 할 일이 있는데 못하고 있어요... 그냥 작은 위로라도 괜찮으니 위로 한 번씩만 해주실 수 있나요? 큰 위로를 바라는게 아니에요. 그냥 괜찮냐는 말, 많이 힘들었냐는 말 정도면 충분해요. 부탁드릴게요. 진짜 못 버티겠어요.
나는 애물단지인 것 같아요. 가족들을 제외한 모두에게요. 지금의 상담 선생님에게도 애물단지인 것 같아요. 내가 더이상 선생님을 찾*** 않으면 선생님이 훨씬 편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까지의 내담자 중에 제일 최악의 내담자일 것 같아요. 애초에 선생님을 찾*** 않았어야 했던 게 아닐까요?
공황, 우울증으로 내일 대학벼원에서 진료 받고 입원 하기로 했다... 근데 기분이 이상하다 무섭고 두렵고 내가 이정도로 나약했었나? 그런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가서 잘 치료 받고 잘 쉬다 오자 너무 무서워 하지말고 화이팅 ㅜㅜ😭
뇌손상 이야기가 있던데 사실인가요? 일반인들 부작용이 뭐가 있는지 궁금해요. 전 adhd라서 약을 먹고 있는데, 혹 우울증인데 오진으로 복용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요... 효과는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