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힘든 3월을 지나, 딱히 더 나을 거란 생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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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길고 힘든 3월을 지나, 딱히 더 나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는 4월을 시작하고 있어요. 자신 있게 말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힘든 시간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는지 결국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3월의 끝은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하나하나 돌아보면 힘들지 않은 게 이상할 만큼 여러 일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남들에게라면 고민거리도 되지 않았을 일들, 이전의 저라면 대수롭지 않았을 일들도 다 한꺼번에 겹쳐 좀처럼 일어날 수가 없었어요. 일어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결국 지친 몸과 마음을 일으킨 건 월요일이었습니다. 거짓으로 병가를 내는 상상을 했어요. 무단결근을 하는 상상도 했어요. 도망치고 싶었어요. 출근만이 아니라 제 모든 것들로부터 도망치는 상상을 했어요. 하지만 지금 여기서 도망치면 화요일도, 수요일도 도망쳐야 할 것 같아서. 힘든 날들이었지만 그 일상 속에 지키고 싶은 것도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아직은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기에. 지치고 혼란한 마음을 다독여 간신히 출근을 하고, 월요일마다 그러했듯 꼭 해야 하는 일만 하며 하루를 버텼습니다. 정신과 진료가 있는 날이라 병원 갔다가 별다방 들러 커피 한 잔을 사고, 버스로 20분 거리의 대학 캠퍼스에 가서 벚꽃을 보고 오겠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나름대로는 그렇게, 아무 일 없었던 듯이 4월을 시작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기대가 없다고 생각했던 정신과 진료는 또 어느 부분에선가 힘들고 서러웠고, 결국 커피고 꽃구경이고 다 치우고 울음을 참으며 집으로 돌아왔어요. 어차피 꽃이 아직 덜 핀 것 같으니 며칠 후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최근 예정에 없던 지출이 많았으니 커피값이라도 아끼면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번 주도, 이번 달도 사실 막막한 기분이에요. 불편한 식사 약속도 있고, 3월만큼은 아니지만 중요한 업무가 또 있고, 여전히 전화 통화 하나하나가 너무 힘든데 하루에도 몇십 번씩 통화를 해야 하는 일도 아직 마무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의지했던 관계들이 최근 다 흔들린다고 느꼈는데, 흔들린 건 상대방이 아니라 저라는 걸 깨닫고 나서도 그 관계들이 너무 불안해요. 불안을 덜고 싶어 받았던 상담조차도 불안하게 느껴져요. 4월에는 생일이 있어요. 언제부턴가 그 전후로 좋지 않은 기억들만 쌓여서 생일이 다가오는 것도 불편해요. 돌아보면 4월이 우울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5월은 정신없다가, 6월, 7월 되면 또 조금씩 괜찮았던 것 같기도 해요. 저는 업무적으로도 일상적으로도 1년 사이클이 비교적 규칙적으로 돌아가는 편이에요. 그러니까 해마다 그러했듯이, 좀 힘든 이 시기를 넘기고 나면 또 괜찮아지는 때가 오겠지 생각하며 작은 희망을 품어 봅니다. 우울하고 힘든 4월일 테니 힐링이 될 만한 것들을 생각해 봐야겠다, 좀 더 쉬면서 보내야겠다고 마음먹어 봅니다. ■ 30일 챌린지 : 나를 사랑하기 ■ ▶ DAY 1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자기 원래 다른 주제의 챌린지를 고려하고 있었는데, 3월 한 달 동안 너무 지친 때문인지 “나를 사랑하기”라는 주제가 눈에 들어왔어요. 1월에 했던 셀프 케어와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대강 훑어보니 ‘이건 안 되겠다.’ 생각이 드는 게 몇 가지 있기는 한데 그래도 대부분 큰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것들이라, 지친 마음을 돌보며 휴식하는 느낌으로 선택했습니다.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자는 건, 사실 애매한 과제예요. 제대로 잠들지 못한지 너무 오래되었고, 자는 시간도 일어나는 시간도 일정하지 않아요. 지난번 진료 이후 모든 기대를 내려놓았던 정신과에서 오늘도 또다시 실망했던 건, 이 병원을 다닌 지 10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저는 항상 잠을 못 잔다고 호소했는데 오늘도 “잠은 계속 잘 자시죠?”라고 물었기 때문이었어요. ‘네/아니오.’로만 답해야지 생각하다가 그 질문이 너무 서러워서 지금까지 잘 잔 적 없다고 말했지만 아마 다음 진료 때도 똑같은 질문을 들을지도 모르겠어요. 아마 다른 병원에 가 볼 결심이 선다면, 제 이야기를 들어주기는커녕 문제가 되는 증상조차 기억해 주지 않는 지금 병원은 더 이상 가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그런 이유로,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자는 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잠이 오든 말든 일단은 누워 있으려고 해요. 사실 1월에 셀프 케어 챌린지를 하면서도 수없이 시도했던 일이기는 해요. 잠시 습관으로 자리 잡는가 싶다가 2월 말부터 힘든 일, 불안한 일이 많이 생기면서 다시 초기화가 되었지만요. 할 수 있는 것부터, 할 수 있는 만큼만 – 하면 된다는 말을 한동안 많이 들었습니다. 제대로 수면 습관이 잡혀 있지 않은 상태에서 한 시간 일찍 자는 건 어렵겠지만, 다른 날보다 10분, 20분이라도 잠드는 걸 목표로 오늘은 조금 일찍 걱정과 불안을 마무리하고 누워 보려고 해요. ■ 오늘의 행운 20240401 ■ << 적당한 유연함이 필요한 하루입니다.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해요. >> 남들보다 월요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컸지만 언제부턴가 나름 균형을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해야만 하는 것과 미뤄도 되는 것을 구분하고, 붙들어야 할 고민과 포기해야 할 걱정거리를 구분하고 있어요. 여전히 힘든 월요일이지만 확실히 작년, 재작년, 몇 년 전보다는 나아진 것 같다고 느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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