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4월 1일. 나는 거짓말처럼 간다. 그러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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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오늘은 4월 1일. 나는 거짓말처럼 간다. 그러나 거짓말이 아니다.” 학창 시절 듣던 노래의 도입부입니다. 또래보다 좀 더 많이 방황했던 어린 날의 제게 아이돌 덕질은 삶의 낙이었고 든든한 울타리였어요. 덕질이라는 말이 존재하기도 한참 전이지만요. 많은 10대 아이들이 그러하였듯 좋아하는 연예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같은 취향의 또래들에게서 단단한 소속감을 느끼며 그때는 그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믿었습니다. 사실 어른이 된 지금도 어떤 부분은 그대로인 것 같아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가장 좋아했던 가수를 지금까지 좋아하고 있고, 여전히 그 목소리에 위로를 받고 때로는 좀 더 살아야겠다 다짐하기도 해요. 위에 쓴 곡은 가장 좋아했던 가수의 곡은 아니지만 비슷한 시기에 많이 들었던, H.O.T.의 <Monade>라는 곡이에요. 나름 자살 예방을 주제로 한 곡입니다. 지금 다시 들어보면 가사가 참 맥락이 없기도 하고, 제목의 의미는 그때도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저 도입부가 참 강렬하긴 했던지 해마다 4월 1일이 되면 생각이 납니다. 곡에서는 이런저런 날짜에 이유를 붙여 자살을 말해요. 행운의 숫자인 7이 두 번 들어가는 게 마음에 들어서 7월 7일에 죽을까 하기도 하고, 12월 31일에 모든 걸 정리하고 새출발하듯 1월 1일에 죽을까 하기도 해요. 물론 결론은 목숨이 소중하니 쉽게 버리지 말고 견뎌보자는 내용이기는 합니다. 어쩌면, 잘 지내면서도 조금은 우울하던 시기에 많이 들었던 이 곡의 영향이었을까요. 죽고 싶을 때마다 날짜를 상기하며 괜한 의미 부여를 하곤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날은 위험했고, 어떤 날은 잘 넘겨졌어요. 지금은 더 이상 날짜를 보며 그런 의미를 찾지는 않지만, 해마다 4월 1일이면 저 가사와 함께 그동안 해왔던 많은 생각들 - 흘려보낸 것들, 묻어버린 것들, 여전히 아프게 들고 있는 것들이 다시 떠오르곤 합니다. 작년 4월 1일에는 정말 오랜만에 ‘스스로’ 꽃구경을 다녀왔어요. 꽃이 보고 싶었던 건 아니었어요. 이제 꽃구경도 갈 만큼 괜찮다고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어쩌면 조용한 발악이었던 것 같습니다. 꽃이 얼마나 예뻤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아요. 그냥, 아는 사람을 마주칠까 불안했고 활기찬 사람들을 보며 우울했던 기억만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정말 노력했던 걸음이었기 때문에, 이제는 4월 1일이 되면 저 우울한 가사들과 기억을 떠올리기보다는 꽃을 보러 가야겠다고 마음 먹엇었는데 오늘은 결국 가지 못했어요. 월요일의 일과와 병원 진료가 너무 지치기도 했고, 우울하기도 했어요. 지역 커뮤니티 글을 보니 아직 꽃이 덜 폈다고 해서, 그냥 그 핑계로 가지 않은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작년보다 날씨가 천천히 풀리고 있는 건지 아직 꽃이 다 피지 않아서, 주말쯤에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렇게 조금씩, 아직은 불안하게 흔들리는 일상이 조금씩 다시 내려앉았으면 좋겠어요. 돌아오는 주말에는 우울하지 않게 꽃을 보러 다녀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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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 한 달 전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