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힘든 일은 매번 반복되고 저는 또 똑같은 생각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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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나의새벽
·한 달 전
왜 힘든 일은 매번 반복되고 저는 또 똑같은 생각과 행동을 반복하는지 모르겠어요. 나아졌다고, 달라졌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다시 끌어내려지는 며칠이었어요. 일상이 다 무너지며, 잘 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마저 어그러졌어요. 이런 시간이 분명 처음은 아닌데, 그동안 어떻게 넘겨왔던 걸까? 싶었어요. 생각해 보면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사람으로 인해 힘들었지만, 그런 시간을 버티게 해준 것도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무도 없다고 느껴졌어요. 아니 있었는데 제가 다 밀어내고 있었어요. 그러다 영영 잃을까 두려운 마음에, 겨우 정신을 차려 그 손길을 붙잡고, 어쩌면 매달리듯 하루, 이틀, 사흘을 보냈어요. 많은 걸 내려놓고 싶었어요. 그런데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건 아니었어요. 지켜야 하는 게 있고,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어요. 제가 그걸 계속 기억하면 좋겠어요. ■ 30일 챌린지 : 글쓰기 ■ DAY 1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어? DAY 2 최근에 산 것 세 가지는? DAY 3 학창시절 장래희망은? DAY 4 평생 단 하나의 단어만 말할 수 있다면? DAY 5 기억에 남은 가장 오래된 영화는? DAY 6 살면서 잘한일 하나는? DAY 7 가장 좋아하는 냄새는? DAY 8 좋아하는 노래 가사는? DAY 9 해본적 없지만 해보고 싶은 것은? DAY 10 좋아하는 계절은? DAY 11 10년 뒤 나에게 묻고 싶은 말은? DAY 12 내 인생의 황금기는? DAY 13 나에게 부모님이란? DAY 14 학창시절 내 별명은? DAY 15 지금 내가 그만해야 하는 것은? DAY 16 지금의 나는 내가 원하는 모습이었나? DAY 17 나는 어떤 동물과 닮았을까? DAY 18 최근 무언가 망설였던 일은? DAY 19 나의 첫사랑은? DAY 20 평소 즐겨입는 옷은? DAY 21 지금 눈에 들어오는 책 제목은? DAY 22 구독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은? DAY 23 최근 감사한 일 세 가지는? DAY 24 최근 슬펐던 일은? DAY 25 자서전을 쓴다면 첫 문장은? DAY 26 세상 모두가 사라진다면? ▶ DAY 27 선물받은 액자에 넣고 싶은 사진은? ▶ DAY 28 가장 최근에 들은 음악은? ▶ DAY 29 10년 전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 DAY 30 나의 멘토에게 듣고 싶은 말은? 매일 아침 6시에 그날의 챌린지가 뜨도록 한 달 치 일정과 알람을 다 입력해 놓았어요. 전처럼 무언가를 메모하거나 파일을 열어 기록하진 않았지만 기운 없는 와중에도 질문의 답은 한 번씩 생각해 봤던 것 같습니다. 깊게 생각해 보지도, 글로 남기지도 않았지만 굳이 다음 달로 넘기면서까지 꼼꼼히 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떠오르는 대로 적어 보며 3월의 글쓰기 챌린지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한 달을, 또 하나의 무언가를 끝내는 마음으로 힘들었던 지난 며칠도 잊어 보려고 해요. - 액자를 걸거나 놓을 공간이 없지만 만약에 액자가 생긴다면 넣고 싶은 사진은 있어요. 어릴 때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나라가 세 곳 있었는데 케냐와 볼리비아, 아이슬란드였습니다. 케냐는 어릴 때 보던 만화영화의 영향으로 가보고 싶었고, 볼리비아는 우연히 사진으로 본 우유니 사막에 반해서였어요. 아이슬란드는 어떤 영화에서 봤는지 다큐멘터리에서 봤는지 기억이 희미하지만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여행지에 비해 비교적 쉽지 않은 곳들이었습니다. 시간적, 경제적으로도 부담스러웠어요. 가까운 해외조차 부담스럽다고 여겨질 무렵에, 우연히 기회가 닿아 아이슬란드로 한 달 정도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겨울의 아이슬란드는, 낮에는 온통 하얀 눈밭이었고 밤에는 달과 별 말고는 아무런 빛도 없는 어둠이었습니다. 사람도 차도 거의 없는, 고요한 흑백의 하루가 익숙해진 어느 날에, ‘고다 포스’라는 폭포로 향하던 길에 정말로 오랜만에 파란 하늘을 마주했어요. 파란 하늘에 구름을 한 숟가락 얹어놓은 듯한, 여행을 시작한 이후로 본 가장 파랗고 아름다운 하늘이었어요. 당시 향하고 있던 폭포가 ‘신들의 폭포’라는 뜻의 이름이었기에, 함께 여행하던 친구와 눈앞의 하늘이 마치 천국 가는 길 같다는 대화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그때 찍었던 사진은 여행 기간에 찍은 수천 장의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으로 남아, 한동안 바탕화면으로 사용하기도 했고 A4 사이즈로 인화해 파일 케이스 커버에 붙이고 다니기도 했었어요. 예쁘기도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은 여행의 순간을 대표해 주는 사진이기도 해서, 액자에 단 한 장을 넣는다고 하면 그 사진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 가장 최근에 들은 음악은 ‘듀에토’라는 듀오의 <꽃잎에 흐드러지다>라는 곡입니다. 작년 초에 어딘가로 가던 버스 안에서 처음 들었는데 이후로도 계속 떠올라 플레이리스트에 넣게 되었어요. 지금보다 많이 방황하던 날들이었어요. 마음만 혼란했던 게 아니라 매일같이 거리를 배회하며 울음을 참던 날들이었어요. 이 곡이 그런 시간에 위안이 되어주었는지, 아니면 그냥 그만큼 힘들었던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 되어버렸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이 곡을 들으면 정처 없이 배회하던 거리들이 떠올라요. 애써 눈물을 참으며, 때로는 남이 어떻게 보든 펑펑 울며 헤매던 날들이 떠올라요. 작년 말 음악 앱 연말 결산을 보니 이 곡만 227시간을 들었다고 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여전히 계속해서 듣고 있습니다. - 10년 전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실 얼마 전 ‘10년 뒤 나에게 묻고 싶은 말’에 대해 쓰며 미리 메모를 해두었었어요. 나름 좋은 말들이었어요. 남의 눈치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좀 더 나를 위해 살았으면 좋겠다. 감당 못할 상황이 오면 도망쳐도 괜찮다. 어제 아침 이 질문이 떴을 때는 사실 다른 많은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10년 전으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지금의 제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건 하나의 사건이었고, 최근 그때를 떠올리게 하는 일들이 반복되어서일지도 모르겠어요. 10년 전의 제게 말을 전할 수 있다면 알려주고 싶어요. 곧 아주 힘든 일을 겪을 거라고.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끝의 끝까지 내몰리게 될 거라고. 도망쳤으면 좋겠는데 그럴 정신도 없을 거라고. 결국 버티지 못한 너는, 그러니까 나는 아마 그 순간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라고 믿으며 스스로를 포기하려고 할 거라고. 그리고 그 선택은 남자친구 때문에 실패하게 된다고. 그러니까 그날이 되면 남자친구의 연락을 절대 받지 말라고. 어차피 하루 이틀 연락 안되는 거 흔한 일이었으니까 그게 더 자연스럽다고. 괜히 수상한 티 내지 말고 그냥 연락을 받지 말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어떤 이유로 실패하게 된다면. 그때는 좀 더 빨리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었으면 좋겠다고. 괜찮다고 착각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상담을 받든, 병원에 가든, 누군가에게 매달리든, 어떻게 해서든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죽을 거 아니면 그렇게라도 살라고. 살아보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기댈 구석이 많더라고. 그러니까 그 지옥 같은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게 누구에게라도, 어디에라도 손을 뻗었으면 좋겠다고. - 멘토에 대해서는 언젠가 한 번 마카에서도 글을 썼던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제게는 멘토라고 여겨지는 분이 한 분 계세요. 스스로 늘 부족하다 말씀하시지만 제게 누구보다 많은 것을 알려주고 방향을 잡아주시는 분이에요. 제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았기에 저를 가장 잘 아는 분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누구보다 제 마음을 알아주고 보살펴주시는 분이에요. 그분께 듣고 싶은 말은 수도 없이 많지만, 그래도 가장 힘이 되었던 말은, 그리고 앞으로도 듣고 싶은 말은 “잘해왔고 잘하고 있다.”인 것 같아요. 그 말이 온전히 믿어지지 않을지라도 많은 순간을 버티게 해주었어요. 적어도 잘못하고 있지는 않구나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어요. 언젠가 제 스스로 무언가 잘했다고 느낄 수 있게 되는 순간까지, 제게 그렇게 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오늘의 행운 20240328 ■ << 오늘은 당신이 인정받을 수 있는 날입니다. 주변의 칭찬과 격려를 받아들여보세요. >> 최근 몇 달을 다 합쳐 가장 힘든 날이었습니다. 모든 게 엉망인 날이었어요. 아마 한동안은 이 기억만으로도 많이 힘들 것 같아요. ■ 오늘의 행운 20240329 ■ << 오늘은 자신을 위해 휴식과 자기 관리가 필요한 날입니다. 몸과 마음을 챙기세요. >> 힘든 와중에 마음에 걸리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고, 주변 모든 관계가 흔들린다 느껴졌어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숨어서 지낸 하루였어요. 그런 제 자신이 너무 싫었어요. 저는 그저 숨고 도망치기만 했는데 그런 저를 탓하지 않고 따뜻하게 대해준 사람들에게는 정말 고마웠어요. ■ 오늘의 행운 20240330 ■ << ...... >>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도 없는 하루에, 오늘의 행운을 열어볼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 오늘의 행운 20240331 ■ << 당신은 특별한 존재입니다. 당신만의 독특한 빛을 비추세요. >> 스스로 특별하다고 여긴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런 날이 올 것 같지는 않아요. 다만 객관적으로도 수많은 사건 사고에 시달려 오면서도 어떻게든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건, 어쩌면 꽤 대단한 노력의 결과일지도 모르겠다고 잠시 생각했습니다. 내일이 되면 오늘보다는 나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이 시간도 또다시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그러는 동안 버틸 힘이 제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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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 한 달 전
🫂토닥토닥. 길고 힘든 한달을 통과하시느라 정말 고생이 많으셨어요. 잘 견뎌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뜬금 없지만, 3월의 챌린지도 잘 마치신 것에 대해 축하드리고 싶어요🎉🎂💕🥰 또 새로운 한달, 새로운 변환점을 맞이하실 수 있기를 바랄게요. 덧. 저도 버킷리스트에 유우니 사막에 가보는 게 있어요. 또 무언가 공통점이 생긴것 같아 반갑기도 하고... 그렇네요^^ 하늘과 땅이 구분이 안 된다는 환상적인 풍경을 꼭 눈에 담고 싶네요. 새벽님의 버킷리스트들도 모두 이뤄지기를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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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새벽 (글쓴이)
· 한 달 전
@LoveForN 정말로 길고 힘든 3월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사실 마카에서 상담을 받으며 종종 제 글을 보는 직장 동료가 하나 있는데, 종일 그렇게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 왜 꾸역꾸역 글을 올리냐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어쩌면 그게 하루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끈이기도 했던 것 같아요. 해야 할 일, 작은 일과, 지켜나가고 싶은 일상 같은 것들이요 :) 힘든 마음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아요. 다만, 완전히 다 내려놓을 것인가 생각하면 그건 아니었기에, 지금 여기서 더 퍼져 있으면 영영 못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일단은 일어났어요. 뭔가 둥둥 떠 있는 것 같고 다른 세상에 있는 것 같은, 조금은 이상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잘’은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이 시간을 지나 보내고 있는 거겠죠? 그래도 비빌 구석이라고, 조금만 기운이 나면 마카에 들어오곤 했어요.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평소 긍정적이고 따뜻한 글을 올려주시던 분에게서도 뭔가 힘듦이 느껴지고, 댓글조차 조심스러워 조용히 읽기만 했지만 러브님도 많이 힘드신 것 같다고 느껴져서... 왜들 이렇게 힘들어야 하는 걸까 의문이 들다가도, 혼자만 이렇게 힘든 게 아니구나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각자의 힘든 시간들이 다시 또 지나가 주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아이슬란드 여행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불안해하면서도 가족에게 고양이들을 맡기고 떠났었는데 돈(돌봄비?)은 돈대로 쓰고 내내 마음은 불편했고, 결정적으로 고양이 돌봄에 대한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아 후회를 많이 했어요. 이후로 짧은 1박의 국내 여행 외에는 전혀 다니지 않았고, 자연히 케냐나 볼리비아 같은 머나먼 여행지는 꿈에서 멀어졌던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는 나중에 고양이 보내고 나면 자유롭게 떠나라고 하는데, 그런 날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고, 아직까지는 고양이를 보낸 후의 날들이 잘 떠오르지 않아요. ‘그런 미래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에서는 조금 벗어났지만 여전히 그런 날들이 그려지지는 않습니다. 여러모로 생각이 복잡한 4월의 시작인 것 같아요. 꽃 피는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는 뉴스들을 보면 다른 해보다 좀 더 추운 봄인가 싶기도 한데 그래도 어느새 2024년의 일사분기가 지나갔어요. 많이 막막하지만, 차근차근 잘 가고 있는 거면 좋겠습니다. 따뜻한 응원 항상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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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 한 달 전
@나의새벽 저도... 아직 고양이 없는 일상은 상상할 수 조차 없네요. 안온하고 무난한 날들보다, 어쩌면 버거운 일들의 연속인 나날들을 버텨오는 게.. 오히려 잘 지나왔다고 해드리고 싶어요. 고대하던 여행이 아쉬움과 미안함만 남고 끝나버렸다니... 유감이어요. 아무래도.. 고양이를 직접 키우거나 정보를 찾아보지 않는 이상에야.. 펫시터 해주시는 분들에 대한 기대는... 내려놓아야 하더라구요...🥲 그래도, 그분들 덕에 다른 하늘을 맛보고 올 수 있었음에.. 조금이나마 감사한 경험이지 않았을까요...^^ 저 역시, 새벽님께 그 어떤 말을 전하기 어려운 힘듦이 보일때가 있어 매번 많이 망설이다가 하트만 누르고 가 버릴때가 있어서, 그 마음 잘 알고 있답니다. 현실이라면 말없이 손이라도 잡아드리고.. 속에 있는 울음이 다 쏟아질 때까지 어깨를 빌려드릴텐데.. 텍스트의 한계...랄까요. 이럴땐 살짝 답답하기도 하네요...^^ 회사분과 마카를 공유한다는 건, 저로싼 상상하기 힘든데... 새벽님 주위엔 신뢰로운 관계를 맺는 분이 많아보여서, 다행이어요😊 맞아요 마카는 해결을 구하는 게 아니라 그저 숨이라도 쉬고싶어서 오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덜 풀린 매듭이 풀리는 4월이 되시길 바라면서,, 기분전환도 할 겸, 이제 화창한 날엔 봄나들이 하러 가봐요:) 미세먼지 나쁨인 날엔 마스크 꼭 챙기시구요! 다시 무너지더라고 또 다시 일어날 힘이 있다는걸 믿고 있는, 언제나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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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새벽 (글쓴이)
· 한 달 전
@LoveForN 사실 직장동료에게 마카를 추천할 때만 해도 상담은 다른 앱에서 받을 계획이었고 마카는 눈팅만 가끔 하고 있었던지라 별생각이 없었어요. 속마음을 다 털어놓을 수 있는 사이는 아니지만 서로 글을 보는 게 불편한 것도 아니라,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 관계는 맞는 것 같습니다 :) 힘든 시기를 겪으며 주변 사람들이 많이 멀어졌어요. 저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피했고,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조차 제가 밀어냈어요. 그래서 지금은 곁에 사람이 별로 없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제가 벽을 치고 다 밀어내는데도 남아준 사람들과, 이미 밑바닥까지 다 드러날 대로 드러난 저를 보고도 다가와 준 사람들이라서 더 소중한 것 같아요. 소중하다고 생각하니, 잃을까 두려워 또 새로운 불안이 자라나기도 했지만요. 사실 짧지 않은 시간 상담을 받고 있는 이유는 과거의 사건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지금의 불안 때문인 것 같아요. 불안해서 상담을 받는데, 상담이 또 불안해지는... 약간 도돌이표 같은 상황이긴 하지만요. 어제, 엊그제만 보면 제자리 같지만 좀 더 멀리 돌아보면 분명히 나아져 오고 있었으니까, 일단은 조급함을 버리고 천천히 생각하려고 해요. 평일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이든, 주말에든 벚꽃을 보러 잠시 다녀오려고 해요. 꽃을 보고 싶은 건 아니지만 남들 하는 만큼 봄을 누리는 흉내를 내보고 싶기도 하고, 의지하는 분께든 상담사님께든 좋은 이야기 하나쯤은 하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남 신경 쓰지 말고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라고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제가 하고 싶은 일인 것 같아요. 그렇게, 남에게 좋은 모습 보이고 싶어서라도 뭔가 하나하나 하다 보면 그게 일상이 되고 제 기분이 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 해요. 이미 좀 힘들고 또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는 4월이지만, 부디 제 4월도 러브님의 4월도 큰일 없이 무사하게, 가끔은 괜찮은 일들도 생기며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