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기억이 너무 괴롭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폭력|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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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기억이 너무 괴롭습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lenia
·한 달 전
초등학교 3학년, 반장 선거에 나갔습니다. 같이 후보로 나온 아이는 그닥 질이 좋지는 않은 아이였습니다. 흔하디 흔한, 소위 말하는 '일진' 이였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후보 중 당선이 된 것은 저였습니다. 딱 한 표 차이여서 더 기뻤던 것 같습니다. 그게 사건의 시작이였습니다. 일주일 후,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습니다. 이유를 모르겠는 친구들의 외면이 이상했습니다. 그 당시 저는 교우 관계가 원만한 아이였으니까요. 불안감을 속으로 눌러 삼키며 수업을 들었고,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어떤 아이가 와서 그 일진이 저를 부른다고 하더군요. 그때부터였을까요, 지옥의 시작은. 그 일진이 불러낸 장소는 도서관 밑 창고였습니다. 여러 폭언과 욕설을 듣고 이유 없이 맞자 불안했습니다. 저는 대체 왜 그러는지를 물어봤어요. 대답은 가관이였습니다. 제가 그 일진의 자리를 빼앗았기에 그렇다고 하더군요. 당연히 맞서 따졌습니다. 그게 이 행동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그들에게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날 이후 저는 하루하루 지옥을 살아야 했습니다. 발설한다면 같은 초등학교인 동생을 건드리겠다고 하며 그 일진과 무리들은 웃었고, 그래서 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금품을 갈취당했고, 핸드폰이 생긴 4학년부터는 인터넷 상에서 폭력을 당했습니다. 신체적인 폭력까지 당했죠. 부끄럽지만, 꽤나 유복하게 자란 저는 돈을 마구 뜯어내도 줄지 않는 지갑이였습니다. 부모님께는 말씀드릴 수 없었습니다. 부모님이 걱정하실테고, 위와 같이 동생과 친구들이 연관되어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저는 버텼습니다. 볼펜으로 살이 그여도, 수많은 폭언을 들어도, 점심 시간마다 책상에 얼굴이 처박혀도, 제가 있는 화장실 칸에 물이 쏟아져도, 끝끝내 사물함 앞에서 무릎을 꿇어도 말입니다. 뺨이 돌아가고 피멍이 들어도, 좋아하던 책과 물건이 박살나도 말입니다. 6학년, 저는 처음으로 창고에 갇혔습니다. 금품과 핸드폰은 모두 빼앗겼어요. 다행스럽게도, 저를 많이 아끼셨던 부모님은 학원에 없는 저를 애타게 찾***니셨고, 순찰을 돌던 선생님께서 저를 발견하셨습니다. 그러나 끔찍하게도, 그것들의 처분은 약했습니다. 부모님은 분노하셨고, 그 이후 그 아이들의 인생은 망가졌습니다. 어쩌면 재기할 기회조차 없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이제 중학교 2학년입니다. 경호원이 붙어 있고, 우울증과 수면장애가 겹쳐져 있고, 억지로 웃으면서 완벽한 '우등생'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과 깊은 대화를 여러 번 하고, 정신건강의학과에도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밤마다 악몽으로 되살아나는 그 기억이 너무나 무섭습니다. 가해자의 처벌과, 안온해진 저와는 관계 없이요. 누구는 제게 이럴지도 모릅니다. 좋은 집안 딸로 잘 태어나서, 곱게 자라니까 그깟 거 하나 못 참는거라고. 그 애들도 처벌받았으니까 끝난 거 아니냐고. 왜 그렇게 예민하냐고. 안 좋은 기억은 노력으로 바꿀 수 있다고. 저도 압니다. 제가 조기에 신고를 했으면 될 일이였다는 거, 그래서 결과적으로 지금 일상은 행복하고, 친구들과 부모님, 선생님들의 애정을 받고 있다는 거, 미래는 확실하고 앞으로 그런 일 없을 거란 거 말입니다. 근데 그 생각을 하게 되면 너무 힘듭니다. 눈물이 막 나오고, 머리가 새하얘집니다. 어떻게 해야 될 지를 모르겠습니다. 자문을 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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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김승욱 상담사
1급 심리상담사 ·
한 달 전
자신만의 마음의 방이 필요할때이지 않을까 해요.
#학교폭력
#심리상담
#악몽
#신고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 전문가 김승욱입니다. 사연글로 통해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 사연 요약
마카님, 반장 선거에서의 경험과 그 뒤따르는 어려움들이 많이 힘드셨겠어요. 초등학교에서의 힘겨운 상황과 그로 인해 생긴 두려움, 그리고 현재의 우울함까지, 그 모든 것이 여전히 마카님 마음속에 큰 무게로 남아있는 것 같아요. 이 글을 통해 용기를 내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어 주신 만큼, 마카님이 앞으로 조금 더 마음의 평화를 찾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원인 분석
어린 시절, 일진 친구로부터 받은 지속적인 폭력과 협박이 심각한 외상 경험으로 남아 있는 것 같아요. 당시 사람들의 외면과 도움을 받지 못한 경험이 스스로에 대한 신뢰와 안전을 느끼기 어렵게 만들었을 수 있어요. 그리고 그러한 힘든 기억이 잘못된 것이 아니며, 시간이 지나도 트라우마로 남아 계속해서 영향을 주고 있는 상태일 수 있답니다.
해결방안
그동안 관계에서 왜 상대에게 맞춰 왔는지 그 이유에 대해 먼저 고민을 해보면 좋겠어요.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관계가 너무 중요해서, 혹은 갈등이 벌어지는 것이 싫어서 일수도 있죠. 그렇다면 그에 대한 이유도 있을 거에요. 화를 낼만한 상황에서도 화를 내지 않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우선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 나에게는 왜 어렵게 느껴졌을까요?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죠. 지금까지 마카님의 입을 막아왔던 것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보면 좋겠어요. 그래야 그것을 떼어낼 수 있으니까요. 거절을 하거나 분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마카님 뿐만 아니라 대부분 어렵게 느끼는 것 같아요. 저 역시도 그렇거든요. 특히나 화가 났을 때 이를 표현하기 어려운 것은 이 감정이 부정적으로만 느껴져서 그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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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니K
· 한 달 전
고1인데 그 마음 뭔지알아요 저도 비슷한 괴롭힘을 3~6학년 때까지 당했던 사람이에요 강도는 좀더 약하지만 그 마음이 이해가 돼요 중2와 중3 때도 저를 괴롭히는 사람들은 있었는데 좋은 인연도 많이 생겼어요 중3 때 만난 애랑은 지금도 찐친처럼 지내고 있어요 지금도 따돌림을 당해서 다른 고등학교로 전학을 왔지만 그 친구 덕분에 계속 살고 싶어져서 살고 있어요 그러니까 좋은 인연이 생길수도 있으니까 조금만 버텨봐요 제가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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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니K
· 한 달 전
며칠이 지나도 저 같아서 눈에 밟펴서 댓글 다시 써요 솔직히 그럴 땐 “내가 너무 예뻐서 (또는 공부를 잘 한다면 공부를 잘 해서) 질투해서 그러나보다” 라고 생각 하면 마음이 그나마 좀 편해지더라고요 그러면 가끔은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외모 자신감도 생겨요 항상 화이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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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nia (글쓴이)
· 한 달 전
@소유니K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털어놓듯이 쓰고 들여다*** 않았는데 많은 댓글이 달려 있어 조금 놀랐습니다. 최근 현실이건 가상이건 진심으로 저를 위해주는 분들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다시 한 번 응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