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처음으로 제가 싫어졌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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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처음으로 제가 싫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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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전
저는 언제나 저 스스로를 믿고, 좋아하고 잘 돌볼 줄아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살면서 처음으로 저에 대한 확신이 없네요. 저는 심리학과입니다. 그것도 상담심리학과요. 2학년 때는 누군가의 고민을 듣고 함께 탐색하고, 해결하고 성장하는 것이 좋았어요. 하지만 4학년인 지금, 그것들이 다 힘에 부치네요. 나 살기도 바쁜데, 남의 고민따위 들어주고 살아가야 하는 제가 불쌍해서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잘 한 선택인 것 같아요. 작년 4월에 정말 사랑했던 남자친구와 이별을 하고 조금 힘들었습니다. 그 사람은 저를 많이 사랑해주었지만 저는 더 집착하고, 사소한 거에 화를 내고, 불안해 했어요. 그로 인해 헤어지게 되었고 작년 11월에 그 사람보다 더 사랑하게 된 사람을 만나고 있어요. 이 사람에게는 그 사람에게 했던 것처럼 제 감정을 다 내비치고 싶지 않아요. 이 사람이 저에게 정이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제 트러블이 생기면 최대한 이성적으로,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상황만 보며 그를 이해시켰죠. 이 사람은 제가 자기가 봤던 사람 중에 제일 말을 잘한대요. 제가 봐도 그래요. 어떤 일이 생기면 전 정말 논리적이에요. 그렇게 해야 알거든요 사람들은. 차례대로 번호를 쓰고 일어났던 상황에 대해 정리를 해요. 너는 이런 행동을 했고, 나는 그런 행동으로 인해 어떤 감정을 느꼈고, 어떠한 사고와 가치관을 통해 그러한 감정이 표출됐는지. 이런 사고의 흐름들을 정리해서 보여주지 않으면, 남자들은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아요. 멍청한 동물이라서요. 저는 그래서 사티어의 의사소통 유형도 2학년 때까지는 산만형이었다가, 초이성형으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일치형도 함께요. 저는 이게 좋았습니다. 논리적인 나, 냉소적인 나, 이성적인 내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 힘이 들어요. 누군가를 이해시키는 것도, 제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너무너무 힘들어요. 남자친구와 한 번 싸우면 저는 아무 데에도 집중을 못 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인데, 남자친구는 느린 사람이라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판단하는 데에 시간이 걸려요. 결국엔 제가 또 와다다다 말을 해야하죠.. 그렇게 해서 어떻게든 상황이 정리돼야 제 마음도 편해지거든요.. 어느날,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되지? 싶더라고요. 알바를 하는 날이었는데, 시험기간이라 몸이 너무 힘들고 마음의 여유는 없는데 손님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웃어주고 있는 제 모습이 너무 징그러웠습니다. 이렇게까지 살아야되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일이 끝나고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는데요. 전화도 매일 제가 먼저 하는 거 같아서 순간 짜증이 났지만 그저 일을 그만둘 거라는 푸념만 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죽고 싶다는 말도 했어요. 죽을 거니까 같이 죽자고. 그리고 택시를 타야했는데, 뒤에 차가 엄청 크게 빵빵 거리더군요. 제가 승차하는 것이 뻔히 보이는 데도요. 세상이 이렇게 인정이 없었나 싶고 순간 저도 화가 나서 남자친구와 전화를 끊지않고 택시기사님과 함께 심한 욕을 했습니다. 남자친구는 말이 없더군요. 제가 너무 화가 나 보인다며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그대로 저는 통화를 끊었어요. 내가 이렇게까지 화가 났는데, 달래주기는 커녕 본인 앞에서 욕을 했다고 말투까지 약간 바뀐 것 같았어요. 내가 너무 힘든데, 내가 이렇게 죽고싶은데 그걸 몰라주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남자친구가 너무 미웠어요. 그리고 그런 남자친구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나 하는 마음에 자기혐오까지 들었습니다. 결국 저는 절대로 절대로, 자해를 하지 않을 거라는 저만의 약속을 어겼습니다. 사실 약속이라기보단, 스스로 본인의 몸을 해치는 것이 이해가 안 되었지요. 그런데 저는 그런 이해 못하는 행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따가웠지만 마음이 한결 낫더라고요. 나를 내가 힘들게 함으로써 어떤 통제감을 갖게 되었어요. 이제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이 기저에 깔려 있었거든요.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요? 제가 왜 이러는지도, 저의 정확한 상태가 어떤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 글도 너무 횡설수설, 정리가 안 되어 있네요. 예전의 저는 제 감정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이 감정이 어디서부터 기인되는 건지 아예 모르겠습니다. 짐작만 할 뿐이죠. 저에 대한 확신이 없습니다. 제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건, 제가 유일하게 통제할 수 있는 건, 남자친구와의 관계네요. 제가 유일하게 버릴 수 있는 게, 남자친구밖에 없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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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klx12
· 9일 전
안녕하세요 비공개님,제가 비공개님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겪어보진 않아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요,저도 항상 비슷한 경험을 해요. 너무힘들어서 자ㅎ를 하고,자ㅅ계획까지 생각해본적이 있어요.비공개님은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황인거 같아요. 남자친구 뿐이 비공개님을 통제할수있다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스스로도 자기를 통제할수 있어요.하지만 비공개님은 아직 그 방법을 모르시는거 같아요.물론 저도 아직 저만의 방법을 찾진 못했지만요 비공개님, 욕을해서 남자친구가 싸해진것은 비공개님 잘못이 아니에요 저도 솔직히 왜 싸해진건지 이해가 가질 않더라구요. 비공개님이 죽고싶고 힘든것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셔서 많이 힘드셨죠?남자친구가 미울만도 하고요,자기 혐오는 하지 말아요.비공개님이 잘못한건 아무것도 없어요. 비공개님은 순간 욱하고,짜증이 몰려와 생각보단 몸이 먼저 나가시는거 같아요.비공개님이 지금 아무것도 할수 없을거시라 생각하시겠지만,세상은 너무나 넓고 가혹하지만 비공개님이 할수있는 일은 정말 넘쳐나요 비공개님 너무 힘드시고 우울하고,짜증이 나는 하루가 정말 너무나 많으셨을거 같아요.남자친구분에게 털어놓으셔도 괜찮고,취미생활을 가지거나 비공개님의 정신에 피해가 가는것들은 잠시 멀리해놓으시는 것도 일종에 방법이지요. 비공개님.하루하루가 너무 ***겠지만 우리 조금만 버티고 희망을 놓지 말아요! 정 너무 힘드시다면 또 글을 올리셔도 좋아요 제가 같이 욕해드리고,걱정해드리고 위로해줄거에요. 항상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자신을 위해 살아가시면 좋겠어요.우리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말고 힘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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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9일 전
@hidklx12 감사합니다. 제가 욕을 해서 남자친구가 싸해진 게 아니라는 말은, 제가 정말 듣고 싶었던 말이었나봐요. 감사해요. 음… 죄송합니다 감사하다는 말밖에 안 나오네요… 덕분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습니다. 함께 화이팅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