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은데 살고 싶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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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은데 살고 싶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오늘도수고했어여
·한 달 전
고등학생 1학년 입니다. 옛날부터 자해를 했고, 자살 생각도 시도도 많이 했습니다. 병원에서 약을 처방 받지만 큰 효과가 없어요. 그냥 수면제랑 신경안정제라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사람들에겐 제가 근심걱정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일거에요. 항상 웃고 다니거든요. 하지만 속은 썩고 곪아서 다시 복구가 안돼요. 요즘 죽고 싶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요. 하지만 이대로 죽자니 그동안 힘들게 쌓아온 것들이 아쉽고 반대로 살자니 도저히 살아갈 용기가 안나요. 모순적이죠? 알아요. 저도 제가 겁쟁이고, 나약한 인간이라는 걸. 그냥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살려달라는건가봐요. 제발 아무나 좀 도와달라고 하고 싶은데 주변에 그럴 사람이 없으니까 더 지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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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h35190
· 한 달 전
몇년 전의 제가 떠올라서 이 글에 멈춰섰어요. 저도 그랬어요. 죽으려고 했는데 미련남은 게 너무 많고 살자니 또 찾아올 아침이 너무 괴로웠어요. 다음날이 오지 않았으면, 그냥 이대로 못 깨어 났으면.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새벽마다 울고 밤새고 정작 학교에 가면 웃고 긍정적인 척, 우울따위 모르는 사람인 것 처럼 행동했죠. 같잖은 동정이 가장 싫으니까 그랬어요. 애매하게 위로해 줄거면 차라리 모르는 척 하는 게 편했으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이런 우울의 원인이 가족이었어요. 온갖 트라우마란 트라우마는 다 생기게 해놓고 가스라이팅을 해대니까 정신이 온전치 않았죠. 심지어 그게 가스라이팅 이라는 것도 엄청 늦게 깨달았어요. 가족들이 다 내가 이상하다고 하니까. 내가 약한 사람이라서 쉽게 무너지는거라고 그냥 다 참으며 사는데 너는 왜 그러냐고 그러니까. 저도 그런가? 내가 강하지 않아서 그런건가? 싶었어요. 근데 깨닫고 보니 아니더라구요. 나를 괴롭힌 사람은 따로 있는데 왜 내가 괴로워야해? 왜 내가 죽어야만 해? 이런 생각이 들고 나서 부터는 그냥 죽고싶다기 보다 증오심이 깊어갔어요. 내가 괴로웠던 만큼 저 사람을 괴롭게 만들고 죽어야겠다. 이런 원망이요. 그러나 만약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전 절대 이런 증오를 새기지 않았을거예요.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잖아요. 진짜 그랬어요. 내가 암만 복수에 눈이 멀어서 괴롭혀도 그 사람들은 다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내 잘못이고, 내가 약한거라고. 절대 바꿔지지가 않아요. 그걸 깨달은 순간 전 진짜 바로 뛰어내릴 뻔 했어요. 왜냐면 나는 몇년동안 괴로워서 원망만 해댔는데 바뀐게 없으니까. 해결이 전혀 안됐으니까. 근데 이 생각을 한게 벌써 5년전이예요. 저는 5년동안 살아있어요. 물론 아직도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했고 때문에 생긴 기억상실에 기억이 잘 안나요. 그래서 가족과 제대로 얘기하지 못 했구요. 해결된 것도 없죠. 근데 어떻게 제가 그 우울을 견뎠냐고 묻는다면, 삶에 미련이 있어서 라고 생각해요. 저는 제 감정을 그림과 글로 표현했어요.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끼리 많이 얘기를 했고 그 순간만큼은 너무 행복했어요. 제가 남은 미련 중 하나가 바로 목표였어요. 언젠가는 이 지구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그림을 보여주고 싶다는 목표였어요. 그 목표 하나가 절 죽지않고 살아있게 해줬어요. 근데 웃긴건 전 지금 그 목표를 이루지 못했고,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죽고싶다는 마음은 잘 안들어요. 왜냐면 언제 이루느냐는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니까요.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좋아하는 일이예요. 진짜 신기한게 제가 6년전 쯤 취미로 하던 것을 일로 삼고 있다는 거예요. 인생은 돌고 돌아요. 마카님이 잊고 있던 좋음,기쁨,설렘의 감정들을 느끼게 하는 무언가가 반드시 있을거예요. 생각해보세요.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즐겁나요? 좋아하는 음식은요? 길고양이가 귀엽지 않나요? 분홍빛 벚꽃이 예쁘지 않나요? 새벽의 찬 공기가 좋지 않나요? 여름의 바다가 좋지 않나요? 잘 몰라도 돼요. 지금 기쁘고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힘들어 해도 돼요. 질문자님 곁에 아무도 없는 것 같나요? 아니요. 분명 있어요. 넘어지면 손을 이끌어줄 누군가가 분명 있어요. 사람이 아니더라도 길고양이가,벚꽃이,음식이,언젠가 갔었던 바다가,새벽의 공기가,맑은 하늘이 분명 일으켜줄거예요. 그 속에서 마카님을 오랫동안 행복하게 느끼게 하는 게 분명 있을거예요. 자연스럽게 깨달을 테니까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돼요. 주변 사람에게 터놓기 힘들다면 언제든 여기서 글을 쓰세요. 오늘은 진짜 죽고싶었다던가, 급식에 좋아하는 게 나왔다던가. 사소한 거라도 좋으니까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도움될거예요. 글 제한이 있어서 여기까지만 얘기할게요 내 글이 도움되길 바라요. 꿈 꾸지 마시고 푹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