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해요
비공개·한 달 전
작년이 참 바쁘고 힘든 한 해였는데, 어느정도 일이 정리된 후에 병원을 갔어요. 병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여러가지였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성인 adhd인 것 같아서 였습니다.
처음에는 주변 지인들이 너 adhd 아니냐, 장난식으로 말했었는데, 점점 바빠지고 힘들어지더니 증상이 더 심해져서 스스로도 adhd가 의심이 됐어요. 혼자 인터넷 검색해서 자가테스트 해봤자 정확한 것도, 치료되는 것도 아니라 병원을 가게 되었습니다.
병원을 간 첫날, 여러가지 검사를 하고 진료를 봤는데, adhd가 맞다고 하시더라고요. 약물치료 하면 금방 증상이 완화된다고 그건 걱정할 것 없다고 하시면서, 문제는 스트레스랑 우울감이 너무 높다고 같이 치료하는게 좋을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나마 다행인건 불안감은 낮은편이라고 앞으로 병원 다니면서 약물치료 하자고 해서 일주일치 약을 받고 별 걱정 없이 병원을 나왔습니다.
adhd는 약을 먹으니 확실히 좋아진게 느껴지더라고요. 행동이나 정신이 맑아진 느낌..? 약먹으니까 잠도 잘 자고 우울한 생각도 별로 안들고. 그런데 또 금방 바빠지게 돼서 한두달 정도 병원을 안 갔어요.
약을 안 먹으니까 다시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지고 잠도 잘 못자고, adhd 증상도 심해졌어요. 병원을 가야지 가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밤에 잠을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불안하면서 숨이 잘 안쉬어졌다가 호흡도 가빠지고 심장도 엄청 빠르게 뛰고 손도 떨리고 공황증세 비슷하게 왔는데 놀랐어요. 바로 다음날에 병원가서 약을 타먹었는데, 바로 괜찮아지더라구요.
약을 꾸준히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잠깐 시골로 이사를 가게 돼서 또 못먹게 됐어요..시골에 있는 동안은 딱리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특별한 이벤트도 없어서 하루하루 그냥 그랬는데 문제는 너무 많이 무기력하다는 거였어요. 무기력하고 별 감정도 안들고..뭘 하기도 싫고..밖에 나가지도 않고 집 안에서만 있었어요. 밥먹고 영화보고 드라마보고 강아지랑 놀고, 그거만 무한반복 했네요.
그러다가 시험준비 때문에 도시로 이사를 왔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집밖에 안 나가게 되더라고요. 하루종일 집안에서 밥먹고 공부하고 드라마나 유튜브 조금 보다가 공부하고 자고 일어나고..한창 바쁠때는 친구들이랑 항상 같이였는데, 시골로 오고, 도시로 오니, 주변에 아는사람이나 친구도 없고 그래서 더 밖에 안 나가고 무기력한 것 같아요.
매번 우울할때 쯤이면 문제가 되는게, 울고싶은데 눈물이 안 나서 너무 답답하다는 것. 차라리 엉엉 울면 우울함을 좀 털어낼수 있을 것 같은데, 눈물이 안 나와요. 어렸을 때부터 울음을 참거나, 조용히 울고, 혼자 있을때만 울어버릇하다 보니 이제는 울고싶어도 울 수가 없네요.. 두번째는 자학을 한다는 것. 우울하거나 화가 날때 머리나 몸을 세게 때리면 감정이 좀 사그라 드는 것 같아요.
이 두 가지가 스스로한테 안 좋다는 걸 인지하고있어서 울수있게 슬픈영화나 영상을 보거나, 인형을 때린다거나 다른방법을 생각해봤는데, 안 통하더라고요.
병원을 다니고, 약을 먹으면 괜찮아지지만, 또 바빠져서 병원을 못 가게 되면, 어떻게 버텨야할지 모르겠어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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