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24일 전
2 년전에 편의점 영업을 시작했다.
하고싶었던 일이 있었으나 사소한 문제로 접어야 했고 일했던 돈을 모아 시작했다.
처음엔 모두다 예스맨으로 받아들였다.
돈을 던지든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든 외상을 요구하든, 반말을 지껄이든,
그냥 친절하게 웃으며 해주고 이러면 다 될 줄 알았다.
다른사람들도 다 그러니까.
하지만 그러다보니 점점 선을 넘기 시작하더라.
100원 500원 시작하던 외상은 점점 천원 오천원까지 요구하기 시작하고,
담배를 피며 매장안까지 들어오고,
서비스 덤, 폐기, 재활용가능한 이것저것을 요구하고,
테이블은 자기 집마냥 사용하고,
비싸다고 딴데서 사와서 데우고 먹고,
장바구나를 드는게 아닌 내가 나와서 인간 장바구니를 시키고,
심지어 아는사람이니까 괜찮다라는 명목으로 자기 얘한테 담배, 술 심부름을 시키고,
편의점이라고 편의만 볼려고 하고 내가 손해를 보든말든 해달라고만 요구하더라.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이제 안된다. 정말 안된다 하지 말아달라 하며 정말 살살, 친절하게 주의를 주었으나,
돌아온건 역정과 협박. 융통성없다. 장사 그리하는거 아니다. 사람이 못됬다 본사에 찔러줄까 죽고 싶냐 등등의 욕이였다.
정말 최선을 다해 잘해줘도 그건 당연한 것이였다. 당연한 권리 였단 것이다.
자신에게 뭐라고 하는 내가 잘못됬다는것이다.
이외 진상은 너무 많았는데 쓰기도 어려울거같다.
하지만 제일 어려운건, 그런 사람들을 내일이든 다음주든, 같은동네이기에 언제든 다시 봐야하고 어떤말을 듣고 어떤 취급을 받았던 고객이기 때문에 개인감정을 지우고 또 친절하게 해야한다는것이다.
그놈의 정, 융통성.
바로 어제 들은말이다.
결제를 하고 손가락을 까닥까닥 거리길래 뭘요구하는지 몰라서 멍하니 있엇더니 왜 젓가락과 영수증을 안주냐, 기본이 안되있다, 눈치가 없느냐 이소리를 듣고 인상을 쓸까 싶어 억지 미소를 지었더니.
"힘드시죠? 근데 편의점 여셧으면 이정도는 견디셔야죠.
이정도도 못견디실거면 하지마셧어야죠"
정말 많은생각이 들었다.
친절한사람도 당연히 있지만 이런사람들에게 가려지기 십상이였다.
하고싶은것을 포기하고 내 일상조차 반쯤 포기하고 시작했다.
소득은 적자는 아니지만 그리 많은 이득은 아니였다.
매일매일 이런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사람이아니라 두발로 걸어다니고 말하는 바퀴벌레인데 나만 내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거 아닌가?'
이런말이 있지않나.
본인은 아니라 생각하는데 다수의 타인이 맞다고 하면 본인이 이상한거라고.
나는 정말 이상한가? 내가 잘못한것인가?
일상은 거의 없고 유쾌한일보다 이런 우울한 일들이 더 많다보니 들어주던 친구든 가족이든 점점 듣기 힘들다는 뉘앙스가 풍겨오고,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사람은 거의없기에 말을 많이 아끼게 되고 얘기를 할수가 없다.
터놓고 말할 상대도 없다보니 속으로 삭히는데 슬슬 한계가 올거같다는 예감이 든다.
영업을 하며 오늘도 나는 나에게 묻는다.
나는 사람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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