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새벽
·한 달 전
어제는 계획했던 대로 퇴근하고 벚꽃을 보러 인근의 대학 캠퍼스에 다녀왔어요. 엄밀히 말하면 다른 시에 속해 있는 곳이지만 거의 경계에 있다 보니 저희 지역의 벚꽃 명소로도 이름이 알려진 곳이에요. 입구에서부터 사람들이 북적였고, 교문 너머로 한가득 핀 벚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람들이 다 즐거워 보였어요. 시간대가 저녁이라 그런지 가족보다는 커플이나 친구들이 많이 보였어요. 누구나 힘든 일, 걱정거리를 다 안고 살겠지만 그 순간 그 사람들은 정말 행복해 보여서, 그걸 보니 한없이 우울해졌어요. 그 속으로 들어갈 자신이 없었어요.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렇게 교문 안쪽을 바라다보다 돌아왔습니다. 아직 완전히 꽃이 피지 않았네, 주말 쯤에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하며 조용히 돌아왔습니다.
꽃이 예뻐서 힐링이 될 거라는 기대는 애초에 없었고, 그저 남들 지내는 만큼, 남들 하는 만큼 이것저것 하다 보면 좀 괜찮은 기분이 들려나 했는데 아니었나 봐요. 그럴 기운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달리 말하면 지금 제 상황과 에너지 수준에 맞는 일을 찾아야 하는 것 같아요. 가만히 쉬는 것도 불안한데 그렇다고 뭔가를 활동적으로 할 힘은 없는 제가 할 수 있는 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30일 챌린지 : 나를 사랑하기 ■
DAY 1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자기
DAY 2 내 방 깨끗이 청소하기
DAY 3 나에게 꽃 선물하기
▶ DAY 4 하루 동안 SNS 들어가지 않기
SNS의 범위를 어디까지 잡아야 하는지 모호했지만 일단 하루 동안 인별에 들어가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누군가의 소식이 궁금해 작년에 처음 깔고 나서는 매일같이 들어가곤 했어요. 그러다 관심이 가는 걸 하나둘씩 누르다 보니 그런 것들만 계속 뜨고, 또 하나씩 보다 보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 있기도 했어요. 언제부턴가는 불안할 때 그냥 그런 것들을 봤어요. 하나씩 넘기다 보면 불안을 잊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허탈하기도 했고, 끄고 나면 또다시 불안하고 힘들었지만 어쨌든 그렇게라도 시간이 가는 게 다행스러웠어요.
최근에는 그런 것들을 대신할 다른 일들을 생각해 보려고 했었어요. 딱히 ‘생산적인’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은 아니었지만, 좀 더 차분하고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불안한 시간을 넘기는 방법을 언제까지나 SNS나 숏츠 영상에 의존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연초부터 명상을 시도해 보기도 했고, 가벼운 운동을 해보기도 하고, 다시 글을 써보기도 하고...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고 있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계속 찾아가는 중인 것 같아요.
정신없는 하루여서 그랬던 것도 있지만 어쨌든 어제 하루는 한 번도 SNS를 켜지 않고, 폰도 많이 보지 않고 보냈어요. 그동안 해왔던 것들이 다 그러했듯이, 어제 하루로 끝내지 말고 무의미하게 무언가에 빠져 있는 시간을 줄여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오늘의 행운 20240404 ■
<< 오늘은 당신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날입니다. >>
직장에서 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어요.
그런데 이런 일이 처음이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었어요. 사실 객관적으로 돌아보면 열 손가락 안에도 들지 않을 만한 일인 것 같아요. 지금 순간은 너무 많이 힘들고 막막하지만, 이전의 일들이 어떻게든 지나갔듯이 지금 일도 그러기를 바라요.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어떻게든 버텨질 거라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때 이런 일도 있었지.’라고 돌아볼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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