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마 가장 마지막 사연이 될 것 같아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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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nightynight0
·한 달 전
안녕하세요. 아마 가장 마지막 사연이 될 것 같아요. 처음 마카에 글 쓴 지 삼년하고도 반이 지났어요. 코로나에 사춘기에 많이도 정신없던 열다섯이었는데 성년을 앞둔 열아홉이 되었네요. 이젠 제 동생이 열다섯이에요. 그 나이 때 저와는 별로 닮지 않은 것 같아요. 마카를 떠나는 이유는 더 쓸 글이 없어서예요. 이용하지 않은 지 한참 되었으니까요. 이후로도 가끔 들려 알고 지내던 분들의 새 글을 훔쳐봤는데 댓글을 달지는 못했어요. 다른 시간을 걷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어서요.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겹쳤다 흩어졌다 어떤 차원으로도 정의할 수 없이 나아가는 게 인생이더군요. 저는 아직 많이 어린데요, 그래도 내가 누구라고 소개할 만큼은 자란 것 같아요. 이제야 좀 내 인생을 살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건 아니지요. 한 순간만 뒤로 가도 지금보다 부족하고 한 순간만 앞으로 가도 한 뼘씩 자라 있어요. 성장기라서인지 평생 그럴 운명인지는 모르겠지만요. 글쎄요.. 흉터처럼 남아 종종 우울하고 무엇도 할 수 없을 것 같이 무력해지는데요. 상처는 다 아물었다고 진단서에 적힐 수 있을 거예요. 우울하기 전에 저는 너무 어렸어서 원래의 제가 어땠는지, 얼마나 행복한 기분으로 살았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요. 요즘은 제법 행복해요. 앞으로 또 어떤 방향으로든 나***테죠. 이전보다 글을 잘 못 쓰는 것 같아요. 복잡한 마음이 묻어나서 자꾸 문장이 길어지나 봐요. 순수한 공감이 그리워질 때 과거 마카에 작성한 댓글을 읽어요. 나보다 한참 어리다고 생각했던 어릴 적 내가 나를 누구보다 잘 위로하는 거 있죠. 어떻게 그럴까 고민했어요. 정말 괴롭고 한없이 어려서 미래가 아득하기만 했던 그 때의 나는 어떻게 그렇게 많은 걸 알았을까. 어쩌면 이미 모든 건 내 안에 있다는 말이 틀리지 않을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가지기로 했어요. 그냥, 세상 별 거 없더라고요. 열아홉 살 먹고 아흔 살 같이 말하는 건 조금 우습지만. 정말 그렇지 않나요? 세상에 정답이란 게 없다면 내가 믿는 대로 살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럼 그게 내 삶인 거 아닐까. 그럼 난 무얼 믿으며 살고 싶지? 무얼 향해 나***? 나*** 때마다 하나씩 놓치는 기분이에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고, 새로운 걸 배우면 빛바랜 걸 잊어버리고. 그래서 자꾸 회고해야하나 봐요. 마카 댓글을 읽고, 사람들과 주고받은 이야기들과 얼기설기 작성된 일기를 꺼내 보고. 거기에 제 초심이 있어요. 여기에 있을 때 정말 행복했어요. 사춘기를 거치며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운 건 당신들 덕분이에요. 그런 사랑 넘치는 마음을 다시 품지는 못할 거예요. 한참 갈증이 나 있던 마음에 진심을 나누고 싶다는 열망만은 얼마나 충만했는지. 잊어버린 줄 알던 그 마음들이 지금의 저를 만드는 데 일조했겠죠.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어서 쓰는 글이에요. 나중에 돌아오게 될지, 이 글로 남겨지는 걸 후회할지도.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그치만 다시는 전처럼 마카에 자주 오지 않을 거란 걸 알아차렸어요. 돌*** 수 없으니까요. 시간이 많이 흘렀고, 누가 이 글을 읽어주실지 모르겠네요. 이야기 나누지 않은 지 오래라 무심한 제 글에 상처받는 분이 생길까 조금 걱정되어요. 모쪼록 행복하시기를 바라요. 행복을 너무 ***아도 불행해지지만 왠만하면 자주 찾으며 살면 좋으니까요. 감사했습니다. 꼭 멋진 어른이 될게요. 아, 배경은 한창 마카에 글을 많이 쓸 때 가장 좋아하던 걸 사용했어요. 너무 마음에 들어서 우울한 사연엔 오히려 몇 번 못 썼었거든요. 아직도 바다가 좋고, 싫어하던 여름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오랜만에 글 쓰려니 너무 어색해요.. 쓸데없이 다 큰 척 하는 기분도 들고. 하지만 정말로. 정말로 이 공간 없이는 제 사춘기를 설명하기가 힘들어요. 요샌 까마득히 잊고 살지만, 중학생 때 마인드카페가 없었더라면 저는 많이 다른 사람이 됐을 거예요. 올해 넘어오는 크리스마스에 유년기를 떠나보낸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매년 산타에게 편지를 쓰거든요. 그걸 쓰는데 확 느껴졌어요. 인생에 챕터니, 완전한 끝이니 그런 건 없지만 지금보다 어릴 때 절 괴롭히던 상처는 더 이상 날 그만큼 아프게 하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안녕을 고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남김과 떠나감에 조금 쿨해졌달까요. 그럼 갈게요. 지금껏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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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ynight0 (글쓴이)
· 한 달 전
솔직히 가끔 그리울 것 같아요. 혹시 알림 오면, 답글 달러 올게요. 멀어졌어도 잘 살았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건 하는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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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o6
· 한 달 전
축하합니다. 아마 여기 있는 모두가 언젠가 마카를 지울 수 있게 되는 날을 바라고 있겠죠. 앞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날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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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nman
· 한 달 전
마인드카페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있어요 저또한 20번 넘게 삭제와 복귀를 반복했어요 ㅎㅎ 꼭 힘든일이 아니더라도 자유로운 글이나 기록을 남기셔도 괜찮습니다. 마카님의 소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네요. 원하는 바를 꼭 달성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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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phone
· 24일 전
저도 이 배경을 좋아하는 편이었어요. 그래도 역시 저는 하늘색 은하수가 보이는 우주 배경이 가장 좋아서 생일 때만 아껴서 쓰고 있어요 ㅎㅎ 시간이 많이 흘러도 지나간 시간은 그대로인 것 같아요. 그래서 바로는 못 봤지만 이렇게 열흘 지나고선 나잇님 글을 오랜만에 봤어요. 저는 이곳에 정들었나봐요. 떠나기가 어렵네요. 인생하고도 이렇게 정이 들지는 않던데 뭐가 다른 걸까요. 어려운 문제가 가득하네요. 나잇님은 이런 문제들에 걸려 넘어지지 않길 바래요. 괜히 넘어져봤자.. 아야! 해요!! 😄 답글 안 다실까봐 뭔가 길게 썼어요ㅋㅋ 요즘은 기운이 안 나서 이정도도 긴 편이에요.. ㅜ 나잇님은 건강하게 잘 살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