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미워지려 합니다. 원망해도 되는걸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진로|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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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미워지려 합니다. 원망해도 되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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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안녕하세요. 저는 33살 남성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가끔 자랑삼아 말씀하십니다. 우리 아들은 반항한번 하지않고 말 잘들은 착한 아들이라구요. 그리고 부모님이 원하신 진로를 착실히 걸어가고 앞가림 착착 잘한다구요. 그런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요즘 부모님이 조금씩 미워지려고 합니다. 미워지려고 하는 마음과, '그래도 날 사랑으로 길러주신 분인데 미워할수 없지' 하는 마음이 요즘 계속 충돌해서 너무 괴롭습니다. 왜 이런마음이 들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심지어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이 시점에, 키워주신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것보다, 왜 나에게 이렇게 하셨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건지도 궁금했습니다. 돌이켜보니 제 인생의 주도권이 없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습니다. 사연이 좀 길순 있는데... 누구에게도 이것을 얘기해본적이 없어서 자세히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1남 1녀 중 장남입니다. 장남이라 그런지 모르겠는데, 초등학교 시절부터 어머님의 학업성적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으셨습니다. 시험을 못보면 신경질적인 어머니의 욕설섞인 말투, 설거지할때 일부러 그릇을 쨍그렁 그러며 놓던 그 살벌한 분위기가 아직도 생각이나네요. 나가죽으라고 하셨을때도 있었던것 같아요. 물론 매순간 그러신건 아니지만, 항상 시험시즌이 되거나 수학경시대회 성적이 나올때면 저는 매번 어머님의 잔소리를 두려워했던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게 자극이 되어서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어느순간, 어머님의 짜증과 신경질이 두려워서 무조건 성적을 잘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앞섰거든요. 결과적으로 성적이 제법 잘 나오는 축에 속했던 저는, 어느정도 공부를 한다는 고등학교 기숙사반에 들어가게되었습니다. 40명 뽑는건데 그중 35등을 해서 혼났던 기억도 있네요 ㅎㅎ. 항상 최선을 다했음에도 남들보다 뒤쳐지면 혼났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스트레스가 누적이 되었는지 고2, 3때부터 공부가 손에 안잡히기 시작했어요. 고3때는 기숙사반도 떨어지고 엄청난 슬럼프가 온적도 있었죠. 이때는 글자가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 암기과목이니 국어니 하는 과목들이 공부가 되질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진지하게 정신과 진료를 받고싶었지만, 아***는 나약한 소리 하지말라며 일축해 버리시더라구요. 어찌저찌 극복을 해서 수능까지 쳤지만 결과가 썩 좋진 않았습니다. 다시 마음잡고 재수를 준비하던 차에 시험삼아 지원해본 사관학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추가합격 번호가 ***지 왔더라구요. 전 썩 기쁘진 않았습니다. 재수를 한다면 지금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자신도 있었고, 내 손으로 내가 가고싶은 대학을 진학해서 입시를 끝내겠다는 강한 의지도 있었거든요. 그치만 아***는 사관학교에 무조건 가라는 식으로 저를 압박하셨습니다. 졸업하면 적어도 직장에서 짤릴일은 없다고 생각하셨거든요. 부분적으로 맞는 말이기도 하구요. 결국 거의 징집되다시피 해서 사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입학당시 저는 그동안 말잘듣고 규칙을 잘 지키는 생활을 해왔기에 사관학교 생활이 나름 할만할줄 알았지만, 돌이켜보니 4년동안 매순간 참으면서 했구나 라는것을 지금에 와서야 느낍니다. 그래도 학교를 졸업해야지 하는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장교생활을 5년만 하고 조기전역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어떻게든 버텨보자. 군경력도 나중에 뭘하든 좋은 밑거름이 될수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버텼습니다. 저는 조기전역은 허락하실줄 알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사관학교는 등록금도 일체 들지않을뿐더러, 저는 4년 기숙사생활을 했기에 이미 경제적, 신체적으로 완전히 독립을 했으므로, 모든 선택을 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치만 부모님은 반대하셨습니다. '전역 하고싶으면 해라. 근데 나중에 개털되는건 감수해야지.' '너 전역하고 취업준비하는 모습보면 화병걸릴거 같다' 라는 말로 저를 심리적으로 압박하셨습니다. 당시 로스쿨을 진학하고 싶었던 저는, 로스쿨 준비비용도, 학비도 모두 손 안벌리고 제 손으로 할 생각이었는데, 부모님의 심리적 지원도 받지 못한다는 생각과, '내가 전역하면 진짜 쓰러지시는거 아니야?' 하는 막연한 두려움에 결국 전역을 접어야만 했습니다. 군생활을 하다가 3년 전에 아내를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그때 당시만 해도 저는 부모님의 간섭이 종종 있었지만, 우리 가족은 정말 화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혼생활을 하면서, 아내와 지내는 시간과 우리가족과는 다른 처가댁의 분위기를 접하면서 조금씩 생각이 달라지더라구요. 자신의.의견을 자유롭게 말하고 이를 존중해주는 처가댁과는 달리, 우리 집안은 제가 군생활의 고충, 과거 부모님의 흠결에 대해 얘기하면 '다 너잘되라고 그런거다.' '엄마 아니었으면 넌 침찍찍 뱉고 쓰레빠 끌고 다녔을 거다' 라는 말로 일축을 해버립니다. 이쯤되면 저를 무시한다고 밖에 생각이 안들더라구요.. 군생활 아니면 제대로 할것도 없는 놈 처럼 말입니다. ㅎㅎㅎ 작년에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이런 생각은 더 심해졌어요. 난 우리 아이보면 반항을 해도 다 받아주고 품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왜 우리 부모님은 나한테 심리적 자유를 허용하지 않은걸까 하는 의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부모님께 전화도 잘 안합니다. 괜시리 미워지더라구요 원망스럽고... 저도 이런 제 자신에게 화가납니다. ***같이 용기도 못낸건 나인데, 왜 애꿎은 부모님을 탓하는거야? 하는 저 자신에게도 화가나요.. 이런 생각이 자꾸 머릿속에서 요동칩니다... 13년 군생활을 끝내고 다른일을 시작해볼까? 늦더라고 로스쿨을 지원해볼까 하는 무책임한 생각도 합니다. 도와주세요...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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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김만수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한 달 전
부모님에 대한 원망으로 걱정인 마카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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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자유음
소개글
용기 낸 당신의 편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 사연 요약
마카님. 부모님의 기대와 압박 속에서 진로를 선택한 뒤, 군생활을 이어오면서 점차 부모님에 대한 미움과 자신의 선택에 대한 갈등을 겪고 계시네요. 결혼 후 아이를 키우며 '부모님의 영향'이라는 두려움과 '나 자신을 위한 선택'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 원인 분석
마카님, 현재 느끼고 계신 혼란과 갈등은 부모님의 높은 기대와 요구로부터 비롯된 심리적 압박과 통제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어머님과 함께한 어린 시절의 경험들이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며 본인의 선택과 주도권을 제한 받는 느낌을 강하게 받으시는 것 같아요. 또한, 결혼 후 가정과 처가댁의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접하면서 이제야 비로소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인식하게 되어 갈등이 더욱 고조되는 상황이아닌가 싶습니다.
💡 대처 방향 제시
첫째로, 마카님 자신이 느끼는 감정들을 잃지 않으면서 자신을 돌보는 것이 중요해요. 마카님의 솔직한 감정에 대해 마주해보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을것 같아요. 편한 사람과 대화를 통해 어려웠던 일, 감정 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둘째로, 부모님과의 감정적인 거리 두기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해보는 방법을 시도해 보시면 좋을것입니다. 키워주시고 이끌어준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도 있지만 한편으론 나에 의견에 대해 지지나 존중해주지 않았던 경험에 대해서는 원망하고 미워하는 마음도 충분히 가질 수 있답니다. 이러한 양가감정은 잘못된 것이 전혀 아니에요. 과거의 부모님의 흠결을 이야기했을 때 부모님의 태도는 늘 같을 수 있지만 마카님께서 그러한 반응에 대한 서운함, 부정적인 감정을 부모님한테 말하는 것도 괜찮아요. 진로에 대해서는 지금은 가정도 꾸리고 독립해 지내고 있기에 배우자와 충분한 고민을 나누시고 결정을 하시는데에 도움을 받으시면 좋을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