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장애 너무 털어놓고 싶은데 털어놓을 수가 없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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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이장애 너무 털어놓고 싶은데 털어놓을 수가 없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채흠cheheum
·한 달 전
안녕하세요, 2019년부터 우울증/불안장애, 21년부터 신경성식욕부진증 진단 받고 계속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며 치료 중입니다 식이장애는 가장 가까운 사람한테도 오픈하기 너무 어려운 병입니다.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할 지 모르고, 이상한 소문이 날 지도 모르니까요. 저희 부모님 두분 중에서도 아빠에게만 겨우 말씀 드렸구요, 그 외 아는 사람은 10년 이상 아는 친구 두 명과 치료 받고 있는 정신과 선생님 정도입니다. 일반식은 먹을 수 있게 됐지만 밥은 한 숟갈도 못 먹구요, 직장 다니면서도 공깃밥은 아예 안 먹고, 샐러드나 밥 없는 비빔밥, 야채반찬, 두부, 해산물 같이 저칼로리에 고단백질, 가공 안된 음식 이외에는 안 먹습니다. 회사 간식도 전혀 안 먹구요, 음료도 제로 음료만 마셔요. 회사 사람들에게는 탄수화물 잘 안 먹는 사람, 입맛 조금 까다로운 사람, 알레르기가 많은 사람, 몸이 약해 가리는게 많은 사람 정도로 통하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버티고는 있지만, 가끔 제발 상대방이 내가 식이 장애가 있음을 알아줬으면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사촌 여동생과 사이가 아주 좋은 편인데, 최근에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갔습니다. 튀긴 것, 면, 밥 아무것도 안 먹으면서도 불편 끼치지 않으려고 거듭 사촌여동생에게 너 먹고 싶은 것 시켜라, 나는 내가 먹을 수 있는거 알아서 챙겨 먹겠다, 하면서 반찬류만 집어 먹은 후 편의점에서 닭가슴살을 따로 사 먹고는 했습니다. 함께 여행을 다니다 보니 그 이상행동을 완전히 숨기는 건 불가능했구요. 누가 봐도 정말 이상해 보이구요.. 여행의 마지막에 "언니랑 여행 하는 거 너무너무 좋았는데, 딱 한가지가 아쉬워. 너무 맛있는 것들을 많이 먹었는데 그 경험을 언니랑 공유할 수 없어서 속상했어" 이렇게 말을 하니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아직도 제가 못 먹는 밥, 면, 빵, 튀김류, 디저트들을 보면 너무 먹고 싶으면서도 입에 대는 순간 칼로리가 밀려 들어올 것 같아 바로 뱉어버릴 것만 같고 결국에는 다 끄집어 내고 싶어질 것 같은 울렁임과 불안이 밀려옵니다. 적어도 사촌 여동생이나, 저를 믿는 친한 지인들에게는 오픈해서 도움을 요청해 보고도 싶은데, 자칫 소문이 잘못 퍼지거나 가족 구성원들이 아는 것이 너무나 두렵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계속 고민하다 보니, 우울함이나 불안이 더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잠 못자는 건 기본적이구요.. 정말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처럼 잘 숨기면서 제가 어느 날 알을 깨고 사람들이 모른 채로 식이장애를 고쳐나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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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신영랑 상담사
1급 심리상담사 ·
한 달 전
타인이 아닌 내가 나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돌봐주는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섭식문제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카님. 마카님의 사연을 읽고 답글을 남깁니다.
📖 사연 요약
마카님께서는 식이장애를 사람들에게 말하기 두려운 한편으로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으신 것 같습니다.
🔎 원인 분석
마카님, 이상한 소문이 날까봐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까봐 섭식 문제를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또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 나의 모습을 수용해주고 괜찮다고 말해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타인과 다른 모습에 이질감이나 소외감을 느끼는 것도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습니다. 마카님, 섭식 장애가 발생하고 유지되는 것은 섭식 장애가 우리에게 단기적으로 큰 이점을 주기 때문입니다. 몸무게나 음식을 철저히 통제하는 행동을 통해서 우리는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부터 일시적으로 회피할 수 있습니다. 폭식이나 음식 제한과 같은 많은 섭식의 문제들이 어떤 이유에서건 스스로가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온전히 느끼는 것에 불편감을 느낄 때 음식을 먹는 행위를 통해서 그 불편감을 해소하는 것의 이점을 주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대처 방향 제시
따라서, 섭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것이 음식이나 몸매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정말로 감정과 음식이 연관성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일지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가능한 음식을 먹은 직후에 곧바로 일지(날짜, 시간, 먹은 음식, 먹기 직전에 하고 있었던 일, 먹기 직전에 하고 있었던 생각, 먹기 직전에 느꼈던 감정, 신체적으로 배고픔을 느꼈는지의 여부, 어떤 식으로 먹은 음식을 몸 밖으로 내보냈는지의 여부)를 작성해 보세요. 이 일지는 무엇을 얼만큼 먹었는지 스스로를 꾸짖기 위해 하는 평가가 아닌 호기심을 가지고 자신의 감정을 잘 인식하기 위한 것입니다. 몇 주간 작성하다보면 반복되는 패턴을 확인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감정과 섭식 패턴 간의 특정한 관계를 알아차릴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감정은 억누르거나 다른 어떤 강박적인 행동으로써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회피하면 회피할수록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고 하지요. 오로지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어떤 평가도 없이 있는 그대로 나의 감정을 수용하고 자신의 감정을 분명하게 표현하게될 때 감정은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됩니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불편한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 음식을 찾지 않아도 되며 비로소 우리는 우리의 인생에서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행복은 몇 키로라고 정해 놓은 몸무게, 즉 어떤 결과가 아니라 자신에게 진실하고 자기 삶의 여정을 스스로 선택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 순간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좀 더 자기표현을 할 때 더 행복해지고 더 행복해질수록 음식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카님, 결국에 나를 구원해주는 것은 타인이 아니라 바로 내가 나 자신과 내 감정을 바라보고 스스로 공감해 주는 것임을 기억하세요.
저의 답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