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점짜리 나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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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점짜리 나
커피콩_레벨_아이콘훈민정음닉네임
·한 달 전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까지, 왕따인지 은따인지 따돌림을 당하면서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나름의 성과를 내고, 주변에 인정을 받기도 하면서 내가 남들 눈치를 많이 보고 스스로에게 자신이 떨어지는 것은 소심한 성격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 자신으로서 자존감은 낮아도 일하면서 느끼는 자존감은 높았기에 소심한 성격만 어떻게 해버리면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어제 저녁 우연히 적성검사를 하다가 제 자존감이 100점 만점에 20점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평가하기 전까지는 막연했던 감정들이 삽시간에 저를 덮치더군요. 나는 나를 20점 정도로 밖에 존중하고 사랑하지 못하고 있구나. 어쩌면 그래서 이렇게 인생이 고달프다고 느끼는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거의 인생의 절반 이상을 나를 왕따시켰던 그 과거의 어린아이들을 탓하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지말아야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불안감과 초조함이 저를 덮치더군요. 어린 시절, 집 앞 분수대에서 제일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에게 “너는 왜 학교에서 아는 척을 안해?”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그 친구는 표정변화 없이 “너한테 아는 척 하면 나도 학교에서 왕따 당해.” 라고 말했습니다. 그 날의 분위기, 날씨, 공기 모든게 생생한 탓일까요. 누군가에게 어떤 말을 건낼 때마다 그 말이 계속해서 떠올라 상대는 전혀 불편하게 느끼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저혼자 미안해하고 죄스러워하고 불안해합니다. 또 다시 버려질까봐서요. 최근에서부터는 어쩌면 예민한 나의 성격탓에 사실은 내가 지금 기억하는 것보다 왕따가 심하지 않았는데 내가 과장해서 생각하는 것일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자기존중감 20점을 보니 그냥 제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좋아지고 싶다라는 생각은 매일 합니다. 보다 쿨하게 생각하고 싶고, 나도 내 멋대로 살고 싶다고도 생각합니다. 남들 눈치 덜 보고, 미리 걱정도 안하고, 내 실속을 챙기면서 때로는 이기적이다라는 말도 들으면서 그럼에도 어쩌라는 식으로 살고 싶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저는 말 한마디 하기 무서워하고, 괜히 미움살까봐 3명 이상이 모이는 자리는 꺼리게 되고, 하고 싶은 말도 참고, 이래도 불안 저래도 불안해하며 속에 있는 화만 늘어나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제가 화를 안내는 순하디 순한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남의 기대를 깨고 싶지 않고, 잘한다 칭찬하면 사실은 못하는데 남들이 내 일부분만 보고 잘한다고 착각했다고 생각하며, 그들이 실망할까 두려워하고,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아 도전도 못합니다. 왜 이렇게 된 걸까요. 과거에 붙잡혀 살고 싶지 않은데 여전히 초중고등학교 시절의 그 어린 아이로 살고 있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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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나방
· 한 달 전
그러셨군요.. 많이 힘드셨겠어요.. 저도 자존감이 낮은 편인데 그 적성검사에서 나온 수치에 너무 충격 먹지는 않으셨으면 해요. 작성자님이 20점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잖아요. 그저 작성자님이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방법을 아직 잘 몰라서 서툴다는 걸 이제 깨달으신 거라고 생각해요. 작성자님은 이제껏 그런 일을 겪고도 잘 버텨온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스스로를 갑자기 사랑하고 아낀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거 알지만 이제 조금씩 연습하다보면 언젠가는 그러실수 있을 거예요! 개인적으로는 상담은 추천드려요! 요즘은 지역상담센터에서 무료로 상담 받는 것도 가능하더라고요! 저도 받고 있는데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언젠가 작성자님의 마음의 상처가 다 아물고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껴주실 수 있기를 바랄게요! 언제든지 저라도 괜찮으시면 이야기 들어드리고 최대한 도와드릴테니 편하게 답 달아주세요! 평안한 밤 되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