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영을 잘해요. 제법 잘 한답니다. 넓은 강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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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전
나는 수영을 잘해요. 제법 잘 한답니다. 넓은 강을 수영해서 건넌 적도 있는걸요. 물에 빠진 누군가를 구하는 방법을 배운 적은 없지만 저도 모르게 누군가를 구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 지금 제가 빠진 이 깊은 물은 얼마나 깊은지도 모르겠고 아무리 수영을 해도 뭍이 보이지 않습니다. 때로는 무언가의 작은 파편에 의지했어요. 그러나 잠시 몸을 의지하고 있다보면 그것들은 다 가라앉아버리거나 얼음처럼 서서히 녹아 사라졌어요. 추운 것 같아요. 어쩌면 이곳에서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 너무나 춥다는 걸 깨달았어요. 춥고 지쳐요. 이제는 그자리에 가만히 떠있는 것조차 힘들어요. 아니 처음부터 그것조차 힘들었어요. 이제 내 힘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요. 조금만 힘내면 뭍에 닿을 거라는 희망도, 어쩌면 지나던 누군가가 나를 구해줄 거란 희망도, 그것도 아니면 잠시라도 몸을 기댈 무언가가 또 떠내려올 거란 희망도, 아파요. 가장 아픈 건 어쩌면 희망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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