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감정 모두 없는 상태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지난 2년간 우울증, 공황장애를 겪으면서 감정 자체를 거의 느끼지 못하게 된 것 같습니다. ‘기쁘다’, ‘슬프다’ 같은 기본적인 감정들도 잘 모르겠습니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한 지 오래입니다. 그냥 모든 순간마다 제가 영화 속에서 연기를 하는 배우인 것 같다고 느낍니다. 또, 요즘들어 폭식을 할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그냥 “우와 내가 또 쳐먹고 있구나”라고만 생각하고 다른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합니다. 2~3시간동안 끊임없이 계속 먹습니다. ‘배부름’의 개념 자체를 까먹은 상태로 계속 먹고, 숨이 잘 안 쉬어질 정도로 배가 불러야 멈춥니다. 그냥 생각이라는 거 자체를 안 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신이 몽롱합니다. 지금도 내야할 급한 과제가 있는데, 하지 않고 있는 저 자신에 대해 아무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공황우울

로야오고

· 한 달 전

저도 꽤 오래 그랬던 경험이 있어 ..정말 이해합니다.. 심지어..옆에서 누가 저를 때려도 아무 느낌이 안 들고 여기 어디지.. 나는 누구지.. 가족들조차 아.. 가족이네.. 이런 기분으로 봐지더라고요.. 그냥 우와...... 내가 누구지........... 내가 뭘하고 있지.. 뭐랄까.. 마치 투명박스 안에 갇혀서 멍..하게 넋놓고 지켜만 보는 기분.. 늘 개운하지 못하고...... 정말 ..이해해요..... 심각한 일인데 심각한지조차 기억이 안 나고 “급한일”으로 칭해지는 일이 있어도 오..급한 일이구나..나는 지금 뭐지..... 하다 그 기억조차 안 났어요.......... 얼마나 .. 답답할까요...... 전 늘 여기서 깨어나고 싶다.. 하다가 그마저도 잊고 그랬는데..... 제가 해줄 수 있는게 당장 없어서 정말 미안해요.. 그리고 이런 글 써줘서 고마워요 정말로요

불타는나방

그러시군요.. 많이 힘드시죠..? 저도 지금은 감정이 조금씩 느껴지고 있는데 한동안은 감정이 거의 안 느껴지고 몸의 감각만 느껴지던 때가 있었어요. 상담사님 말씀에 따르면 그때는 감정을 직면할 에너지조차 없을 정도로 힘들고 지쳐서 그랬을 거라고 하시던데 작성자님도 지금 그런 상태 아니실까요? 감정이 안 느껴지면 힘들고 아프지는 않아서 좋은데 그만큼 너무 답답한 것 같고 또 초연해져서 오히려 일 칠까봐 걱정되더라고요.. 생각이 잘 안 나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혹시 정신 몽롱한 건 약 부작용일 수 있으니 약을 드시고 계시다면 의사선생님께 말씀드려서 조정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라도 괜찮으시면 언제든 이야기 들어드리고 최대한 도와드릴테니 편하게 답 달아주세요! 그럼 평안한 밤 보내고 계시길 바라요~🌕

네아니요오 (글쓴이)

@로야오고 답글 보고 오랜만에 눈물이 났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불타는나방 우와..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지치고 힘들어서 그런 거라는 말이 큰 위로가 됐어요. 그래도 잘 이겨내 가고 있다는 말 같이 들리네요. 🥹 스스로를 더 존중해 줘야겠어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살다보면 누구든 지치고 힘들 때가 있기 마련이니까 작성자님도 충분히 쉬시고 다시 천천히 나아가시면 되는거죠!ㅎㅎ 저도 감사해요~ 네, 작성자님 되게 존재 자체로 소중한 분이니 스스로도 많이 아껴주세요! 그럼 오늘도 평안한 하루 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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